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5년물 발행 최다…조달구조 장기화 전략
발행금리 하향 흐름에 만기구조 장기화 가속
안정적인 구조로 유동성 지표도 우수 평가
공개 2024-08-01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30일 11:1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한카드가 부채 조달구조 장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금리가 계속 낮아지면서 카드채 만기도 늘어날 여력이 커졌다. 신한카드는 특히 장기채인 5년물 발행이 다른 경쟁사들 대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장기화된 조달구조 기반으로 유동성도 우수한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
 
3% 중반 발행금리…만기 확대 가속도
 
30일 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카드채 신규 발행금리가 3% 중반에서 결정됐다. 이달 발행한 건이 ▲제2227회차 1500억원 3.4% ▲제2226회차 1500억원 3.4~3.6% ▲제2225회차 1500억원 3.5~3.7% ▲제2224회차 1100억원 3.5% 등으로 확인된다.
 
신한카드는 올해 초 발행금리가 4% 초반에서 형성되다가 지난 2월부터는 3%대로 떨어지는 모습이 뚜렷해졌다. 이후 4~6월에는 3% 중후반 수준에서 머물렀다.
 
올해 발행금리가 전반적으로 하향 흐름을 보이면서 만기구조 장기화에도 속도가 붙었다. 신한카드는 특히 5년물 물량이 다른 카드사 대비 많은 것이 특징이다. 올해 신한카드가 발행한 카드채 가운데 만기 5년물은 이날 기준 27건으로 파악된다. 다른 카드사는 삼성카드(029780) 3건, KB국민카드 4건, 현대카드 7건, 롯데카드 1건 등이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아직 5년물 발행이 없다.
 
 
신한카드의 5년물 발행금리는 올해 초 4.1%에서 이달 기준 3.5%까지 떨어졌다. 금리 자체는 다른 2·3·4년물과 비교했을 때 크게 높지는 않다. 신한카드는 기본적으로 은행계인 만큼 높은 자본시장 접근성과 대외 신인도로 조달 시장 내 평가에서 이점을 누리고 있다. 신용등급 자체도 AA+ 등급으로 높은 편이다.
 
카드채를 포함한 여신전문금융사채(여전채) 시장에서는 아직 5년 이상 장기채 발행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만기가 도래하는 기발행 채권 금리보다 신규 발행금리가 더 높은 상황이라 이자부담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증권사 한 크레딧 연구원은 <IB토마토>에 “5년물 발행에 드는 이자비용 때문에 물량을 줄여왔던 상황”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나오고 있기 때문에 장기물 발행 필요성이 크지는 않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 카드사가 5년물을 발행하는 이유는 조달구조의 안정성을 높이는 것도 있지만 장기 투자자금과 매칭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채권 조달 전략에 따라 단기물과 중장기물 비중을 관리하고 있다”라면서 “만기를 장기화하면서 자금 운용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고 있는데, 앞서 채권 시장이 악화됐던 시점에 발행한 건들의 만기를 늘리는 것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서 발행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지만 자금 조달로 자산을 운용해야 하는 만큼 '케파(CAPA)' 유지도 고려해야 한다”라며 “조달 역량과 전략적 판단에 따른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신한카드)
 
낮은 단기차입의존도…우수한 유동성 지표
 
신한카드는 차입부채 구성이 지난 1분기 기준 총 29조3235억원으로 카드채 19조2855억원(65.8%), 기업어음(CP) 5조650억원(17.3%), 유동화차입금(ABS) 3조1672억원(10.8%), 관계사차입금 1조7057억원(5.8%), 일반차입금 1000억원(0.3%) 등으로 이뤄졌다.
 
카드채 비중을 일정 부분 유지하는 가운데 CP와 ABS 발행으로 조달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특히 CP도 대다수(1분기 말 기준 약 99%) 발행만기를 1년 이상으로 설정해 조달 단기화를 방어했다. 신한카드의 1분기 단기차입의존도는 1.7%에 불과하다.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대비 자산 비율은 1분기 기준 241.9%로 경쟁사 대비 높게 유지하면서 유동성 지표도 우수한 상태다.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한국기업평가(034950)는 신한카드의 단기차입의존도나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대비 자산 두 지표의 신용등급으로 가장 높은 단계인 A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장기화된 조달구조와 은행계 카드사로서의 이점으로 비우호적인 조달환경에서 경쟁사 대비 효과적으로 대응할 전망”이라며 “안정적인 구조와 자산·부채 만기구조로 유동성 대응 능력도 매우 우수하다”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