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보험사 신용평가 요소에 대한 세부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앞서 보험업계 회계·감독 기준이 IFRS17·K-ICS로 바뀌면서 신용평가 방법론도 전반적으로 한 차례 수정된 바 있다. 이번에는 개별 보험사의 신용등급 변동 요인이 주요하게 다뤄졌다. 보험사 영업 포트폴리오 중 특징적인 부분을 내용에서 제외했는데, 해당 부분을 계속 고려하되 정량적 지표로 대체해 구체화한 모습이다.
변액보험 제외된 미래에셋…대주주 지원 강조한 KDB
1일 보험·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다수 보험사에 대한 신용평가 주요 모니터링 지표를 수정했다. 보험금지급능력평가와 채권 발행 신용등급의 상향 또는 하향 가능성 확대 요인을 IFRS17과 개별 보험사 상황에 맞춰 변경한 것이다.
생명보험 업권에서는
미래에셋생명(085620)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요인 가운데 변액보험에 대한 내용이 제외됐다. 변액보험은 보험영업 내 특별계정 항목으로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 일부를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하고 운용 실적에 따라 투자이익을 다시 배분하는 상품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일반계정에 속하는 보장성보험과 특별계정인 변액보험을 동시에 강화하면서 보험영업 포트폴리오를 꾸려가고 있다. 다만 변액보험은 보험사 상품 전략 외에도 거시경제 환경이나 주식 시황이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개별 회사 능력 범위를 넘어서는 부분이 있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신용등급 키 모니터링 지표(KMI)를 새로 설정하면서 정량 지표 위주로 최대한 제시하는 게 정보 이용자에 도움 될 것”이라면서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부분이 제외됐다고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변액보험 시장점유율 등을 계속 주의 깊게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신 수익성 지표 중 총자산순이익률(ROA)을 기존에는 업계 평균 기준으로 설정했는데 이번에는 0.25% 미만으로 구체화했다. 미래에셋생명의 ROA는 지난해 0.4%, 올해 1분기 0.5% 정도로 나타난다.
KDB생명은 신용등급 전망 ‘안정적’ 복귀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기존에 있던 ‘대주주 변경 불확실성 해소’ 부분이 제외됐다. 현재 KDB생명의 신용등급은 후순위사채 발행 기준 A+ 등급에 전망이 ‘부정적’이다.
KDB생명 대주주는 KDB산업은행인데, 그동안 매각을 수차례 시도했지만 전부 실패로 돌아가면서 대주주 불확실성 문제가 따르고 있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K-ICS가 정상화 궤도에 오를 때까지 당분간 매각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재무구조 개선과 본질적인 체질 변경에 시간이 걸리고, 산업은행 책임 아래 진행되는 만큼 대주주 불확실성 문제는 평가 요인에서 제외됐다. 대주주의 변경 불확실성보다는 자본확충 지원 여부를 계속 예의주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K-ICS 비율은 등급 하향 가능성 확대가 경과조치 전 기준 100%로 적용됐다. KDB생명의 K-ICS 비율은 1분기 기준 44.5%로 100%를 하회한다. 이는 최근 진행된 유상증자 건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유상증자뿐만 아니라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발행 등 지속적인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현대해상, 자산건전성 추가…퇴직연금·항공기 빠진 롯데손보
현대해상(001450)은 신용등급과 전망 하향 가능성 증가 요인으로 자산건전성에 대한 내용이 새롭게 추가됐다. 건전성이 현 수준 대비 저하되는 경우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말 기준 고정이하자산비율 0.6%, 가중부실자산비율 0.2%, 1개월 연체율 0.2%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건전성 지표 자체는 우수한 수준이나 해외 대체투자에 대한 관리 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현대해상은 전년도 기준 운용자산 가운데 채권 비중이 약 50%인데, 외화채권이 13.8%다. 특히 우려가 있는 해외 오피스 익스포저는 약 7854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김예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해외 대체투자와 관련해 고정이하자산이 증가하고 평가손실도 확대됐다”라면서 “해외 오피스 공실률 상승 추이가 지속되고 금리인하 시기가 지연되면서 리파이낸싱 부담이 상존해 건전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롯데손해보험(000400)은 등급 하향 가능성 확대 요인에서 퇴직연금 부문의 영업경쟁력과 대체투자인 항공기 자산을 포함한 운용자산 부실위험 내용이 빠졌다. 퇴직연금은 특별계정으로서 롯데손보 보험영업 포트폴리오 핵심이며, 대체투자는 투자영업에서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는 부분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운용자산 리밸런싱을 통해 투자영업의 안정화를 추구하고 있다. 수익증권과 같은 대체투자 자산 규모를 줄이고 국공채 같은 안전자산을 늘리는 작업으로 장기간이 요구된다. 이번 지표 변경 후에는 ROA 기준 0.25%가 추가됐다.
한국신용평가는 “보험손익 개선이나 자산운용에 따른 손익변동성 확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ROA 지표를 추가했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