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특수 변압기 기업인 산일전기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에 도전한다. 최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회사는 연내 2024년 4번째 코스피 신규 상장사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북미 지역의 변압기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산일전기의 수출 실적도 덩달아 오르며 실적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코스피 상장에 무난히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일전기 본사와 주요 제품.(사진=산일전기)
국내 대표 변압기 제조 기업…북미지역 수요 증가세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산일전기는 지난 21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1987년 창립해 리액터(전류 제한 장치) 제조로 사업을 시작한 산일전기는 현재 변압기와 리액터, 센서, 소프트스타터, 인코더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국내 대표 특수 변압기 제조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09년 변압기 업계 최초로 수출 1000만달러를 돌파했고, 2014년에는 3000만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최근 들어 북미 지역의 변압기 수요 증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전력기기의 수명은 통상 약 30년인데,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미국 전 지역 변압기 가운데 약 70%가 25년 이상 된 노후 기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일전기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에너지와 일본 TMEIC(도시바·미쓰비시 합작법인) 등 글로벌 인버터 기업을 핵심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천연가스 기업인 PG&E, 풍력발전기업 지멘스 에너지 등도 주요 거래처로 추가했다. 국내에서도 한국철도시설공단 등 굵직한 판매처를 두고 있다.
폭발적 실적 성장세…수요예측 '낙관적'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 상장을 위해선 최근 사업연도 기준 매출액이 1000억원 이상이면서 최근 3년 사업연도 평균 매출액이 700억원을 넘어야 한다. 산일전기는 수출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실적이 대폭 확대됐다.
산일전기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2145억원, 영업이익은 466억원으로 전년(매출 1076억원, 영업이익 121억원) 대비 매출은 2배가량, 영업이익은 4배가량 성장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22년 41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390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최근과 같이 글로벌 변압기 시장의 ‘슈퍼 사이클’이 여전히 진행 중이기에 향후 몇 년간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재무건전성 역시 산일전기의 수요예측 흥행 전망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올해 3월 말 별도 기준 회사의 부채비율은 102.5%로 지난해 말(51.8%) 대비 다소 높아졌지만, 여전히 우수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무역금융을 목적으로 120억원을 단기차입했고, 시설자금 활용을 위해 600억원을 장기차입하면서 부채가 증가한 영향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산일전기는 이번 공모를 통해 보통주 760만주를 신규 발행해 1824억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조달한 자금은 운영자금과 시설자금, 채무 상환자금으로 각각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변압기를 생산하는 제1공장과 크레인 등 공용장비를 생산하는 제2공장에 각각 165억원, 255억원을 투입해 생산 설비를 증설한다. 506억원은 변압기 제조 등에 필요한 전기강판, 외함, 코일 등 자재 구매자금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9일부터 15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은 같은 달 18~19일이다. 상장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이 맡았고,
삼성증권(016360)도 인수단에 참여했다. 두 증권사는 산일전기와 총액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