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철근 시세 하락 압력 지속…감산·원가 절감 '고삐'
제강사 가격 인상에도 철근 유통 시세 하락
수요 회복 미지수에 원가절감 등으로 수익성 개선
전력비 감축 등 원가절감 한 단계 더 강화
공개 2024-10-22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8일 15:5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동국제강(460860)이 철근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감산 및 원가절감 조치를 한 단계 더 강화한다. 올해 들어 철근 수요 감소로 인해 철근 유통업계에 원가 이하로 팔리는 철근이 늘어났고, 이에 동국제강 등 제강 업계는 철근 가격 인상 등 가격 정상화에 집중했다. 그러나 여전히 철근 가격 하락 압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철근 가격 상승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사진=동국제강)
 
철근 가격 하락 압박 여전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10월 들어 시중에 유통되는 철근 시세가 1톤당 75만원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과 9월 동국제강 등 제강사들은 철근 가격 인상을 통해 철근 가격을 1톤당 80만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제조 원가 이하로 팔리는 철근 시장의 정상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수요 감소에 따른 시세 하락 압력이 여전한 탓에 가격이 다시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근의 제조 원가는 1톤당 80만~90만원대로 알려졌다.
 
철근 가격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철근 유통사들의 저가 판매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철근 수요가 늘지 않자 철근 유통사들이 낮은 가격에라도 철근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9~10월 추석과 징검다리 연휴 등으로 인해 건설 현장에도 휴일이 늘면서 철근 수요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철근 가격이 하락하면서 관련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의 3분기 매출 전망치도 지난해 3분기 실적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올해 3분기 동국제강의 매출액은 8560억원, 영업이익은 322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매출 1조790억원, 영업이익 1054억원에서 각각 20.7%, 69.4% 감소한 예상치다.
 
현시점에서 철근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은 미지수다. 착공에 들어가면 시차를 두고 철근 수요가 증가하는데, 현재 국내 건설 현장 착공 면적은 지난해부터 2000만㎡(제곱미터) 내외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건축 착공 면적은 1978만5000㎡로 지난해 3분기(1627만9000㎡)보다 늘었지만, 지난해 4분기(2347만8000㎡)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근 시장 수요가 회복이 어렵지만 바닥은 찍었다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국산 철근의 수요에 영향을 미친 중국산 철근 수입량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중국산 철근 수입량은 20만3000톤이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 수입량은 2만2000톤으로 89.2%나 감소했다.
 
 
 
수요 증가 어려운 상황…고강도 감산 등 고삐
 
철강업계에서는 올해 철근 등 철강 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향후 수요가 증가할 때까지 동국제강은 원가절감 및 감산 수위를 한층 더 강화해 수익성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지난 9월부터 전면 야간 생산 체제로 개편하고 근무 형태도 기존 3교대에서 2교대로 전환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산업용 전기에 대해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는 전기 요금이 주간 시간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야간 생산을 통해 전력비를 절감할 수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올해 2분기 전력 비용은 735억원으로 1분기 745억원보다 10억원가량 줄었다. 보통 2분기가 철근 성수기인 까닭에 전력 비용은 2분기가 1분기보다 크지만 올해는 원가 절감 조치에 따라 전력 비용이 줄었다.
 
아울러 야간 생산은 주간 생산에 비해 생산 가능 시간이 짧기 때문에 감산 효과도 함께 발생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감산 추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계열분리 이후 6월 한달간 동국제강의 철근 등 봉형강 공장 평균 가동률은 97.29%에 달했지만, 올해 상반기는 78.6%로 18.69%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른 생산량도 지난해 상반기 봉형강 생산량은 176만5376톤에서 1년 사이 143만3997톤으로 18.8% 감소했다. 착공면적이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는 가운데 철근 생산량이 감소가 지속될 경우 수요 대비 공급이 줄어들며 철근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관련 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의 원가절감 및 감산 효과가 연말부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하나증권은 올해 4분기부터 동국제강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반전될 것이라 전망한다. 올해 4분기 동국제강의 매출은 9273억원, 영업이익은 418억원으로 3분기 추정치에 비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국제강 측은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야간 가동 및 교대조 변경으로 특단의 감산 조치를 취하지만 아직 시장 수요와 균형이 맞지 않고 있어 10월 중 이틀은 추가 휴동 등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라며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본 후 추가 감산이나 원가절감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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