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보험업계가 올해 2분기 시장금리 하락 효과로 투자영업 손익이 개선될 전망이다. 장기채권 금리가 내려가면서 채권 평가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투자손익이 부진했던 지난 1분기와 달리 2분기 수익성이 기대되는 이유다. 반면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 비율은 전 분기에 이어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기채권 금리 하락세…투자손익 대폰 개선 전망
1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 2분기 장기채권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은 4월 3.439%에서 5월 3.432%, 6월 3.262%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5년물은 3.495%에서 3.284%, 10년물은 3.567%에서 3.337%까지 내려갔다.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서 보험사 투자손익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는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인 채권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는데,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 가격이 올라 평가이익이 오르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운용자산에서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PL)은 채권 평가이익이 자본 항목 내 기타포괄손익이 아닌 당기손익에 직접 반영된다. 운용자산에서 FVPL 계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보험사별로 적게는 10%대 초반에서 많게는 20%대 후반까지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새 회계 기준인 IFRS17과 함께 금융자산에 대한 회계인 IFRS9이 함께 적용되면서 FVPL 비중이 업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현재 FVPL 계정 비중이 점점 감소하고 있지만 IFRS9 도입 이전과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시장금리 변동이 투자손익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설명이다.
앞서 1분기에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자산 평가손실로 투자손익이 대폭 하락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의하면 생명보험 업계의 투자손익은 총 1조16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2%(1조3265억원) 감소했고, 손해보험 업계는 9012억원으로 17.5%(1909억원) 줄었다.
금융투자 업계서는 2분기 주요 상장 보험사 투자손익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명보험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흑자 전환하면서 큰 폭으로 오르고, 손해보험사는 대형사 중심으로 25.0%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채권금리 하락에 따른 평가이익, 주식시장 상승과 유가증권 평가이익, 지난해 채권 교체매매를 통한 보유이원 회복 등의 영향이 있다”라면서 “FVPL 계정의 절대 규모가 큰 생명보험이 손해보험 대비 투자손익 증가가 크게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K-ICS 비율 하방 압력…부채 할인율 조정까지
투자손익 전망이 양호한 것과는 달리 자본적정성 지표인 K-ICS 비율은 기존보다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K-ICS 비율은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대비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 방식으로 산출하는데, 계산식에서 분자에 해당하는 가용자본 금액은 보험사 자기자본 규모가 핵심이다. 자기자본을 늘리면 K-ICS 비율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보험사는 상품의 특성상 보유계약(부채) 만기가 길어 일반적으로 부채 듀레이션(금리민감도)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길다. 즉 자산보다 부채가 금리에 더 민감하게 작용한다. 금리가 하락하는 구간에서는 부채가 자산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 그만큼 자기자본이 줄어들 수 있다. K-ICS 하방 압력이 커지는 셈이다.
다만 보험영업 포트폴리오에서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거나 특별계정 내 퇴직연금이 많은 경우 상품 특성 반영에 따라 부채 듀레이션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짧게 형성될 수 있다. 금리 하락이 K-ICS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인데, 이러한 특성을 지닌 보험사는 많지 않다.
(사진=연합뉴스)
감독당국이 올해부터 적용한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 정책은 금리 하락 상황에서 K-ICS 비율을 더욱 낮추는 요인이 된다. 금리 상승과 하락 등의 변동은 할인율 적용 과정을 거쳐 자산과 부채에 적용된다. 이번 조정은 장기선도금리 인하 폭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인데, 이는 곧 보험부채가 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자본이 더 감소하게 됨을 의미한다.
보험부채를 평가할 때 사용되는 조정 무위험 금리기간구조도 지속 하향 중인데, 지난 3월 말 대비 6월 말에 더 크게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변동은 결국 자본 가치가 떨어지게 만든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의하면 보험업계는 지난 1분기에도 K-ICS 비율이 줄었는데, 당시 할인율 하락에 따른 보험부채 증가 영향으로 기타포괄손익누계액(자본 항목)이 10조3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K-ICS 가용자본인 262조2000억원의 3.9% 정도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