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IBK연금보험이 수입보험료 부진에 투자영업 손실까지 겹치면서 고전 중이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중심의 영업 포트폴리오 탓인데, 새 회계제도(IFRS17)와 고금리 여건이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포트폴리오 재정비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미래 수익성도 밝지 않다.
개인·퇴직연금 단일 구조…새 기준서 수익 ‘뚝’
3일 보험·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IBK연금보험은 지난해부터 적용한 새 회계제도 IFRS17 체계서 수입보험료가 크게 저하됐다. 전년도 결산 수입보험료는 총 1조8672억원으로 2022년 3조5750억원(IFRS4 기준) 대비 47.8%(1조7078억원) 하락했다.
수입보험료 구성은 일반계정 9099억원에 특별계정 9573억원이다. 일반계정이 보험사의 기본 영업 형태인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 구성이라면 특별계정은 퇴직연금과 변액보험을 다루는 항목이다. IBK연금보험은 일반계정이 저축성보험(개인연금보험)만으로 이뤄졌으며, 특별계정은 퇴직연금 7728억원에 변액보험 1845억원으로 나타난다.
2022년과 비교했을 때 개인연금보험 보험료수익이 절반 이상으로 줄었으며 퇴직연금도 대폭 하락했다. 기존에는 거의 취급하지 않던 변액보험 부문만 수입보험료가 성장했다.
IBK연금보험은 회계기준과 경영환경이 바뀌면서 보험영업 포트폴리오를 일부 재정비하고 있다. 앞서 저금리 기조에서는 금리연동형 보험 상품을 주로 판매했는데, 2022년 이후로는 고금리 여건이 형성됨에 따라 금리확정형 상품과 변액보험 판매를 늘렸다. 특히 금리확정형 개인연금을 대거 판매했다.
하지만 수익성은 부진한 모습이다. 개인연금보험이 저축성보험으로 구분되는 탓에 IFRS17 회계 내 수익 산정에서 효과적인 평가를 받지 못해서다. IBK연금보험의 보험계약마진(CSM) 규모는 지난해 기준 4558억원 정도다. CSM은 미래 수익을 나타내는 지표로 처음에는 부채로 계상했다가 일정 기간 상각하면서 이익으로 처리한다.
특히 IBK연금보험의 경우 신계약 유입에 따른 CSM 성장세 자체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주요 경영효율 지표를 살펴보면 신계약률은 9.5%로 전년도 대비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면 보험금지급률은 107.7%로 15.4% 상승했다. 보험 계약유지율도 대다수 회차에서 떨어졌는데 13회차는 76.1%로 9.5%p, 25회차는 67.8%로 10.5%p 내려갔다.
IBK연금보험은 CSM 규모가 미미한 만큼 보험손익도 과소한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손익은 235억원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CSM 상각액은 262억원 정도다. 보험손익률(총자산 대비 보험손익)은 0.2%로 생명보험 업계 평균인 0.6%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사진=IBK연금보험)
투자손익 의존 높고, 고금리 퇴직연금 '발목'
IBK연금보험은 보험손익이 과소한 만큼 투자손익에 대한 이익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갖추고 있다. 투자손익은 보험손익과 함께 영업이익을 구성하는 요소다. 다만 IFRS17 체계서는 기존에 보험영업 항목에서 다뤘던 책임준비금전입액을 투자영업 내 보험금융손익으로 처리한다. 이는 보험계약(부채)에 부리되는 이자비용 개념이다.
IBK연금보험의 지난해 투자영업 구조는 ▲자산운용이자이익 3137억원 ▲유가증권운용이익 747억원 ▲파생상품과 외환이익 –683억원 ▲기타이익 –1033억원 ▲보험금융손익 –2755억원 등으로 나타나며 투자손익은 –587억원을 기록했다. 앞선 보험손익 235억원에 투자손익이 합산되면서 영업이익(-352억원)이 마이너스를 낸 것이다. 기타이익과 보험금융손익 손실 규모가 투자영업 성과를 가른 셈이다. 이는 보험계약 중에서도 고금리 상품 판매에 따른 부담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IBK연금보험은 2022년 하반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던 때 보유계약 유지와 유동성 방어를 위해 퇴직연금 금리를 높게 적용한 바 있다. 지난해 해당 상품의 1년 만기가 도래하면서 관련 비용 부담이 커졌다.
IBK연금보험의 퇴직연금·개인연금 상품은 모기업인 중소기업은행과 연계 영업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고객기반이 안정적이고 경쟁 지위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연금보험 상품은 기본적으로 같은 보험업계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사와도 금리 경쟁을 해야 하는 만큼 금리 부담과 그에 따른 비용 인식이 지속될 수 있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2022년 당시에는 유동성이 낮았던 상황이라 경쟁적으로 수신 금리를 올렸지만 현재는 그 정도로 유인이 크지는 않다”라면서 “외부 환경에 따른 일시적 손실 효과가 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높은 금리의 상품이 지속적으로 판매될 경우 시장 환경에 따라 투자손익이 변동되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IB토마토>는 보험영업 포트폴리오 개편 현황과 상품 금리 전략에 대해 IBK연금보험에 문의했으나 보험사 측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