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 관련 테마주로 묶인 기업들의 공통점이 있으니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빨리 올라 투자주의 경고를 받았다는 점이다. 방송, 엔터 등 초전도체와 무관한 업종을 하던 곳들인 점도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아센디오(012170), 씨씨에스, 다보링크는 '초전도체 연합'을 결성했으나 재무상태가 어려운 상황에서 다소 무리하게 초전도체 정관을 추가하거나 사업을 확장한 정황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에 <IB토마토>에서는 각 기업들의 실적을 비롯해 재무 건전성과 사업 가능성 및 현황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려고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다보링크(340360)가 최근 신사업으로 초전도체를 추가했지만, 아직 사업을 개시하기까지는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납입일이 미뤄진 데다가 주식 수가 늘어나 주주 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무엇보다 다보링크의 최대주주인 테라사이언스는 다보링크 지분을 매각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다보링크가 투자한 그린비티에스도 씨씨에스 최대주주 지위가 위태로워지는 등 각종 리스크에 휩싸이면서 초전도체 상용화를 향한 길은 다소 험난할 전망이다.
유상증자·전환사채 주식수 증가에 주주가치 희석 '우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보링크는 지난해 매출 754억원을 기록해 2022년 매출 649억원보다 16.20%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2022년 29억원에서 지난해 9억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연구개발비를 2022년 28억원에서 2023년 23억원으로 줄이는 등 경영 효율화를 한 덕분이다.
다보링크는 본업인 정보통신장비 사업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032640)와
KT(030200)에 가정용 무선공유기(AP)를 납품해 매출은 늘었지만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다보링크는 신사업을 추진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다보링크가 기존에 주력하고 있는 정보통신장비 사업과 연계해 영상·공연·방송 제작 등 분야로 확대하려고 했으나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초전도체를 사업 정관에 추가하게 되면서 관련된 기계·전기·전자 등 분야로 신사업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정관변경의 건을 결정하는 임시주주총회가 오는 30일에서 다음달 21일로 연기되면서 신사업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납입일도 6월 이후로 연기됐다. 이 때문에 초전도체를 비롯한 신사업은 아직 준비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납입이 완료된다면 필요한 자금은 확보할 수 있겠지만, 이로 인해 발행 주식수가 늘어나고 주주가치가 다소 희석될 우려가 있다.
다보링크는 제2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를 150억원 규모로 모집했는데 신규661만3756주 발행해 현재 발행주식 총수 4338만8212주에서 15.24%에 달하는 주식수가 추가될 전망이다. 또한 유상증자로는 100억원을 모집하는데 신주 546만1496주를 7월15일 상장해 12.59%가 추가될 예정이다. 6월 이후로 현재 주식 수에서 총 27.83%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다보링크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선 일단은 실적이 개선돼야 하는 부분이 있다”라며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이 (있어) 2022년보다 2023년에 재무 상태는 호전이 되어가고 있다”라며 “유증이나 전환사채(CB) 발행은 발행사 쪽과 계속 협의를 하면서 연기된 상태라 6월까지는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대주주 테라사이언스 다보링크 지분 매각에 초전도체 사업 '오리무중'
다보링크가 초전도체 사업을 추가하게 된 것은 지난해 말 최대주주가 테라사이언스로 바뀌면서부터다. 이어 다보링크는 그린비티에스 전환사채(CB)를 매입해 투자를 감행하는 등 초전도체 사업을 본격화하는 듯 했으나, 올해 들어 사업 추진은 다소 소극적인 모양새다. 무엇보다 테라사이언스는 최근 다보링크 지분을 매각했으며 상장폐지 위험에도 처해 향후 초전도체 사업 진행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테라사이언스는 다보링크 지분 1749만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 11일 이 중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850만주 매각에 나섰다. 테라사이언스는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잉여현금흐름(FCF)도 적자를 연속하면서 현금창출력이 미흡한 수준이다. 이에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다보링크 주식을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테라사이언스가 850만주를 모두 매각해도 잔여 주식 899만여주를 보유해 지분율은 20.72%로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하겠지만, 지배력은 약화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테라사이언스는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된 상태에서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아울러 지난해 감사보고서 제출에 대한 감사의견이 '의견거절'임을 공시해 상장폐지사유에 해당하게 됐다. 테라사이언스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되며 이로 인한 사업 추진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편, 다보링크는 협업을 통해 초전도체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이 또한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초전도체 기업 그린비티에스가 씨씨에스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다보링크는 그린비티에스 전환사채(CB) 20억원을 사들여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 하지만 그린비티에스는 현재 과기정통부의 최대주주 승인을 받지 못해 보유 지분을 토해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다보링크 측은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며 그린비티에스가 씨씨에스 최대주주 자격을 박탈해 초전도체 사업 지속이 불투명해진다면 전환사채(CB)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도 고려하고 있다.
다보링크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저희가 개발보다는 협업 위주로 진행을 할 것 같다. 그린비티에스에 20억원 규모로 전환사채(CB)를 취득한 것도 회사에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하는 것”이라면서도 “만약에 그린비티에스가 씨씨에스의 최대 주주로 들어가지 못한다고 하면 저희는 전환사채권을 회수하는 상환 요청을 하는 절차도 고려하고 있다. 향후에는 직접 생산에 대한 방향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