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증권으로부터 1000억원 브릿지론 차환 발행…만기 약 1년DL이앤씨→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 대여금 총액 6140억원 달해지구단위계획→도시개발사업 선회했지만 여전히 도시개발계획 수립 전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DL이앤씨(375500)가 14년째 표류 중인 ‘오산 랜드마크’의 대규모 브릿지론 차환 발행에 성공했다. 아직 개발계획 수립도 채 마련되지 않아 실제 분양까지 많은 단계가 남아있는 실정이지만, 회사의 강력한 사업 추진 의지가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DL이앤씨 본사.(사진=DL이앤씨)
대규모 브릿지론 차환 성공…DL이앤씨 신용보강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는 자산유동화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와이케이에스엠을 통해 1000억원을 조달했다.
유안타증권(003470)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이번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만기는 오는 2025년 7월22일으로 약 1년이다. 유안타증권은 기초자산의 신용 위험을 통제하기 위해 DL이앤씨,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와 자금보충·채무인수약정을 체결했다. 이 같은 DL이앤씨의 신용보강으로 와이케이에스엠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ABCP의 신용등급을 ‘A1’으로 평가받았다.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는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 580번지 일원 사업부지의 개발을 맡은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다. 최대주주는 DL이앤씨로 올해 1분기 기준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의 우선주 지분 48%를 보유하고 있다.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는 이번에 조달한 1000억원을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대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7월 말 SPC인 유니버스오산을 통해 530억원 규모 ABCP와 302억원 규모 전자단기사채(ABSTB)를 각각 발행해 총 832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이 중 ABCP의 만기가 이달 25일, ABSTB의 만기는 오는 9월6일이다.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와이케이에스엠을 통해 진행 중인 PF는 기존 대여금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이라고 설명했다.
착공까진 '까마득'…DL이앤씨 자금·시간 추가 투입 불가피
DL이앤씨의 PFV 자회사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는 해당 부지에 아파트 7000여가구와 근린생활시설을 신축해 분양하는 '오산 세마지구 공동주택 개발사업'의 시행을 맡고 있다. 다만 2010년 설립 이후 올해까지 약 14년간 이 부지의 첫 삽을 뜨지 못한 상태다.
사실상 사업 주체인 DL이앤씨는 이곳의 개발 본격화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오랜 기간 투입해 왔다.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에 최저이율인 연 4.6%의 금리로 대여금을 집행하고 있다. 이날 현재 기준 DL이앤씨가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에게 빌려준 대여금 총액은 6140억원에 달한다. 회사는 지난 10일에도 '기존 채무 금융비용 및 사업비 연장' 용도로 11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제공했다.
DL이앤씨가 대규모 차입금을 투입하고, 브릿지론 등 사업비를 조달하고 있음에도 해당 사업의 본격 진행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는 당초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구단위계획으로 사업을 추진하려 했지만, 지난 2018년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 건축심의 단계에서 부결됐다. 이후 도시개발법에 근거한 도시개발사업으로 사업 방향을 선회했다.
익명을 요구한 IB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도시개발사업으로 사업 성격을 변경했음에도 아직 개발계획 수립도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라며 "본격 착공을 위한 본PF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정권자인 오산시가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하기 위해선 '도시개발계획'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 이 계획에는 사업의 구체적 내용뿐 아니라 인구수용계획, 토지이용계획 등 다양한 내용이 담긴다. 이후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구체적 실행계획인 '실시계획'을 수립, 인가를 받아야 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오산시와 인허가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