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BNK캐피탈이 지난 1분기 현금성자산 규모와 비중을 크게 늘렸다. 기발행 채권 가운데 올 상반기 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이 많아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관련 대출에서 발생하는 건전성 악화 문제로 영업자산 신규 취급을 줄인 영향도 있다. BNK캐피탈은 올해 현금성자산을 늘려 유동성 관리에 보수적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현금성자산 1분기 크게 늘어…"채권 만기 몰린 탓"
28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BNK캐피탈은 지난 3월 별도 기준 현금·현금성자산이 4362억원이다. 지난해 말 908억원에서 석달만에 3454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총자산(8조8059억원)에서 현금성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였는데, 현금이 불어나면서 총자산(9조1945억원) 대비 비율이 4.7%까지 상승했다.
BNK캐피탈이 현금 확보에 나선 것은 올해 상반기 만기가 도달하는 채권 물량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20일 기준 BNK캐피탈의 기발행사채 총액 6조900억원 중 올 1분기 만기인 채권 규모는 1조1000억원 정도로 파악된다. 비중은 18.1%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앞서 3년 전 조달했던 회사채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이 많은 편”이라며 “앞서 대응하는 차원에서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현금을 많이 지니고 있다는 것은 당장의 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동성을 관리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자금 확보처는 보통 회사채 발행인데, 기간이 안 맞으면 이처럼 일시적으로 현금 보유가 되는 경우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자산건전성 악화에 부동산 대출 축소
현금성자산 확대 배경에는 부동산 관련 대출 영향도 있다.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있는 점이 반영됐다. 영업자산 신규 취급을 축소하는 대신 현금성자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BNK캐피탈의 영업자산은 올해 1분기 기준 8조206억원으로 지난해 말 7조9981억원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대출채권 5조4306억원과 할부금융 4352억원, 리스 2조8647억원, 신기술금융 294억원 등이다. 항목별로 자동차금융과 개인대출, 할부·리스·렌탈 자산은 규모를 늘리지 않는 대신 기업대출 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은 조정했다.
부동산 관련 대출 자산은 총 1조3601억원으로 영업자산의 17.0%를 차지한다. 자기자본(1조3371억원) 대비로는 101.7%다. PF대출 규모는 2022년 1조6810억원까지 늘렸는데, 고금리 영향으로 자산 건전성이 저하되면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을 축소했다.
지난 1분기 기준 건전성 주요 지표는 1개월 이상 연체율이 2.5%,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9%,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9.3%로 파악된다. 요주의이하여신은 지난해 6704억원에서 올 1분기 8032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은 1179억원에서 1677억원으로 불어났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부동산금융 중심으로 높은 영업자산 성장률을 보였으나 2022년부터 자산 성장세가 둔화됐다”라면서 “신규 자산 취급을 대폭 축소하고 현금성자산 규모를 늘리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사진=BNK금융지주)
장기차입 위주 조달구조…“현금성자산 관리 강화”
BNK캐피탈의 유동성 대응력은 우수한 수준이다. 올 1분기 기준 총 차입부채 7조1629억원 가운데 단기차입부채가 3350억원, 단기성차입부채가 2조5150억원이다. 단기차입의존도와 단기성차입부채비율은 각각 4.7%, 35.1%로 경쟁 그룹 대비 낮은 수준이다.
현금성자산 4362억원에 미인출약정한도 9400억원까지 더한 즉시가용유동성 규모도 1조3762억원으로 풍부하다. 부산은행(5000억원)과 경남은행(3500억원) 일반자금대출 약정이 유동성 관리에 보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산과 부채의 만기 구조도 양호하다. 1년 이내 만기도래 부채 대비 자산 비율은 121.9%다. 이외 90일 기준은 194.0%, 180일 기준은 162.2%로 확인된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BNK캐피탈은 올해 현금성자산을 여유롭게 보유하면서 영업을 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현금성자산은 유사시에 활용할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큰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