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대손준비금 반영 양극화…조정손익 적자기업 '주의'
메리츠·키움·IBK 등 환입 vs 신한·한국투자·BNK 등 전입
일부 캐피탈사 준비금 크게 늘면서 조정순손실 양상 보여
공개 2024-08-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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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올 상반기 주요 캐피탈사의 대손준비금 반영 양상이 서로 갈리는 모양새다. 일부 캐피탈사는 대손준비금이 환입되는 모습을 보인 반면 대손준비금 규모가 크게 늘어난 곳도 있었다. 당기순이익을 넘어 조정순손실 양상을 보인 3개사는 보다 보수적인 건전성 관리가 요구된다.
 
다수 캐피탈사 대손준비금 환입…조정순이익도 증가
 
23일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다수 캐피탈사에서 대손준비금 환입이 이뤄졌다. IBK캐피탈 69억원, NH농협캐피탈 44억원, 우리금융캐피탈 24억원, 현대커머셜 45억원, 롯데캐피탈 18억원, 메리츠캐피탈 229억원, 애큐온캐피탈 45억원, 키움캐피탈 82억원 등이다.
 
대손준비금은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설정한 대손충당금이 금융당국 요구치보다 적을 경우 추가로 쌓아야 하는 금액이다. 향후 손익에서 비용 처리하는 대손충당금과 달리 대손준비금은 자본 항목 내 계정(이익잉여금)에 반영된다.
 
 
메리츠캐피탈의 환입 규모가 특히 컸던 것은 지난 6월 계열사인 메리츠증권(008560)에 3300억원 규모의 부동산PF 자산을 이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해당 PF 자산은 대부분이 요주의이하여신으로 분류됐던 건이다.
 
IBK캐피탈의 경우 부동산 익스포저(1분기 기준 자기자본 대비 비중 136.9%) 자체는 큰 편이다. 다만 선순위 대출과 본PF 구성의 질적 수준이 높아 양호한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책임준비금이 환입됐다. 이외 키움캐피탈은 2분기 고정이하여신이 발생하지 않은 점이 환입으로 이어졌다.
 
대손준비금과 함께 고려되는 것이 조정순이익이다. 국제회계기준(K-IFRS) 체계서는 대손준비금 잔액을 규제자본에 반영하지만, 당해 연도 적립액을 비용 처리한 경우로 가정해 산출한 조정순이익을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즉 본래 계정인 자본이 아니라 순이익 항목(비용)으로 가정해 위험성을 살펴본 것이다.
 
이는 당기순이익에 대손준비금 전입 또는 환입 금액을 고려해 계산한다. 앞서 대손준비금이 환입된 캐피탈사들은 해당 금액만큼 당기순이익에 더해져 조정순이익이 늘어나는 모습을 나타냈다.
 
업계 전반적 전입 양상…조정순손실 세 곳
 
다수 캐피탈사가 대손준비금이 환입됐지만 업계 전반적으로는 전입 양상이다. 주요 캐피탈사 22개의 올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1조6080억원으로 집계되는데, 대손준비금을 반영한 조정순이익은 1조2600억원 정도다. 3000억원 넘게 차이가 난다.
 
대손준비금 전입이 발생한 캐피탈사는 그 규모가 1분기 대비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전입액이 큰 캐피탈사와 그 규모는 ▲신한캐피탈 1513억원 ▲한국투자캐피탈 554억원 ▲BNK캐피탈 464억원 ▲산은캐피탈 235억원 ▲한국캐피탈(023760) 216억원 ▲iM캐피탈(구 DGB캐피탈) 223억원 ▲M캐피탈 95억원 등이다.
 
대손준비금 규모가 커지면 그동안 쌓아둔 대손충당금이 부족했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 대손충당금은 회계적으로 감사인이 확인한 결과를 반영해 손익에 미치는 규모로 적립된다. 대손준비금은 그 이후 감독당국 영역인 만큼 두 요인을 개별 금융사가 뜻대로 조정하긴 어렵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신한캐피탈과 한국투자캐피탈, M캐피탈은 대손준비금 전입액이 순이익 규모보다 커 조정 순이익이 마이너스(-)로 나온다. 이들 캐피탈사는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저가 지난 1분기 기준 신한캐피탈 125.5%, 한국투자캐피탈 141.4%, M캐피탈 105.5%로 높은 편에 속한다.
 
해당 캐피탈사는 건전성 수준도 부진한 상태다. 신한캐피탈은 올 상반기 기준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4397억원이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1%로 높게 나온다. 지난해 말에는 각각 1303억원에 1.7% 정도였다. 반면 대손충당금은 지난해 말과 올 상반기 모두 2513억원이다.
 
한국투자캐피탈은 고정이하여신 4480억원에 고정이하여신비율 10.7%다. 대손충당금은 2656억원으로 적립액을 늘렸지만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더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이 부정적으로 반영됐다. M캐피탈 역시 고정이하여신 1481억원에 고정이하여신비율이 7.6%로 높게 나타난다.
 
이와 관련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건전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수익성 저하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특히 조정순이익이 손실인 곳은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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