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DB손해보험(005830)의 운용자산 내 안전자산 비중이 다른 경쟁사 대비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영업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수익증권이나 대출채권 등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는 공격적 운용 기조가 반영된 까닭이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관련 대출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 탓에 자산건전성이 전년에 비해 악화됐다.
안전자산 비중 낮아 '부담'
30일 보험·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안전자산 비중이 지난해 기준 21.4%다. 전체 운용자산에서 현금·예치금, 국공채, 특수채 등이 5분의 1가량이라는 의미다. DB손해보험은 운용자산 44조9324억원 가운데 현금·예치금이 9942억원, 국공채·특수채가 8조6012억원이다.
손해보험사 13개 기준 안전자산 비중의 평균 수치는 29.9% 정도다. 경쟁 그룹의 경우
삼성화재(000810) 22.3%,
현대해상(001450) 29.5%, KB손해보험 30.8%, 메리츠화재 27.6% 등이다. DB손해보험의 안전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주식·출자금, 수익증권, 기타유가증권, 일반 대출채권, 부동산 자산과 같은 위험자산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DB손해보험은 운용자산 규모가 전년(2022년 40조5181억원)에 비해 늘어나면서 안전자산 규모도 확대됐지만 위험자산이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위험자산 비중은 51.7%로 절반을 넘겼다.
개별 항목별 규모는 ▲주식·출자금 3768억원 ▲수익증권 9조1666억원 ▲외화 수익증권 9055억원 ▲기타 유가증권 4393억원 ▲대출채권 11조1770억원 ▲부동산 자산 1조1814억원 등이다. 위험자산 이외의 항목으로 ▲금융채·회사채 4조7565억원 ▲외화채권 6조4734억원 ▲관계종속기업투자 8605억원이 있다.
자산운용과 건전성 부문의 개별 신용등급도 다른 항목 대비 떨어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DB손해보험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 신용등급으로 AAA 등급을 제시하고 있는데, 자산운용과 자산건전성 부문은 BBB 등급에 해당된다. 다른 항목의 개별 등급은 ▲영업안정성 AAA ▲보험상품 구조와 보험위험 AA ▲수익성 AA ▲자본적정성 AAA ▲금융감독환경 AAA 등으로 확인된다.
신용등급 구분은 AAA, AA, A, BBB, BB, B, CCC, CC, C, D 등의 순이며 이 가운데 BBB등급은 상위 등급에 비해 경제여건이나 환경 변화에 따라 관련 수준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에 부동산PF 우려도
자산운용 포트폴리오에서 안전자산 비중이 떨어지고 위험자산이 높아진 배경에는 투자영업 성과 부진이 있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운용자산이익률이 2.9%로, 구 회계기준(IFRS4)인 전년도 3.7% 대비 떨어졌다. 수익성 제고가 필요한 대목이다.
실제 DB손해보험의 지난해 투자손익 규모는 4668억원으로 투자수익 2조8476억원에 투자비용 2조3809억원이다. DB손해보험의 업계 2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메리츠화재는 6095억원이었던 만큼 투자영업에서의 수익과 비용 효율성을 더욱 높여야 하는 게 과제다.
일반적으로 운용자산에서 수익증권이나 대출채권 비중을 늘리면 안전자산에 속하는 국공채 대비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투자수익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자산 건전성이 저하되면 오히려 손실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DB손해보험은 대다수 신용위험이 수익증권과 대출채권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대출채권의 경우 상당 부분이 부동산 PF나 부동산 담보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로 이뤄졌다. PF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3조8000억원이다.
이와 관련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대출채권과 수익증권은 부동산 등 실물 경기 변동에 따른 손익 변동성이 내재돼 있다”라면서 “건전성 저하 우려가 상존한다. 투자자산의 건전성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DB손해보험은 건전성 지표가 떨어진 상태다. 부동산 경기가 부진한 탓에 가중부실자산비율이 0.41%로 전년 대비 0.3%p 상승했다. 또 고정이하자산비율은 1.88%로 1.58%p 올랐다. 올해 들어 일부 사업장의 건전성이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표 관리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 건전성 지표 문제는 금융당국의 권고 사항으로 관련 기준을 보수적으로 잡으면서 나타난 영향도 있다”라면서 “내부적으로는 올해 1분기 이후 재분류하면서 양호한 자산으로 다수 넘어갈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