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ENG 어닝쇼크)PF 사업장 위기 신호…신용 리스크 현실화되나
2021년 분양한 '힐스테이트 동인' PF 2200억원 책임준공 약정
지난해 11월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금리 인하 효과
신용등급 하향 검토에 재상승 우려
공개 2025-02-0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14:5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해 어닝쇼크로 인한 ‘신용 리스크’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으로도 번지는 모습이다. 연대보증을 제공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신용도 하락에 따른 리파이낸싱 불발이 현실화한다면 회사가 복수의 프로젝트에 대한 대위변제에 나서야 할 수도 있어 위기감은 높아지고 있다.
 

힐스테이트 동인 조감도.(사진=현대엔지니어링)
 
대구 ‘힐스테이트 동인’ PF 유동화증권 신용등급 ‘하향검토’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이 대구광역시 중구 동인동에서 시공 중인 ‘힐스테이트 동인’ 개발사업의 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등급 감시 대상에 등재했다.
 
나신평이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한 자산유동화증권은 키스동인제삼차가 발행한 제1차 ABSTB다. 키스동인제삼차는 ‘힐스테이트 동인’의 시행사 동인동디엠이 PF 자금조달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힐스테이트 동인’은 대구광역시 중구 동인동1가 211번지 일원을 지하 4층, 지상 최고 49층, 5개 동 규모 아파트 941가구와 오피스텔 68실 등 주상복합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동인동디엠으로부터 이 개발사업 공사를 수주해 지난 2021년 9월 착공했다. 도급액은 2777억원으로, 지난해 9월까지 2058억원의 기성을 수령했다. 해당 시점 기준 계약잔액은 718억원이다.
 
동인동디엠은 지난 2020년 총 3380억원 규모 본PF를 조달했다. 선순위 대출 2800억원은 새마을금고중앙회, 코리안리재보험,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등으로부터, 후순위 580억원은 JB우리캐피탈, 우리금융캐피탈 등으로부터 각각 대출을 받았다.
 
시행사는 지난해 11월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기존 3380억원의 본PF 대출 가운데 미상환된 2200억원을 리파이낸싱했다. 특히 기존 선순위 연 3.8%, 후순위 5.4%였던 기존 금리를 리파이낸싱으로 선순위 3.5%, 후순위 3.9%로 각각 낮추며 이자비용 부담을 줄였다. 해당 유동화증권 중 하나가 키스동인제삼차가 발행한 제1차 ABSTB인 것이다.
 
이 ATSTB의 만기는 발행일로부터 3개월인 오는 2월25일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힐스테이트 동인’ 준공 시점은 올해 5월31일이다. 이에 따라 동인동디엠은 2월 만기 시점에 3개월 단위 유동화증권을 재발행해 리파이낸싱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ENG 연대보증 제공…예상 리스크는?
 
현대엔지니어링은 동인동디엠이 빌린 2200억원에 대한 책임준공을 약정하고 있다. 올해 5월31일까지 주상복합의 사용승인을 얻지 못한다면 대출금 상환을 책임지는 조건이다. 당초 현대엔지니어링의 책임준공 약정 기한은 지난해 8월까지였으나, 리파이낸싱과 함께 2025년 8월까지로 기한이 1년 연장됐다.
 
지난해 9월 기준 현대엔지니어링이 정비사업을 제외한 '기타사업'에 약정한 책임준공 규모는 9조4425억원이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3조8968억원) 대비 242.3% 수준이다.
 
 
‘힐스테이트 동인’에 대한 현대엔지니어링의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2000억원 규모의 공사비를 정상적으로 수령해 왔다는 의미이다.
 
다만 지난 2021년 분양한 이 단지 계약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점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1월 현재 ‘힐스테이트 동인’의 계약률은 80%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입주가 약 4개월 남아 있는 시점에 약 20%의 물량이 아직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상태다.
 
오는 2월 한차례 더 리파이낸싱을 해야 하는 시행사 동인동디엠으로서는 남아 있는 미분양 물량과 연대보증을 제공한 현대엔지니어링의 신용등급 하향 우려가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PF 대출 당시 낮아진 금리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2024년 영업실적 발표 직후 당사는 주요 신용평가사들을 찾아 영업손실의 배경을 설명하는 등 신용등급 강등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기존 PF 대출들의 과도한 이율 상승은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영업실적 악화에 따른 경영상 리스크도 현재로선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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