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교보생명이 올해 상반기 연금보험 상품의 초회보험료를 생명보험 업계에서 가장 많이 거뒀다. 생명보험사는 손해보험사 대비 포트폴리오 영역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연금보험을 활용 중이다. 생명보험 핵심인 보장성보험에 비해 수익성이 높진 않지만 보험손익 확보 측면에서 보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올 상반기 초회보험료 생명보험 업계서 최다
9일 생명보험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올 상반기 연금보험 초회보험료로 1조8271억원을 기록했다. 다른 보험사는 ▲
삼성생명(032830) 1조2779억원 ▲
한화생명(088350) 1조5685억원 ▲NH농협생명 1조4093억원 등으로 교보생명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연금보험은 계약자가 보험료를 납입하면 사망할 때까지 또는 특정한 기간 동안 정해진 금액을 연금 형태로 지급하는 구조의 상품이다. 생명보험 포트폴리오 분류상 일반계정 내 저축성보험 항목에 포함된다.
연금보험 신계약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가 초회보험료다. 이는 보험계약 체결 이후 가입자가 최초로 납입한 보험료다. 초회보험료에 2회차 이후 수납한 보험료까지 계산하면 수입보험료가 된다.
교보생명의 연금보험 2회차 이후 보험료는 4846억원이며 초회보험료까지 고려한 수입보험료는 2조3117억원이다. 수입보험료 기준으로는 한화생명(2조5253억원) 다음이다. 이외 삼성생명 2조417억원, NH농협생명 1조6997억원 순으로 확인된다.
연금보험 외 다른 부문의 수입보험료는 일반계정에서 ▲보장성보험-사망담보 2조1934억원 ▲보장성보험-사망담보 외 5393억원 ▲저축성보험-연금보험 외 2103억원 ▲단체보험 810억원이다. 특별계정은 ▲퇴직연금 1조2220억원 ▲변액보험 7015억원 등이다. 연금보험이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2%로 계산된다.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에 의하면 교보생명은 적립형과 거치형 구성의 하이브리드 연금보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5년 미만은 확정금리를 적용하고 그 이후에는 공시이율에 따르는 구조다. ‘가족사랑형’ 탑재로 유족이 생존 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장기간 설정한 것도 특징이다.
생명보험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교보생명은 회사 철학에 따라 예전부터 연금보험을 많이 팔아왔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라면서 “특히 연금액을 보증해주는 옵션인 GLWB(Guaranteed Lifetime Withdrawl Benefit) 기반의 상품을 주로 판매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납입 형태로 월납과 함께 일시납 상품까지 많이 판매하면서 초회보험료가 가장 높게 나오게 된 것”이라며 “교보 역시 다른 보험사와 같이 보장성보험에 집중하고 있지만 연금보험을 타사 대비 조금 더 판매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교보생명)
생명보험 영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목적
통상 저축성보험은 보험사 새 회계 기준인 IFRS17 체계서 중요도가 떨어져 왔다. 수익성 핵심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하는 데 보장성보험보다 구조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다. 대다수 보험사는 IFRS17 회계에 맞춰 보장성보험을 최대한 늘리고 저축성보험을 최소화하고 있다.
연금보험은 생명보험 영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목적에서 대형사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생명보험사 포트폴리오는 종신보험 중심의 보장성보험, 퇴직연금이나 변액보험 등 특별계정 구성으로 손해보험사 대비 활동영역이 좁은 편이다.
특히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 탓에 산업 성장성이 둔화되면서 생명보험 핵심 상품인 종신보험 판매 여건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동안 생명보험사가 적극적으로 판매해 왔던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도 과도한 경쟁으로 CSM 환산 배수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수익성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뜻이다.
교보생명은 올 상반기 보험손익으로 3060억원을 거두면서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투자영업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지만 보험손익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보험손익은 보장성보험이 중심이나 연금보험도 보완적으로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연금보험 상품은 금리 변동성이 적으면서 고객들의 장기 가입과 유지가 되는 상품”이라며 “가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익성 측면에서 보장성보험 상품 대비 높진 않지만 보험손익에 반영되고 있다”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