[IB토마토 홍준표 기자] 벤처캐피탈(VC) 데일리파트너스가 의료 장비 기업
토모큐브(475960)의 지분 1%가량을 매각하면서 약 20억원을 회수했다. 3개월에 걸친 조심스러운 매각을 통해 현 주가를 유지하는 선에서 단계적인 엑시트에 성공했다는 진단이다. 다만 이달부터 잠재적인 매도 물량(오버행)이 풀리면서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은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데일리파트너스는 토모큐브의 지분 1.07%에 해당하는 11만286주를 매도했다. 이에 따라 데일리파트너스가 보유한 토모큐브 주식은 지난해 11월 7일 직전보고서에 명시된 116만7388주에서 105만7102주로 줄었고, 보유지분은 9.17%에서 8.10%로 변경됐다.
처분단가는 1만9000원~2만원 수준으로, 이를 환산하면 약 20억원으로 추정된다.
사진=데일리파트너스
상장일 '37% 폭락' 경험…주가 변동없이 엑시트
데일리파트너스는 토모큐브 상장 당일 과도한 매도 물량을 쏟아내면서 주가가 폭락했던 것을 고려해 이번 매각에는 신중을 기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토모큐브는 지난해 11월 7일 코스닥에 상장함과 동시에 당일 주가가 공모가(1만6000원) 대비 37.1% 하락한 1만7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불신을 키웠다. 주요 원인은 주요 재무적투자자(FI)인 데일리파트너스가 상장 당일 보유주식을 대량으로 장내 매도했기 때문이다.
데일리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과 2021년 토모큐브 시리즈B·C라운드 등에 투자해 161만7746주의 주식을 취득했다. 의무 보유 기간이 설정된 주식을 제외하면 상장일부터 매도 가능한 물량이 53만9246주에 달했는데, 이 중 83.5%인 45만358주를 팔아치운 것이다.
이를 통해 데일리파트너스는 약 50억원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지만, 투자업계에선 상장 당일부터 보유 지분을 대량 매도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보통 FI들은 단계적인 장내 매도, 블록딜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들이 투자한 기업의 성장성을 믿고 장기간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다.
상장 당일 주가가 폭락한 것과 달리, 이번 엑시트는 3개월에 걸쳐 매도 물량을 조심스럽게 풀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15일 토모큐브의 주가는 종가 기준 1만530원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반등해 12월엔 1만6000원을 넘어섰고, 올해 1월엔 2만원을 넘겼다. 6일 기준 현재 토모큐브의 주가는 1만9350원이다.
인터베스트, 추가 엑시트 단행?…오버행 우려 커져
토모큐브의 또 다른 주요 FI인 인터베스트도 이른 시일 내 엑시트가 예상된다. 인터베스트는 토모큐브의 지분 12.65%를 보유, FI 중 가장 높다.
인터베스트는 지난 2018년 토모큐브 시리즈A2 라운드, 2019년 시리즈B 라운드 등에 투자했다. 당시 주당 취득원가는 각각 8000원, 2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인터베스트는 지난달 중순 토모큐브 주식 4만주를 처분해 약 8억원을 회수했다. 보유 주식수는 165만주로, 잔여지분 가치가 300억원을 넘어선다. 이중 34%에 해당하는 56만여 주에는 의무보호예수(락업)가 걸려있지만, 이달 7일 해제되면서 추가 엑시트가 예상된다.
이에 일각에선 유통 가능 주식수가 대폭 늘어나면서 주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토모큐브의 유통 가능 주식수는 지난해 11월 상장 당일 409만5786주(32.17%)에서 1개월 뒤 259만9890주(20.42%)가 늘었고, 3개월 뒤인 이번 달엔 180만5478주(14.18%)가 매도 가능 물량으로 풀린다. 이는 약 66.7%에 달하는 주식이 유통 가능해진 셈으로 오버행이 발생될 우려가 나온다.
앞서 이와 비슷한 사례로 지난해 7월 상장한
이노스페이스(462350)는 VC 자금 700억원이 잠재적인 매도 물량으로 풀릴 것이 우려되면서 주가가 공모가(4만3300원)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노스페이스 주가는 상장 당일부터 공모가 대비 20.44% 폭락했고, 6일 종가 기준 2만700원이다.
상장 당일 유통 가능 주식 물량 비율은 약 30% 수준으로 낮았지만, 상장 후 1개월 뒤 55%, 3개월 뒤 68%로 잠재 매도 물량이 늘어나면서 오버행 이슈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이다. FI의 보호예수기간을 길게 잡지 않지 않은 것이 발목을 잡으면서 오히려 VC들의 투자금 회수에 차질을 빚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대해 토모큐브 관계자는 "인터베스트와 데일리파트너스는 토모큐브의 장기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라며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도 과도한 물량을 쏟아내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밝혔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