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FSC(대형 항공사)가 합병 수순을 밟으면서 앞으로 LCC(저비용 항공사) 업계가 항공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LCC 업계는 출범 20년만에 해외 장거리 노선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화물사업을 시작하는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 성공했다. 이에 향후 LCC의 항공기 도입 확대 및 운수권 확대 등 경쟁력 강화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IB토마토>는 국내 LCC들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살펴보고 LCC의 경쟁력 강화가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티웨이항공(091810)이 오는 하반기 매달 유럽 노선에 새로 취항하면서 빠른 장거리 항공기 확보가 요구되고 있다. 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LCC의 강점인 저렴한 항공권 가격을 살리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향후 티웨이항공은 항공기 도입을 대폭 늘릴 경우 항공권 가격이 현재보다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6대의 장거리 항공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사진=티웨이항공)
장거리 노선 확대…하반기 유럽 대거 취항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오는 8월28일부터 주 4회 인천-파리 노선 운항을 개시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2019년 국내 LCC 업계가 국내선과 단거리 노선 중첩으로 포화상태에 이르자 장거리 노선 취항을 돌파구로 삼았다.
티웨이항공은 8월부터 10월까지 매달 유럽 노선 취항이 예정돼 있다. 티웨이항공은 8월에 인천-로마와 인천-파리, 9월에는 인천-바르셀로나 취항을 시작한다. 10월에는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 취항이 예정돼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과정에서 EC(유럽위원회)가 경쟁 제한을 우려하자 대한항공이 반납한 슬롯을 티웨이항공이 가져온 결과다.
운항 횟수는 취항 이후 증가할 전망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의 파리 노선은 취항 직후 주 3회 운항하지만, 10월6일부터 주 4회로 증편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이 로마(주 5회), 바르셀로나(주 7회), 프랑크푸르트(주 7회) 노선도 활발하게 운항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취항지 수는 빠르게 늘어나지만 현재 티웨이항공이 확보한 장거리 항공기(운항거리 1만km 이상 기준)로는 운영이 빠듯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티웨이항공이 확보한 장거리 항공기는 자체 확보한 리스 항공기 A330-300 3대와 대한항공으로부터 임차한 A330-200 1대로 파악된다.
이에 향후 안정적인 운항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항공기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티웨이항공은 우선 대한항공으로부터 항공기를 임대해 장거리 노선 운항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에 유럽 노선 슬롯을 넘기며 A330-200 총 5대를 임대한다. A330-200은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티웨이항공에 임대될 예정이다.
안정적인 유럽 노선 운항을 위해 티웨이항공은 추가 기재도 도입한다. 올해 티웨이항공의 항공기 도입 계획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이 확보한 A330-300 2대가 도입될 예정이다.
이에 올해 연말까지 티웨이항공이 확보하는 장거리 항공기 수는 총 10대가 될 전망이다. 항공기 수가 늘어나면 여유 항공기가 발생해 현재보다 안정적인 장거리 노선 운영이 가능하다. 아울러 티웨이항공이 공급하는 좌석 수도 늘어나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 확보로 가격 인하 가능성
LCC가 FSC와의 경쟁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낮은 티켓 가격이 필수다. 낮은 티켓 가격에 많은 승객을 실어 나르는 것이 LCC의 전략이다.
연내 장거리 항공기가 대폭 늘어날 경우 티웨이항공의 티켓 가격은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티웨이항공의 공급좌석수는 354만540석으로 지난해 상반기(278만8501석)보다 26.1%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제항공료 물가지수는 지난해 1분기 124.96에서 올해 1분기 121.37로 감소하는 등 항공기 공급의 영향을 받는다.
올해 연말까지 항공기 도입이 완료되면 공급좌석수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31대였던 티웨이항공의 항공기수는 올해 연말 41대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 도입되는 항공기가 장거리 항공기에 집중된 만큼 가격 인하 효과가 장거리 노선에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유럽 노선은 탑승객 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취항이 임박한 인천-로마 노선의 경우 올해 상반기 승객수는 15만1645명으로 지난해 상반기(12만196명)보다 26.2% 증가했다.
한편 지난 6월 소노인터내셔널이 티웨이항공의 2대 주주였던 JKL파트너스로부터 지분 14.9%를 매입하면서 티웨이항공의 2대 주주가 됐다. 호텔과 리조트 사업을 주력으로 삼는 소노인터내셔널이 티웨이항공의 주요 주주가 되면서 향후 항공과 호텔사업을 결합한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항공업계로부터 나오고 있다.
티웨이항공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항공기 도입 일정은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지만 올해 말 기준 41대를 운영한다는 게 목표”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