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메리츠화재가 운용자산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높아 자산건전성 측면에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 대출 구성은 질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신용손실 비용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연체율도 상승 추세다.
2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 1분기 기준 운용자산이 총 37조7146억원이다. 유가증권이 22조7985억원, 대출채권이 13조1342억원이다. 유가증권에서는 수익증권이 6조5328억원이다.
이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는 약 10조9000억원으로 전체 운용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9%다. 부동산PF 대출 중심으로 위험자산 비중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 1분기 기준 위험자산 비중은 58.1%다. 여기에는 주식, 출자금, 수익증권, 대출채권, 부동산 등이 포함된다.
(사진=메리츠화재)
부동산PF 대출 구성 자체는 질적으로 양호하다고 평가된다. 대다수 본PF에 해당하고 80%가량이 신용등급 A급 이상의 시공사가 책임준공을 제공하고 있어서다. 본PF 관련 목표 공정률 달성비율이 96%로 대부분 정상적으로 공정이 진행되고 있다. 선순위대출 비중도 98%로 최종 회수가능성 측면에서 우려가 크지 않다.
다만 지방 사업장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데다 저조한 분양시장 탓에 분양 지연이 다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수도권 사업장의 저조한 분양·공정에 따른 사업 지연은 건전성 부문에서 ‘요주의’ 이하 분류 사업장 증가 원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2022년 이후 부동산 경기가 저하되고 감독규제 강화 등 영향으로 부동산PF 관련 건전성 저하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감독규제 강화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요주의 이하 분류 사업장이 증가하고 있다. 운용자산 내 PF 비중이 높으면 부동산 경기 변동성에 민감해져 건전성 부담이 커진다.
실제 메리츠화재는 건전성 지표가 저하 흐름을 보이고 있다. 1개월 이상 연체율이 지난해 말 1.8%에서 올 1분기 2.4%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가중부실자산비율은 0.13%에서 0.19%로, 고정이하자산비율은 0.53%에서 0.78%로 커졌다.
(사진=한국신용평가)
부동산PF 등에서 신용손실 비용도 발생하고 있다. 해당 금액은 지난해 902억원이며 올 1분기는 246억원을 인식했다. 아직까지는 전체 운용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부동산PF 관련 지난 5월 발표된 사업성 평가 영향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는 부동산PF 사업성 평가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건전성 지표 저하나 대손비용 증가 부담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요주의 이하 분류 사업장의 진행 상황과 추가적인 부실 사업장 증가 여부가 모니터링 포인트로 꼽힌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메리츠화재는 운용자산에서 PF대출 비중이 높은 편으로 부동산 경기 변동에 민감한 점이 건전성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라며 “6월 말부터 감독당국의 부동산PF 사업성 평가 기준이 적용되며, 추가적인 요주의 이하 분류 사업장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