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애큐온캐피탈이 고금리 환경 속 영업자산을 축소하는 디레버리징 작업을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 신규자산 확대에 나선다. 조달시장 여건이 어느 정도 안정화됐다는 판단에서다. 수익 측면에서도 영업자산 회복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자산 확대는 기업금융 내 일반대출, 물적금융이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레버리징 차원서 자산 축소…하반기부터 회복 기대
24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의 올해 1분기 기준 총자산이 3조1951억원이다. 지난해 말 3조3575억원 대비 4.8%(1624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자산은 2조5192억원에서 2조3262억원으로 줄었다.
총자산증가율은 2022년 –7.6%, 2023년 –16.6%에 이어 마이너스(-) 상태가 계속됐다. 앞서 저금리 시절에는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2021년 기준 총자산 4조3520억원에 영업자산 3조4922억원까지 성장하며 최고점을 찍은 바 있다. 현재는 2019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애큐온캐피탈은 고금리 환경에서 이자율 상승과 건전성 저하 등 각종 부담이 커지자 자산 규모를 전략적으로 줄여왔다. 지난해 기준 이자비용과 대손비용은 각각 1184억원, 694억원으로 영업이익 악화 주범으로 작용했다. 올 1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디레버리징 전략을 중단하고 신규 자산 취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조달금리가 어느 정도 안정화됐다는 판단에서다. 애큐온캐피탈의 올해 공모사채 발행금리는 5% 중후반에서 형성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발행한 건은 5.5%까지 떨어졌다. 지난해는 6% 중반을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조달비용률(차입부채 평균잔액 대비 비율) 추이는 2021년 2.8%에서 2022년 3.4%, 2023년 4.4%로 상승했다가 올 1분기 4.3%로 소폭 하락했다. 대손부담률은 2021년 1.1%, 2022년 0.9%, 2023년 1.9%로 확인된다. 올 1분기는 0%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비용 외 수익 측면에서도 신규자산 확대 필요성이 따른다. 영업자산이 위축되면 거둬들이는 수익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애큐온캐피탈의 운용수익은 2022년 2519억원에서 지난해 1959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올 1분기도 406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부진했다.
캐피탈사 운용수익은 일종의 매출 개념이다. 운용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빼면 이자마진이 나온다. 여기서 다시 판매관리비와 대손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산출된다. 운용수익이 감소하면 그만큼 수익 기반이 약화됐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
(사진=애큐온캐피탈)
기업대출 확대 전망…자산 포트폴리오 개편 필요
애큐온캐피탈의 영업자산 포트폴리오는 올 1분기 기준 ▲기업대출 1조5558억원 ▲가계대출 681억원 ▲일반 할부리스 2618억원 ▲투자금융 4601억원 등이다. 투자금융자산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영업자산을 줄여왔다.
특히 가계대출은 2021년 5389억원에서 2022년 3769억원, 2023년 875억원 등으로 대폭 축소됐다. 이는 대다수 신용대출 구성으로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취급을 중단하고 채권을 매각했다.
영업자산 확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제외한 기업금융·물적금융 부문이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업대출은 PF대출 4551억원과 개인사업자 4914억원, 일반대출 6093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개인사업자는 절반이 주택담보대출이며, 일반대출은 브릿지론·인수금융·선박금융·건설장비 등으로 이뤄졌다.
신규자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자산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경감할 수 있을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애큐온캐피탈은 기업대출의 높은 거액여신 비중(차주별 100억원 이상이 34.3%)과 투자금융 자산의 이익변동성으로 자산 구성 리스크가 다소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한국기업평가(034950)는 애큐온캐피탈의 ‘자산 포트폴리오 리스크’ 항목 개별 신용등급을 ‘BBB급’으로 낮게 평가하고 있다.
다만 기업대출 내에서 산업·건설기계 등 물적금융은 할부리스 상품과 실질적 성격이 같아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완화해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에 물적금융 자산을 늘리면 포트폴리오 위험성을 낮추는 효과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애큐온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영업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부동산PF 등 고위험자산 신규 취급을 제한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있다”라며 “개인신용대출 상품의 경우 신규 취급 중단과 함께 상당 수준의 자산을 매각해 부실 우려를 줄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정성을 확보한 물적금융을 포함해 자사가 잘 알고 있는 산업과 고객 대상으로 영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시장 변화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