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후 역성장 지속하며 7년 만에 외형 '반토막'매출 비중 25% 차지하던 '마텔'과 거래 관계 종료 '악재'주가 하락에 전환가액 조정…9회차 전환사채 축소 발행신규 브랜드 론칭·2차 전지 사업 통해 사업다각화 전개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어린이 완구와 닌텐도 등을 판매하는
손오공(066910)이 지난 2020년 이후 지속적인 역성장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오는 10월부터는 매출의 4분의 1 이상을 담당하고 있던 마텔완구와 유통·거래가 중단될 예정인 만큼 향후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향후 손오공은 신규 브랜드 확보와 신사업 진출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사진=손오공)
매출 비중 25% 마텔과 결별…실적 감소 '불가피'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손오공은 오는 10월1일부터 마텔완구와 거래 관계를 종료한다. 앞서 마텔완구는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한국 파트너사로 손오공을 선정하고 2016년 약 140억원을 들여 지분 11.99%(262만7539주)을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이후 지난 2022년 10월 6년 만에 마텔완구가 최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시너지를 낼 새로운 국내 파트너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손오공의 지분은 에이치투파트너스와 임범진 손오공 대표가 각각 지분율 15.97%(539만6748주), 8.20%(276만9103)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 지분 70.87%는 소액주주들이 보유 중이다.
마텔완구는 194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설립된 글로벌 완구·가족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공룡 어드벤처 완구 '쥬라기월드'와 '바비', '메가블럭' 등을 대표 상품으로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손오공과 시너지 창출에 나섰지만, 아동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업황 악화를 겪으면서 2016년 연결기준 매출액 1293억원을 기록한 이후 전반적인 우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7년 1041억원을 유지하던 매출액은 2018년 처음으로 1000억대원선이 무너진 992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19년 734억원, 2020년 853억원, 2021년 755억원, 2022년 667억원으로 전반적인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에는 503억원대로 떨어졌다. 약 7년 만에 매출액이 반토막이 난 셈이다. 올해 1분기에도 84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 동기(118억원) 대비 28.81% 감소했다.
앞서 손오공이 지속적인 실적 감소를 이어온 상황인 만큼 매출 비중이 크던 마텔과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 손오공의 연결기준 매출액 503억원에서 5분의 1 가량인 127억원이 마텔의 매출액이다. 오는 10월부터 마텔은 손오공과 거래를 중단하고 완구기업인 영실업과 거래를 이어갈 예정이다.
신규 브랜드 유치·신사업 본격화…'돌파구' 찾을까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적자와 흑자 전환을 반복하던 영업손익도 지난 2022년부터는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 2021년 12억원을 기록하던 영업이익은 2022년 60억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23년 95억원으로 확대됐다. 같은기간 당기순손실도 34억원에서 76억원 적자 전환한 이후 지난해 119억원으로 손실이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26억원 영업손실과 5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각각 직전연도 동기 14억원, 17억원 손실 대비 손실폭이 확대됐다.
지속적인 당기순손실로 인해 올해 1분기 말 결손금이 724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에 자본총계가 166억원으로 쪼그라들면서 자본금(169억원) 보다 자본총계가 낮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재무건전성에도 빨간불이 들어 왔다. 재무상황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각각 204.1%, 45%를 기록하면서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은 200%. 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일 때 안정적이라고 평가된다.
총차입금은 1분기 말 228억원에 달했다. 차입금이 1년 내 상환을 완료해야하는 단기차입금 142억원, 유동성장기부채 84억원, 장기차입금 3억원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단기차입금은 44.5%에 달했다. 지난해 말 38.3% 대비 6.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지속적인 실적 감소와 차입금 부담 확대로 최근 주가가 하락하면서 9~10회차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이 조정됐다. 조정가액은 9회차와 10회차 모두 2127원에서 2115원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9회차 전환사채는 당초 50억원 발행에서 46억원으로 축소 발행했다. 11차 전환사채 발행은 투자자의 사정으로 철회됐다.
현재 손오공은 단기 차입금 상환 자금 외에도 신사업을 위한 자회사 운영비용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올해 초 손오공은 2차 전지 소재제조·수출입업 등을 영위하기 위해 자본금 30억원을 들여 100% 자회사 '손오공머티리얼즈'를 설립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 가운데 1분기 말 손오공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0억원 규모로, 유동비율은 101.22%에 불과했다. 유동비율은 200% 이상일 때 양호하다고 판단된다.
다만 업체 측은 자회사 설립 시 필요한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투자가 완료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손오공은 신규 브랜드 유치와 2차 전지 등 신사업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나간다는 입장이다.
이달 손오공은 마텔의 빈자리를 대신할 새로운 브랜드로 '개비의 매직하우스'를 국내 공식 유통할 예정이다. 개비의 매직하우스는 드림웍스에서 제작한 넷플릭스 시리즈로, 올해 시즌9를 맞이한 인기 애니메이션이다. 시즌9 첫 번째 에피소드 방영과 함께 26개국에서 1위, 국내에서는 2위를 기록하고 유튜브 채널은 조회수 1100만 뷰를 돌파했다.
손오공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11차 전환사채는 투자자 사정으로 인해 철회된 건"이라며 "이달 출시 예정인 개비의 매직하우스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 확장은 물론 고객 대상을 유아에서 완구를 좋아하는 어른인 키덜트 등으로 확대해 수익을 유지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