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 1000억원 성장·영업이익 흑자전환 달성3년간 환경사업 M&A에 3.2조 투자…"대부분 투자 마무리"'볼트온' 영향 재무부담 심화…올해 환경 등 '신사업' 성과 절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SK에코플랜트가 오랜 기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온 환경사업에서 올 들어 본격적으로 이익이 발생하고 있다. 그간 환경기업 인수와 대규모 시설 투자로 재무부담이 가중됐지만, 매년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며 ‘신사업’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3월 준공한 버지니아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전용 ITAD 공장.(사진=SK에코플랜트)
M&A에만 3조 쏟아부은 환경사업…투자성과 ‘원년’ 되나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 환경사업부문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648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매출 2681억원, 영업손실 28억원) 대비 매출은 1000억원 가까이(36%) 성장했고, 영업손실은 영업이익으로 전환됐다.
지난 2020년 EMC홀딩스(현 리뉴어스) 인수를 시작으로 환경사업 진출을 선언한 SK에코플랜트의 환경부문 영업이익 기록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1년 연결 기준 매출 4407억원과 영업이익 53억원을, 2022년에는 매출 9815억원, 영업이익 31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매출이 1조3569억원으로 껑충 뛴 것에 반해 단 1억원의 영업이익 만을 남겼다.
올 1분기 SK에코플랜트 환경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이 남다른 의미를 지니는 것은 지난해까지 환경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약 3년 이상 진행한 투자에 대한 성과가 본격적으로 도출되는 시점이다.
실제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0년 11월 EMC홀딩스 지분 100% 취득에 9165억원을 투자한 이후 △와이에스텍 지분 30% 900억원 △성주테크·디디에스·삼원이엔티 지분 100% 1021억원 △싱가포르 TES(현 SK테스) 지분 100% 1조2429억원 등 환경기업 인수에 총 3억2084억원을 들였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그간 ‘볼트온’ 전략을 통한 친환경기업 인수와 환경사업 관련 시설투자로 해당 부문의 수익성이 확보되기 어려웠다”라며 “환경사업의 밸류체인 완성을 위한 전략적 투자는 대부분 마무리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포트 확장에 악화된 재무건전성…올해 영업실적 ‘관건’
환경기업 인수·합병(M&A)에 투입된 3조원 이상의 자금뿐 아니라 3년여간 꾸준히 진행된 시설투자 역시 SK에코플랜트의 운전자본부담을 가중시켰다. 회사의 연결 기준 유형자산 취득을 위해 유출된 현금은 △2021년 372억원 △2022년 1138억원 △2022년 2650억원 등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환경사업을 포함해 친환경·에너지사업 확장을 위해 투입된 자금이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지난해 매립장 건설 투자(208억원), 환경사업 CAPEX 투자(199억원) 등 설비투자 증가로 자본적지출 규모가 확대됐다”라며 “2020년 이후 건설업계 수익성 저하에 따른 영업활동현금흐름 축소, 환경·에너지부문 사업다각화 추진에 따른 투자 증가로 전반적인 현금흐름이 저하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SK에코플랜트의 재무건전성 관련 주요 지표는 '적정' 수준을 다소 상회하고 있다. 자본 확충에 따라 부채비율 등이 대폭 개선됐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21년 연결 기준 회사의 부채비율은 420.9%, 총차입금의존도는 41.7%로 매우 높은 수준이었으나, 2022년 들어 각각 256.0%, 36.9%로 각각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부채비율 236.8%, 총차입금의존도 37.6%를 기록했다.
문제는 부채 규모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해 왔다는 점이다. 부채총계는 △2021년말 6조9081억원 △2022년말 9조5791억원 △2023년말 10조4868억원 등 순으로 증가했다. 단기차입금도 △2021년말 5963억원 △2022년말 9721억원 △2023년말 1조2179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와 함께 매년 지출하는 이자비용 역시 2021년 922억원에서 2022년 1777억원, 2023년 3173억원으로 불어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8월 리뉴어스(당시 환경시설관리) 우선주 매각으로 1113억원, 같은 해 9월 대원그린에너지 지분 교환사채 발행으로 3237억원을 조달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재무부담 경감을 위해선 올해 환경사업 등 신사업부문 수익의 괄목할 만한 성장이 반드시 동반돼야 하는 것이다.
환경사업의 전망은 낙관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리사이클링 전문 자회사인 SK테스의 글로벌 사업 성과가 주목된다. SK테스는 올해 3월 미국 버지니아주 프레데릭스버그에 약 1만2000㎡ 규모 데이터센터 전용 ITAD(IT자산처분서비스) 시설을 준공했다. 연간 최대 개별 서버 60만대의 처리가 가능할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관련 산업의 폭발적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곳에서 발생하는 ITAD 수요 역시 함께 증가하고 있어 SK테스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면서 “대규모 투자를 마친 환경사업의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연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