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더케이저축은행이 부동산공여 여신으로 분류된 여신 규모가 커져 건전성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본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브릿지론에 내어준 대출 잔액의 규모가 자기자본에 비해 크기 때문이다. 건전성 지표 악화는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손충당금 설정 비율은 꾸준히 오르는 상황에서 수익 감소와 비용 증가 등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악재가 지속되고 있다.
사진=더케이저축
브릿지론 잔액 과중, 건전성 위협
4일 더케이저축은행에 따르면 1분기 부동산업종 공여여신은 3366억원에 달한다. 신용공여 한도인 3373억원과는 불과 7억원 차이다. 부동산공여여신은 전체 여신의 50%를 넘지 못한다. 1분기 더케이저축은행의 총대출은 6746억원이다.
저축은행 업권에서 부동산 업종별 공여여신을 공시 할때에는 부동산PF대출과 건설업, 부동산업으로 나눠 공시한다. 더케이저축은행의 경우 1분기 부동산PF대출 신용공여액이 1174억원, 건설업이 652억원, 부동산업대출이 1540억원에 달한다.
세 업종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규모를 키웠다. 지난해 부동산PF대출이 919억원, 건설업이 529억원, 부동산업이 1287억원으로 부동산업 공여 여신은 총 2735억원에 불과했다. 1년 새 부동산 업종 공여 여신이 23% 증가했다.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례적이다.
여신 규모가 커지자 연체율도 올랐다. 1분기 기준 더케이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여신 연체율은 19.65%로 전년 동기 11.62% 대비 8.03%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요주의이하여신도 증가했다. 1분기 부동산 업종에 내어준 여신 중 요주의이하여신은 183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요주의여신 규모인 1036억원 대비 798억원 늘어났다.
부동산공여 여신 중 본PF와 브릿지론만 빼놓고 보면 건전성 지표 악화는 더욱 심각하다.
한국기업평가(034950)에 따르면 1분기 더케이저축은행의 본PF잔액은 982억원, 브릿지론 잔액은 1291억원으로 브릿지론의 규모가 더 크다. 본PF와 브릿지론의 규모는 자기자본대비 296.6%에 달한다. 특히 브릿지론의 경우 본PF로의 전환이 녹록지 않은 상황으로, 타 부동산 관련 여신 대비 위험도가 높다.
더케이저축은행의 본PF와 브릿지론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9%다. 이 중 본PF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7%, 브릿지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1.4%로, 브릿지론이 두배 이상 높다. 브릿지론 잔액인 1291억원에서 정상여신은 606억원에 불과하다.
건전성 악화, 수익에도 직접 영향
부동산PF를 중심으로 한 건전성 악화는 수익성도 끌어내리고 있다. 1분기 더케이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7.45%로 전년 동기 5.23%에 비해 3배 이상 올랐다. 연체율도 14.84%로 8.22%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총자산 기준 시장점유율이 0.6%에 불과해 시정점유율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충당금 적립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어 점유율 상승 전망은 어둡다.
1분기 더케이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은 506억 6154만원으로, 대손충당금 설정비율은 7.51%다. 지난해 말 대손충당금이 470억2451만원, 설정비율은 6.74%였던 것에 비하면 3개월 만에 대손충당금 설정비율은 0.77%p 올랐다. 지난 2022년에서 2023년까지 1년간 더케이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설정비율이 1.1%p 오른 것과 비교해 빠른 속도다. 특히 본PF에 대한 충당금은 96억원, 브릿지론에 대한 충당금은 130억원으로 총 226억원에 달한다.
당기순손익도 영향을 받았다. 1분기 기준 더케이저축은행의 당기순손실 1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이 적자전환한 이후 올 1분기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전년 동기 12억원의 당기순이익과는 23억원 차다. 당기순이익이 하락하자 총자산순이익률도 같은 기간 0.61%에서 –1.27%로 하락했다.
특히 이자수익을 중심으로 한 영업수익 감소와 비용 증가도 수익성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1분기 더케이저축은행의 이자수익은 113억980만원으로 전년 동기 137억2229억원 대비 감소했다. 이에 영업수익도 같은 기간 138억9119만원에서 116억8694만원으로 축소됐다. 반면 영업비용은 충당부채전입액과 대출채권관련 비용의 증가로 지난해 1분기 123억9336만원에서 131억957만원으로 증가했다.
더케이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전년 동기 대비 PF 취급을 늘리지는 않았으나, 실차주업종분류로 인해 취급한 전단채가 부동산PF로 분류돼 증가했다”라며 “2분기에 대출채권의 상각과 매각을 통해 고정이하여신비율,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를 관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