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한화에너지가 태양광 사업 부문의 대규모 매각을 통해 실적을 일부 개선했지만 순차입금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에너지의 차입금 상당수가 계열 전략투자로 발생했는데, 이러한 공격적인 투자정책이 지속될 경우 재무안정성이 악화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태양광에너지. (사진=한화에너지)
21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집단에너지, 태양광프로젝트 등 다각화된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태양광 사업 관련 대규모 매각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지만, 투자부담으로 순차입금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에너지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2년보다 20% 성장한 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업황 저하로 지주/PTA 부문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미국과 유럽 등에서의 태양광 매각 실적 확대와 집단에너지 채산성 회복 등에 힘입어 영업실적이 개선됐다. 올해 1분기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며 매출액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회복에도 불구하고 운전자본 부담과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순차입금이 지속해서 증가했다. 2022년
고려아연(010130)(4718억원)과 한화파워시스템(2100억원), 지난해
한화오션(042660)(5000억원), 올해
한화(000880)엔진(2270억원) 등 계열 전략투자에 적극 참여했고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 매각에 따른 매출채권 증가로 운전자본 부담이 상승했다.
그 결과 지난 3월 말 순차입금은 4조6000억원으로 2022년과 지난해 말 대비 각각 1조4000억원, 4353억원 증가했다. 같은 시점 부채비율은 159.1%, 차입금의존도는 42.3%로 레버리지 지표 또한 직전연도 대비 상승했다.
김미희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한화에너지의 태양광 사업의 높은 실적 변동성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신규 투자규모 이상 자산매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매각이 집행돼 수익으로 인식되기까지 여러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한화에너지는 다각화된 사업구조를 토대로 실적 변동성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집단에너지의 경우 확대된 외형이 유지되고 안정적인 영업수익성 시현이 기대된다. 에너지 가격이 고점 대비 하락하고 있음에도 2020년 이전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가 하면, 증기 수요 회복과 신규 거래처 확보 등 기대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태양광 에너지는 높은 실적 변동성이 지속될 전망이지만, 에너지 전환 흐름과 태양광 발전에 우호적인 사업 환경 조성, 토탈사와 합작법인(JV) 설립을 통한 매각 성사 등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PTA/지주는 수급 개선 여력이 크지 않아 수익성 반등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석유제품은 제품 전반의 마진이 대체로 양호할 전망이지만, 석유화학의 경우 중국 신증설 감소에도 누적된 초과 공급,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 등으로 올레핀 계열 공급과잉 해소에 한계가 있다.
김미희 연구원은 “한화에너지의 투자 관련 자금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적극적인 투자 정책이 지속될 경우 재무안정성이 낮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