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크·필우산업개발·와이제이글로벌개발 분양사업 없어 매출 '0'필우산업개발 '대구 파동 공동주택'·와이제이글로벌개발 '영종하늘도시 주상복합' 개발 예정하반기 분양사업 재개 예정…주택 매출 바탕 턴어라운드 기대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동부건설(005960) 출자로 설립된 부동산 자회사들이 매출을 기록하지 못한 채 법인의 명맥만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한 분양시장 속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非)주택 건설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동부건설 본사.(사진=동부건설)
분양사업 ‘빈틈’에…부동산업 자회사 3곳 순손실 지속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부동산업을 영위하는 더파크, 필우산업개발, 와이제이글로벌개발 등 3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더파크와 와이제이글로벌개발은 동부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필우산업개발 지분율은 75%다.
종합건설사의 경우 자체 주택분양 등 부동산 관련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이와 같은 자회사를 설립해 토지의 시행을 위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동부건설의 자회사들도 같은 사유로 설립됐다.
더파크의 경우 지난 2021년 722억원(동부건설 매출의 5.9%), 2022년 954억원(6.3%)의 매출을 각각 내며 모회사 실적에 보탬을 줬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2020년 설립된 필우산업개발과 2021년 설립된 와이제이글로벌개발에서 현재까지 기록된 매출은 거의 없다. 올해 1분기 들어서도 3개 회사에서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 등의 비용 지출로 매년 10억~30억원 수준의 당기순손실을 보고 있다.
더파크는 동부건설이 지난 2020년 대구 달서구에 분양한 ‘두류 센트레빌 더시티’의 시행을 맡은 바 있다. 대구 분양시장이 뜨거웠던 당시 이 단지는 분양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모든 세대의 계약을 완료했다. 이로 인한 매출이 지난 2022년까지 더파크에서 발생한 것이다. 현재는 더파크를 통한 동부건설의 분양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탓에 지난해부터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2년까지 733억원이던 더파크의 자산총계는 지난해 26억원으로 크게 줄었고, 부채총계 역시 같은 기간 691억원에서 9억원으로 감소했다. 2022년까지 회사 자산의 대부분은 분양미수금(632억원)과 단기금융상품(55억원) 등이었지만, 현재 분양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한 부채와 자산이 사실상 사라진 것이다.
필우산업개발은 지난 2021년 대구광역시 수성구에 ‘수성 센트레빌 어반포레’ 시행을 맡았다. 동부건설은 지분 75%를 보유한 필우산업개발을 통해 해당 부지를 매입했고, 당시 한화투자증권 주관으로 580억원 규모 본PF를 조달한 바 있다. 당시 동부건설도 필우산업개발에 180억원을 대여했다. 그러나 대구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동부건설은 지난해 6월 입주자모집을 취소하고 분양을 잠정 연기했다.
필우산업개발은 최근 본PF 기한을 연장했고, 동부건설은 연내 공급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대구 분양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탓에 이 사업은 ‘후분양’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와이제이글로벌개발의 경우 인천 영종하늘도시에 주상복합을 짓는 사업을 맡고 있는데, 동부건설이 4011억원에 시공을 맡았다. 다만 이 사업의 추진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비주택 몰두하는 동부건설…올해 주택사업 재개 조짐
이는 동부건설이 지난해부터 비주택 건설공사 수주에 총력을 쏟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토목과 건축 등 주택 외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영업실적의 안정성을 도모하겠다는 의도다.
실제 회사는 올 들어 5월까지 기록한 신규 수주 1조1200억원 가운데 토목과 건축, 플랜트 등 수주 비중이 절반을 상회했다. 최근에도 경기 과천시 업무복합시설인 지타운 개발사업 신축공사(1430억원)와 부산항 진해신항 준설토투기장(3구역) 호안(1공구) 축조공사(1692억원), 경북 포항시 문화 및 집회시설, 근린생활시설인 ‘포엑스’(933억원) 등 공사를 따냈다.
다만 동부건설은 올 하반기부터 주택 공급 사업을 재개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4월 1060억원에 수주한 울산 남구 신정동 공동주택(368가구)의 분양이 하반기에 예정돼 있다. 또한 경기 구리시 인창동 공동주택(244가구)과 전북 전주 종광대2구역 재개발(530가구) 등의 분양도 시장 상황에 따라 진행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반기 이 같은 주택사업 매출을 바탕으로 동부건설 영업실적의 턴어라운드도 기대되고 있다. 건축·토목 등 비주택 부문 공사 수행으로 강화한 매출 기반을 바탕으로 주택 분양사업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8999억원, 영업이익 301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매출 4197억원, 영업손실 18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그간 비주택 부문에 수주 역량을 집중한 탓에 많은 주택 공급은 어렵겠지만, 올해부터 주택부문 매출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한 공사들의 준공이 대부분 마무리됐기 때문에 올 하반기부터는 좋은 영업실적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더파크 등 자회사들의 경우 회사의 주택사업에 한정해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향후 해당 자회사를 통한 주택사업을 진행할 수도, 법인을 청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