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티아이, 800억 자금조달…'악화일로' 건전성 되돌릴 수 있나
유상증자 258억원·전환사채 542억원 시설·운영 자금 사용
현금창출력 악화·자본잠식 위험에 재무 건전성 '점검' 필요
공개 2024-05-24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2일 16:4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유티아이(179900)가 지난 20일 전환사채와 유상증자를 발행해 800억원에 달하는 운영자금과 시설자금 모집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 3년간 실적이 부진했던 유티아이는 현금창출력을 비롯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됐다. 특히 유티아이는 현재 자본잠식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이에 회사는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베트남에 신공장을 짓고 재도약의 기회로 삼을 방침이다. 
 
접히는 초박막 유리 UTG (사진=유티아이)
 
유상증자·전환사채로 800억원 조달해 시설·운영 자금 '모집'
 
22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티아이는 지난 20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258억원을 모집하기로 결정했다. 시설자금 170억원과 운영자금 88억4911만원을 조달하기 위해 신주 70만7052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신주는 주식 총수 대비 4.16%에 달하며 전환가액은 주당 3만6559원으로 정해졌다. 
 
같은 날 유티아이는 제1회차 무기명식 무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를 541억5000만원 규모로 발행키로 했다. 신규사업 양산을 위한 공장 신축에 380억원을 투자하고, 연구개발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161억5000만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초소형·초박형 강화유리 기업 유티아이는 앞서 2019년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삼성전자(005930) 1차 협력사로 대부분의 매출은 스마트폰용 카메라 윈도우 커버글라스에서 나고 있지만, 폴더블폰 화면에 적용되는 강화유리 기술도 보유했다. 초박형 강화유리(UTG) 기술과 함께 최근엔 플렉서블유리(UFG) 기술 개발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유티아이는 2016년 설립한 베트남 생산법인에 폴더블폰에 들어가는 플렉서블 터치스크린용 글라스를 생산하는 파일럿 라인을 증축하고, 2025년까지 제2공장도 지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를 합쳐 총 800억원 가량 조달에 나선 것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고 발행 대상자는 투자조합에서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발행 대상자로 키움-포커스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비디씨랩스 주식회사, 유니스토리 로프티록 신기술조합, 솔론신기술조합 등이 올라 있다.  
 
곽민정 현대차증권(001500) 애널리스트는 유티아이는 주력 사업인 강화유리 가공부문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신사업인 UTG와 UFG 개발이 완료됨에 따라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향후 신규 폴더블 제품이 출시된다면 유티아이의 UFG가 채택될 가능성이 높으며주요 실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언급했다.
 
 
실적 부진에 자본잠식 위기·부채비율 관리 '요망'
 
유티아이는 지난 3년간 매출과 수익성 감소로 재무 건전성이 덩달아 악화된 상황에서 신규 설비투자를 추진해 자금 조달 필요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속된 자금 조달로 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재무 건전성 제고는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최근 유티아이는 지난 3년간 수익성이 눈에 띄게 악화됐다. 매출이 2021년 452억원에서 2022년 364억원, 지난해 194억원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스마트폰 판매량 대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영업손실은 2021년 22억원에서 지난해 197억원으로 9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2021년 -4.91%에서 2023년 101.91%까지 하락했다. 
 
여기에 운전자금은 2022년 137억원에서 지난해 173억원으로 뛰었다. 현금창출력도 다소 떨어진 가운데 자금 조달 필요성이 크게 가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1년 58억원에서 2022년 32억원으로 줄더니 지난해 -8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반면 자본적투자(CAPEX)는 2021년 44억원에서 지난해 96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은 2021년 14억원에서 2022년 -20억원으로 적자 전환하고 지난해 -179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차입금이 지속 증가한 가운데 부채총계는 2021년 330억원에서 2022년 680억원, 2023년 836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자본총계는 2021년 607억원, 2022년 473억원, 2023년 172억원으로 줄곧 감소했다. 이에 부채비율은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안정적인 수준인 54.28%에서 2022년 표준 수준인 143.68%로 증가했고, 지난해엔 485.68%까지 커졌다.
 
여기에 1회차 CB 금액인 541억5000만원을 단순 합산하면 부채총계는 1377억원을 기록해 1000억원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이에 따른 부채비율은 800%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나쁘다고 평가하는데 위험 수준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아울러 증권사 예상치(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유티아이 자본총계는 50억원까지 축소될 전망이다. 현재 자본금 80억원보다 자본총계가 더 적어져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자본총계 예상치를 넣어 단순 계산하면 부분자본잠식률은 37.5%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유티아이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260억원가량의 자본금을 확충하고 올해 수익성 개선을 통한 결손금 감소로 부분 자본잠식에서 벗어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유티아이 관계자와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받지 않았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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