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은 소재 산업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그동안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이에 국내 철강사들은 기업가치를 높여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배당 확대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주사 형태로 전환한 국내 철강사(POSCO홀딩스·동국홀딩스·세아홀딩스)는 배당 확대라는 방향은 동일하지만 최소 배당금 설정·높은 시가배당률·차등배당 등 각각 다른 방법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국내 철강지주사 3사의 달라진 배당정책과 향후 배당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세아홀딩스(058650)가 지난해 배당금 총액과 차등배당 폭을 전년과 같은 규모로 동결하면서 주주환원 확대 방침이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계열사들로부터 벌어들인 배당금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도 철강 산업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향후 배당금 확대 및 차등배당 폭 확대가 다시 이어질 수 있을지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아그룹 캐릭터 '세론이' (사진=세아홀딩스)
지주사 수익 감소에 배당재원 ‘감소’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아홀딩스는 지난 3월21일 주주총회를 열고, 138억원의 배당금 지급안을 의결했다. 배당안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및 특수관계인은 주당 3500원, 일반주주는 주당 4000원을 배당받는 차등 배당안도 함께 결정됐다. 올해 배당안은 배당금 규모와 차등배당 내용이 지난해와 동일했다.
세아홀딩스는 2021년 회계기준부터 주주환원 확대를 선언하고, 차등배당 등 주주환원 확대책을 실시했다. 세아홀딩스는 지난 2021년 배당금으로 99억원을 지급했다. 2020년(90억원)에 비해 배당금을 10% 늘렸다. 아울러 차등 배당도 처음 실시했다. 최대주주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및 특수관계인의 주당 배당금을 2500원, 일반 주주의 주당 배당금을 2750원으로 차등 책정한 바 있다. 이어 2022년도 회계기준 배당금을 138억원으로 확대하고, 최대주주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및 특수관계인은 주당 3500원, 일반주주는 주당 400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배당이 확대되지 못한 이유는 세아홀딩스의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에 있다. 2022년까지는 철강 경기가 좋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철강 경기가 위축되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해 세아그룹 내 철강 계열사들이 철강 경기 위축에 배당금 규모를 줄이면서 세아홀딩스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줄었다. 세아홀딩스의 지난해 개별 기준 매출액은 460억원, 영업이익은 213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에 비해 매출(567억원)과 영업이익(396억원)이 각각 18.9%, 46.2% 감소했다.
세아홀딩스는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확대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올해 계열사들로부터 배당 수익이 늘어나지 못하면 내년도 배당을 확대하기 어렵다. 계열사 배당금에 수입 다수를 의존하는 지주사 특성상 올해 세아그룹 내 철강 계열사들의 실적이 내년도 세아홀딩스의 배당 확대 조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등배당 폭 동결
향후 세아홀딩스가 배당 확대와 차등배당 폭을 늘리기 위해서는 계열사로부터 얻는 배당수익이 늘어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세아홀딩스의 이익잉여금은 7924억원에 달하지만 법정 적립금 및 유형자산 및 지분 형태로 있는 자산을 제외하면 실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9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향후 배당금 수입이 줄어든다면 내년도 배당 확대를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세아홀딩스는 자산이나 지분 매각 등으로 발생한 일회성 수익은 배당 재원으로 삼지 않는다는 단서를 달았기 때문에 배당은 경상적인 배당금 수입으로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올해 배당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계열사 배당금이 증가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 철강 경기가 위축되고 있어 세아홀딩스의 매출 전망이 불확실하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 시황에 큰 영향을 끼치는 중국산 철강 수입량이 예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증권은 올해 세아홀딩스의 최대 계열사인 세아베스틸지주의 매출을 3조6990억원, 영업이익을 1010억원으로 전망해 지난해보다 각각 9.4%, 48.7% 감소할 것이라 분석했다. 계열사 실적 감소로 지주사 배당금 수익이 줄어들 경우 배당금 총액을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서 차등배당 폭을 조정하는 방식의 주주환원 확대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세아홀딩스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주사의 특성상 계열사 배당금 등에 매출을 의존하고 있다”라며 “향후 계열사들의 실적 등에 따라 배당 정책을 살펴볼 계획”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