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흑자전환 전망·SK온 때문에 합병은 신중유동비율 100% 떨어져 재무건전성 개선 필수최태원 이혼소송비용 SK 주식담보대출로 마련 가능성
SK그룹이 지난 28~29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19개 계열사를 거느린 SK지주사는 최근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 분야로 압축해 체질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SK네트웍스, SK스퀘어, SK텔레콤 등은 AI 관련 외 자회사들을 정리하는 등 재무 건전성을 개선할 전망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주요 자회사 별 합병 혹은 매각 계획과 경영전략 실현 가능성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SK(034730)그룹이 계열사 구조조정(리밸런싱) 효과로 수익성 개선이 예측되지만, 재무구조 정상화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에 SK그룹 차원에서도 SK E&S와
SK이노베이션(096770) 등 계열사 간 합병은 다소 신중하게 진행될 방침이다. 아울러 최태원 회장 경영권 사수를 위해 SK㈜ 지분 정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반도체 위주로 새판짜기를 통해 지배구조를 공고히 할 전망이다.
실적 개선 전망 '긍정적'·재무건전성은 '흐림'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올해 하반기부터 계열사 몸집 줄이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SK㈜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31조5000억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은 28.14% 증가하고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3.85%에서 올해 4.90%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SK그룹의 캐시카우로 꼽히는
SK텔레콤(017670)과 SK 이엔에스(E&S)의 경우 견조한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조원대 적자를 냈던
SK스퀘어(402340)도 주요 자회사인
SK하이닉스(000660)가 올해 20조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돼 흑자 전환이 전망된다. 이외에도
SK네트웍스(001740)와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자회사들도 지난해 낮은 기저효과가 작용한 덕에 올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SK㈜는 지난해 세전이익 10조원 적자를 냈지만, 올해 무난하게 흑자 전환을 이룰 전망이다.
다만, 다소 줄어든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SK그룹은 유동성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이 올해 1분기 말 100.56%를 기록했다. 유동비율은 2021년 109.38%, 2022년 103.08%, 지난해 말 99.21%로 서서히 하락했는데 통상 100%를 넘지 못하면 불안정하다고 평가한다. 현금성자산을 포함한 유동자산보다 유동부채가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인데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려면, 3년 내로 재원은 늘리고 부채는 감축해야 할 상황이다.
따라서 SK그룹은 이번 계열사 구조조정(리밸런싱)을 통해 부채를 얼마나 줄일지가 관건이다. 가장 시급하게 손을 봐야 할 주체는 SK온으로 꼽힌다. 2년 반 동안 이어진 적자에 올 1분기 부채비율은 188.21%를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부채비율은 175.79%에 달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은 스탠더드앤푸어스(S&P) 기준으로 투기등급까지 떨어졌다.
때문에 SK이노베이션과 보다 재무적으로 안정적인 SK E&S와 합병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SK E&S가 발행한 3조원대 상환전환우선주(RCPS)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 E&S는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대상으로 지난 2021년 11월 2조4000억원, 이어 2022년 7350억원 총 3조1350억원을 RCPS로 조달했다.
특히 2021년 발행한 1차 RCPS는 만기 시점인 2026년에 3.99% 우선배당률에 따라 매년 약 960억원, 5년간 총 4800억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RCPS 발행 당시 7.5% 내부수익률(IRR)을 보장토록 해 4893억원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오는 2026년 KKR이 상환권을 행사한다면 2조4000억원을 기본으로 5년간 배당금 4800억원에 IRR 보장 추가비용 4893억원을 더해 총 3조3693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물론 SK E&S가 SK이노베이션과 합병한다면, 상환전환우선주의 보통주 전환가격도 합병 비율에 따라 바뀌게 되겠지만, 본인들 빚을 갚기도 버거운 상황에서 손실이 나고 있는 SK온까지 지원하기엔 다소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SK그룹은 이전처럼 공격적인 인수·합병(M&A)보다는 앞으로 분산을 시켜서 칠 건 쳐내고 이익 실현을 해야 할 단계”라며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도 득과 실을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항소심 마지막 변론 나란히 출석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회장, 1조원 마련 위해 SK㈜ 주식담보대출 가능성 '제기'
무엇보다 SK그룹은 2~3년 내로 최태원 SK회장의 이혼소송 결판도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30일 최태원 SK 회장이 노소영 나비 관장과 이혼 소송 2심에서 1조3800억원의 재산 분할과 20억원의 위자료 지급을 판결 받았다. 최 회장 측은 법원 판결의 오류를 지적하며 대법원에 재항고 했지만, 대법원에서도 비슷한 규모로 위자료 판결이 날 것을 대비해 1조원이 넘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2000억여원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1조원이 넘는 현금을 추가로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보유한 주식으로 재원을 충당하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인데 현재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SK(주) 지분은 17.73%다. 최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지분 6%를 합치면 SK(주) 특수관계인 지분은 23.73%에 달하지만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선 SK㈜ 지분 매각은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현금을 마련할 가능성은 제기된다.
이외에도 최 회장은 비상장사 SK실트론 주식 29.4%,
SK케미칼(285130) 우선주 3.21%,
SK디스커버리(006120) 우선주 3.11% 등을 보유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17.73% 지분은 현재 2조670억원(5월30일 당시) 상당의 가치로 측정된다. SK실트론은 2017년 인수 당시 지분 가치는 2600억원 정도이지만, 현재 가치는 2~3배 이상 될 것으로 예측된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대법원은 대략 90% 정도 확률로 2심을 인정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2~3년 후에 대법원 판결이 나더라도 2심대로 비슷하게 날 확률이 높다고 본다”라며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을 팔거나, 혹은 SK 지분을 통해 주식 담보 대출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SK그룹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중심으로 혁신한다면 4차 산업혁명 트렌드에 맞춰 생존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