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2세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앞서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2010년대 초중반 전성기를 누렸으나 2014년 이후 관련 수요가 점차 줄어들면서 매년 외형과 수익성이 약화됐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경영승계가 이뤄지고 있다. <IB토마토>에서는 새로운 오너를 맞이한 기업들이 재도약을 이룰 수 있을지 최근 업황과 각 기업들의 사업 전략, 경영승계 시 남아 있는 숙제는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BYN블랙야크그룹이 브랜드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 트랙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 김익태 전 한국캘러웨이골프 총괄을 브랜드 사업 부문 총괄로 영입한데 이어 경영전략본부장에 강태선 BYN블랙야크 회장의 장남 강준석 사장을 승진 임명하면서다. 강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가운데 지난해 강태선 회장의 지분 감소와 강사장과 함께 21억원씩 총 42억원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영승계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야크 양재 사옥. (사진=BYN블랙야크 홈페이지)
줄어든 강태선 회장 지분율…승계작업 시작?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BYN블랙야크의 최대주주는 강태선 회장으로 지분율 78.94%를 확보하고 있다. 강 회장의 배우자인 김희월씨가 5.83%의 지분을 가지고 2대 주주에 올라있다.
강 회장의 지분은 지난 2022년 84.96%로 80% 중반대를 유지했으나 1년 새 6.02%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이나 기관이 기업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거나 5% 이상 보유 지분에 대해 1% 이상 지분 변동이 발생할 경우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하는 상장사와 달리, 비상장사인 BYN블랙야크의 경우 보유 목적 등에 대해 공시하지 않아 구체적인 사유와 상속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지난해 강 회장과 강 사장이 21억원씩 총 42억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분승계 작업에 따른 세금 등에 사용됐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강 사장의 이름으로 일반자금대출을 받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해당 자금과 관련 BYN블랙야크 측은 경영상의 이유로 받은 대출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1949년 출생한 강 회장의 나이가 올해 74세의 고령에 접어든 만큼 안정적인 승계를 위해서 강 사장에게 부친인 강 회장이 보유한 지분에 대한 증여나 상속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속 시 지급해야 할 세금으로 최소 710억원이 필요하다는 예상도 나온다.
강 회장은 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있으며 현재 장남인 강 사장이 BYN블랙야크를 총괄하고 있다. 강 사장은 지난 2009년 그룹에 입사하면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블랙야크 상품기획부와 미래전략본부장, 사업본부장 등을 거친 후 2020년 말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 뒤 이듬해 곧바로 부사장 타이틀을 달면서 자연스럽게 강 사장 쪽으로 승계 추가 기울었다.
장남 강태선·김익태 사장 투트랙 체제 본격화
이 가운데 올해 초 BYN블랙야크는 브랜드 사업과 경영전략 본부를 분리하며 경영전략본부장에 강 사장을, 브랜드 사업 사장으로는 김익태 전 한국캘러웨이골프 총괄을 임명했다.
BYN블랙야크는 투트랙 본부 체제를 통해 경영 체계를 고도화함은 물론 국내 브랜드 활성화와 글로벌 사업 등 각 분야에 전문성을 확보하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 사장은 그룹의 중장기적 방향성과 전략 실행, 지속 가능한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총괄한다. 특히 지난 2020년 이후 별도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회복세를 보여왔던 BYN블랙야크의 실적이 지난해 다시 역성장을 기록한 만큼 강 사장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지난 2018년 3863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액은 2020년 2864억원까지 감소한 이후, 2021년 3365억원, 2022년 3770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지난해에는 3353억원으로 재차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2020년 4억원, 2021년 11억원, 2022년 76억원으로 증가해오다 지난해 다시 12억원 규모로 축소됐다.
김익태 사장은 블랙야크를 비롯한 그룹의 패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하고 혁신적인 변화를 끌어내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1999년 휠라코리아에 입사해 총괄 기획본부장 등을 지냈으며 2017년 한세엠케이 NBA 사업부장, 2019년 F&F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기획부문장, 2021년 한국캘러웨이골프 어패럴 사업 부문 총괄을 역임했다. 특히 김 사장이 어패럴 사업 부문 총괄 역임 당시 한국캘러웨이골프의 실적은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 2020년 865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2021년 1339억원, 2022년 2300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2062억원으로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022년(105억원)과 유사한 수준인 102억원을 유지했다.
이외에도 글로벌 현지 내 리테일러 등 산업 관계자들에게 브랜드를 알리며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기술력 제품을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박람회인 ISPO에도 지속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시장에서의 안정화와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위해 제품의 프리미엄화, 매뉴얼 강화, 마케팅에 힘쓸 계획이다.
BYN블랙야크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경영 체계 고도화와 함께 국내 시장에서의 브랜드 효율과 창의성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해외 시장에서는 글로벌 시장 활성화에 중점을 두는 등 투트랙을 통해 각 분야에 전문성을 확보하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