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마이크로투나노(424980)가 10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충당할 전망이다. 마이크로투나노는 지난해 낸드 수요가 줄면서 매출이 급감했지만 연구개발비용은 늘면서 적자가 지속됐다. 줄어든 현금창출력을 보완하고자 운영자금을 조달한 가운데 D램용 프로브카드를 개발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사진=마이크로투나노)
100억원 CB로 D램용 반도체 개발 비용 '충당'
17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마이크로투나노는 지난 11일 제2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해 100억원을 모집하기로 결정했다. 전환가액은 1만4835원이며 기존 발행 주식수 591만8890주에서 11.74%에 달하는 69만5168주를 새롭게 발행하게 됐다. 지난 13일 납입을 완료했으며 사채만기일은 2029년 6월13일까지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0%다.
마이크로투나노가 운영자금을 조달한 것은 프로브카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3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마이크로투나노는 ‘초소형 정밀기계(MEMS: Micro-Electro Mechanical Systems)’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공정 중 테스트 공정에 사용되는 반도체용 프로브카드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프로브카드는 탑재된 프로브 핀으로 반도체 칩의 결함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를 수행해 수율을 높이는 데 활용된다.
현재 마이크로투나노는 D램(RAM)용 프로브카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간단한 테스트인 웨이퍼 번인 테스트용 프로브 카드는 이미 납품을 하고 있지만, 보다 복잡한 EDS 공정용 프로브 카드는 아직 개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EDS 프로브카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제품 다변화와 매출 증대를 노린다는 복안이다. 업계에 따르면 개발에 성공할 경우
SK하이닉스(000660)에 연내로 HBM3E용 프로브카드 납품도 예상된다.
마이크로투나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고객사에 HBM 웨이퍼 번인 테스트용 프로브카드는 이미 납품하고 있다. EDS용 프로브 카드는 종류가 되게 많은데 HBM 고사양 프로브카드 방향으로 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4분기부터는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가 된다”라며 “D램쪽 고사양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확신을 가지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성과에 대해선 논하기 어렵지만 장기적인 성장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개발비 확대에 향후 수익성·현금창출력 개선은 '과제'
마이크로투나노는 지난해 매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 비용을 늘려 신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적자 전환에 현금창출력도 하락했지만, 계획대로 EDS용 프로브카드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투나노가 상장 이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은 아직까지 낸드용 매출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주력하면서 낸드 수요가 줄자 매출도 덩달아 감소했다. 매출은 2021년 317억원에서 2022년 414억원으로 증가했다가 2023년 94억원으로 급감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 22억보다 71.3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지난 2022년 63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영업손실 126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 감소에도 연구개발비에 대한 투자를 오히려 늘린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마이크로투나노는 총 연구개발비에서 정부 보조금을 뺀 연구개발비를 회계상 판매비와관리비에 계상하고 있다. 연구개발비에는 2021년 17억원에서 2022년 26억원, 2023년 27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연구개발비 대비 매출액 비율은 오히려 커졌다. 2021년 5.23%에서 2022년 6.8%, 지난해 28.60%로 급증했다. 연구개발비용은 지난해 1분기 5.9억원보다 올해 1분기 5.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은 27.10%에서 89.12%로 증가했다.
다만, 실적 감소로 떨어진 현금창출력은 해결 과제로 꼽힌다. 영업활동현금흐름 2022년 116억원에서 지난해 -9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반면 유형자산 취득은 2022년 15억원에서 지난해 21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잉여현금흐름(FCF)도 2022년 101억원에서 지난해 -11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손실을 지속해 FCF는 -18억원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면서 자금 조달 필요성은 높아져 향후 수익성 개선이 필수적이다.
마이크로투나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기업공개(IPO) 당시에도 낸드 시장뿐만 아니라 디램(DRAM)용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해서 상장을 추진했었다"라며 “다만 올해부터는 서버 업체들이 스토리지 투자를 재개하면서 낸드 쪽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기 때문에 올해는 작년보다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