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 안락1구역 재건축 공사비 2991억원→4958억원 증액 계약산성구역 재개발 사업도 지분 확대·공사비 증액…2432억원→5226억원2개 사업 변경계약으로 확보한 매출만 4800억원…"수익성 개선보다 손실 최소화 효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대우건설(047040)이 올 들어 정비사업 프로젝트 중심의 공사비 증액에 속속 성공하고 있다. 기수주 사업장들의 증액 협상 성공에 힘입어 올해 초까지 좋지 않았던 수익성의 조기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사진=대우건설)
정비사업 공사비 대폭 인상 성과…“‘손실 최소화’ 위한 협상”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부산 안락1구역 재건축 사업의 계약금액을 기존 2991억원에서 4958억원으로 1967억원 증액했다.
부산광역시 동래구 안락동 1229-1번지 일원을 지하 3층, 지상 38층, 아파트 12개 동 1481가구와 근린생활시설로 재건축하는 이 사업은 대우건설이 지난 2019년 3월 수주했다. 지난 2011년 일찌감치 시공사선정총회를 통해 시공권을 확보했지만, 8년여가 지난 2019년에서야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후 5년여가 지난 현재, 일반분양을 앞둔 이 단지의 공사비가 재건축 조합과의 협의로 증액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은 지난 2월에도 산성구역 재개발 사업의 공사비 증액에 관한 변경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20년 7월
GS건설(006360), SK에코플랜트와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한 이 프로젝트는 경기 성남시 수정구 산성동 1336번지 일대에 아파트 총 3487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계약 당시 43개 동, 3372가구를 짓는 사업이었지만, 이후 설계 변경을 통해 45개 동, 3487가구로 확대됐다.
당초 이 사업에 대한 대우건설의 지분은 35%였지만, 조합과의 협의 과정에서 지분율이 50%로 확대됐고, 세대 수 역시 100여가구 늘어났다. 3.3㎡당 공사비도 기존 418만원에서 630만원으로 상승했다. 이 결과 기존 2432억원이던 계약금액은 5226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산성구역 재개발 사업인 ‘산성역 헤리스톤’은 이달 2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620가구 모집에 1만8952명이 신청해 평균 30.57대 1의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재건축·재개발 조합과의 원만한 협의로 최초 수주 이후 원가 상승에 따른 양측의 ‘손실 최소화’에 초점을 맞춰 변경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며 “공사비 협상 과정에서 조합과의 갈등도 겪었지만, 시공사와 조합 모두가 협의를 통해 최적의 결과를 도출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공사비 증액으로 매출 확대 기반 마련…수익성 반등 열쇠 될까
이 같은 정비사업 공사비 변경계약 성공으로 대우건설의 매출 확대가 기대되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낮아진 영업이익률의 반등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실제 산성구역 재개발, 안락1구역 재건축 등 2개 사업의 계약 변경으로 증액된 공사비만 약 4800억원에 달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1조6478억원으로 전년(10조4192억원) 대비 약 1조2000억원 성장한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600억원에서 6625억원으로 감소했다. 7.3%였던 영업이익이 5.7%로 1.6%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2조6081억원→2조4873억원)과 영업이익(1766억원→1147억원)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성장을 위한 수주고는 넉넉한 편으로 보인다. 올해 3월 말 연결 기준 수주잔액은 45조6571억원으로 지난해 매출(11조6478억원) 기준 4년치 이상의 먹거리를 확보했다. 이달 6일에는 2469억원 규모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16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올해 첫 정비사업 수주를 달성하기도 했다.
신동현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올해 2분기 매출 2조6712억원, 영업이익 13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하락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주택부문의 이익률 개선이 지연되고 있고, 올해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이뤄질 개선 효과를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올 들어 변경계약을 통해 주요 정비사업지들의 공사비 증액을 이끌어 냈지만, 수익성 개선 효과보다는 원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의미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