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무림캐피탈이 조달 구조에서 계열사 지급보증 의존도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난다. 고금리 환경인 만큼 계열사 지원으로 유동성 능력 저하를 방어하는 모습이다. 다만 단기화된 조달 만기 탓에 전반적인 유동성 수준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자산 부문에서는 만기가 긴 투자금융 비중이 높다는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자산과 부채 종합관리(ALM) 측면에서 재무안정성 제고 필요성이 커졌다.
계열사 지급보증 비중 높아
12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무림캐피탈은 지난 1분기 기준 총 차입부채가 2239억원이다. 회사채 765억원에 단기차입금 885억원, 장기차입금 589억원으로 구성됐다.
무림캐피탈은 무림 계열 여신전문금융사로 최대주주인 무림P&P가 지분 93.5%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 6.5%는 계열사인
무림SP(001810)가 지녔다. 무림P&P의 최대주주는 무림페이퍼로 해당 회사가 그룹의 실질적인 지원 주체 역할을 맡고 있다. 무림페이퍼는 지난달에도 무림캐피탈의 150억원 규모 기업어음(CP) 발행에 대해 권면보증을 제공했다.
권면보증은 제공자가 채무 부담을 연대 이행할 것을 약정하는 만큼 발행사 신용등급도 다르게 적용된다. 무림캐피탈의 경우 CP 발행 신용등급이 권면보증에 따라 ‘A2-’ 등급으로 평가됐다. 보증 없이 기존에 적용받던 등급은 ‘A3’으로 한 단계 아래였다.
계열사 지급보증은 이 같은 이점이 있지만 무림캐피탈은 자체 신용도 기반의 조달을 늘려 의존도를 점차 줄여간다는 계획이다. 지급보증 의무가 현실화될 경우 보증을 제공했던 계열사 신용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는 등 잠재적 리스크가 있어서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의존도를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림캐피탈의 차입부채 내 지급보증 비중은 지난해 21.3%로 2022년 대비 2.5%p 하락했지만 올 1분기는 4.4%p 다시 늘었다. 고금리 환경이 지속됨에 따라 신규 발행금리가 기발행 채권 금리 대비 여전히 높은 상태기 때문이다. 무림캐피탈의 올 1분기 조달비용률은 6.4%로 높은 편이다. 자체 신용도 기반으로 조달에 나서면 이자 부담이 이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사진=무림캐피탈)
단기화된 조달구조 탓…유동성 '미흡'
무림캐피탈은 계열사 지급보증 효과로 일정 수준의 유동성 대응 능력을 확보했으나 재무안정성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본적으로 자금조달 구조 자체가 단기화돼 있어서다.
지난 1분기 기준 무림캐피탈의 단기차입부채는 905억원이며 단기성차입부채는 1298억원이다. 단기차입부채가 ‘발행만기’ 기준 1년 이내라면 단기성차입부채는 ‘잔존만기’ 기준 1년 이내 부채다. 단기차입의존도와 단기성차입부채비율은 각각 40.5%, 58.1%다.
해당 지표는 지난해에 비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경쟁 그룹의 단기차입의존도는 25.8%로 절반에 그친다.
자산과 부채의 만기 구조 수준도 떨어진다. 여신전문금융사는 수신 기능 없이 여신으로 차입부채를 구성하는 만큼 자산과 부채 만기를 어느 정도 일치하도록 해야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무림캐피탈은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대비 자산 비율이 86.3%로 100%를 하회하고 있다. 이 역시 경쟁 그룹은 125.8% 정도로 높게 나온다. 무림캐피탈은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가 1440억원, 자산이 1243억원이다. 계산식 분모에 해당하는 부채의 경우 단기화된 조달구조 탓에 금액이 크게 잡혔다.
자산 측면에서는 영업자산 포트폴리오에서 투자금융 비중이 높다는 점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무림캐피탈의 영업자산은 기업금융(기업대출) 1750억원과 투자금융(유가증권) 1676억원으로 이뤄졌다. 투자금융 비중이 48.9%로 절반 수준에 달한다.
운용 만기가 조달 만기보다 길다는 것이다. 투자금융은 회수까지 장기간 시간이 소요될 수 있고, 성과 역시 일반적으로 다른 영업자산 대비 변동성이 큰 편이다. 자산·부채종합관리 능력의 제고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무림캐피탈 관계자는 자산과 부채 각각의 측면에서 유동성 제고 방안을 묻는 질문에 “현재 담당자가 부재하다”라며 답을 하지 않았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