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조은 기자]
LG(003550)가 자회사 지분 취득으로 경영권을 안정화하고 배당수익 확대를 통해 수익성도 확대할 전망이다. LG는 최근
LG전자(066570) 지분 203만주와
LG화학(051910) 지분 96만주를 각각 2000억원과 3000억원에 매입했는데 LG가 보유한 주식수가 늘어남에 따라 배당금수익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이 다소 줄어든 가운데 배당금수익이 얼마나 실익을 가져올지에 대해선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LG 트윈타워 (사진=연합뉴스 아카이브)
LG전자·LG화학 지분 매입해 경영권 안정화·지분 수익 증대
5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는 LG전자 주식 203만4587주를 2000억원, LG화학 주식 95만6937주를 3000억원에 취득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지분 취득 이후 LG전자 지분율은 30.47%에서 31.59%로, LG화학 지분율은 30.06%에서 31.29%로 늘어날 전망이다.
LG 측은 지분 확대는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와 지주사 LG의 수익 구조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는 최근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상반기 27.04%에서 올해 상반기 21.23%로 감소해 수익성이 다소 축소됐다.
LG지주사 매출은 상당 부분 지분법손익에서 나오고 있어 이번 지분 취득으로 LG는 더 큰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G 9개 자회사 중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032640)에서 가장 큰 배당수익이 나오고 있다.
LG 지주사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이번에 LG 지주사에서 LG전자와 LG화학 주식을 취득한 것은 밸류업(Value up) 차원에서 이해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며 "배당수익이 줄어서 지분을 취득했다기보다는 주식을 지주사에서 매입하면서 책임 경영을 통한 경영권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 배당수익도 부수적으로 따라올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지분 늘렸지만 배당수익 확대는 약소 전망
LG는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이 다소 줄어든 가운데 최근 LG전자와 LG화학 주식수를 늘려 하반기부터 배당수익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LG 측에서 주식을 매입한 비용에 비해 얼마나 실익이 증가할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별도재무제표를 보면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은 604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영업수익 7405억원보다 18.32% 감소했다. 특히 배당금수익이 지난해 상반기 497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634억원으로 26.99% 줄어들면서 영업수익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영업수익에서 배당금수익에 해당하는 비중은 과반수가 넘는 60%에 달하는 만큼 배당금수익에서 가장 큰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올 상반기 상표권 사용수익은 1706억원으로 28%, 임대수익은 709억원으로 12%를 차지했다.
앞서 LG는 LG전자 주식 5509만4582주를 보유했는데 LG전자 주당 배당금에 따라 추정 배당수익도 달라졌다. 지난 3년 중 주당 배당금이 700원으로 가장 낮았던 2022년에는 추정 배당수익이 386억원이었지만, 지난해 주당 배당금이 800원으로 오르면서 추정 배당수익도 441억원으로 커졌다.
LG는 올해부터 반기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는데 연간 최소 1000원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상반기 주당 배당금은 500원이기에 하반기 주당 배당금도 최소 500원에서 시작할 것으로 추산된다. 만약 하반기에도 주당 배당금이 500원이라면 이번 지분 취득으로 LG가 보유한 LG전자 주식수 5712만9169주를 곱한 추정 배당수익은 286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지난 상반기 추정 배당수익 275억원에서 10억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다만, LG전자 지분 매입액 2000억원과 비교하면 0.005%에 불과해 큰 수익 창출 효과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LG화학도 지난해 주당 배당금이 급감해 3000억원을 들여 지분을 매입한 만큼의 수익이 증대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주당 배당금은 2022년 1만원에서 지난해 3500원으로 감소하면서 추정 배당수익도 2535억원에서 지난해 824억원으로 축소됐다.
LG화학은 1년 단위로 결산해 배당을 하고 있다. 2024년 주당 배당금이 지난해보다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이번 지분 취득으로 LG화학 보유 주식수가 2449만1148주로 늘어나 지난해보다는 높은 배당수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올해 주당 배당금이 5000원을 넘지 않을 경우 그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상표권사용수익은 배당수익만큼 변동 폭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LG 측은 자회사 매출에 따라 로열티를 매기고 있어 상표권사용수익은 자회사 실적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LG 지주사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상반기에 배당수익이 줄어든 것은 아무래도 자회사 실적에 따라 배당 정책이 달라진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상표권 로열티 수입은 매출에 비례해 나오기 때문에 (자회사) 매출이 늘면 좀 더 나오게 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