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한창(005110)이 외부 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인해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한창은 지난 18일 이의신청서를 제출해 대응하고 있다. 한창은 지난해 자본잠식률이 87%로 급증하는 등 자본잠식이 심화되고 있지만, 증자 계획이 지연되는 등 자금 조달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향후 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이 성공해야 상장폐지 요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창 부산 연제구 본사(사진=네이버 지도)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창은 지난 18일 2023년 사업연도 감사인의 감사보고서상 감사의견거절 사유로 인해 상장폐지기준 해당 사실과 관련해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현행 한국거래소 규정 48조 3항 2호에 따르면 외부 감사인의 의견거절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지난달 28일에 제출된 한창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인들은 한창에 대해 계속기업 존속불확실성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감사의견을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기업 존속불확실성의 근거는 자본잠식 상태가 심화되는 가운데 증자 계획이 연기되면서 자금 조달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할론가스 제조업·부동산 개발사업 및 철강 유통 사업을 하는 한창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가 12억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2022년 한창의 자본총계(233억원)에서 94.9%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창의 자본금도 397억원에서 93억원으로 급감했다.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작아지면서 자본잠식률이 상승했다. 2022년 한창의 자본잠식률은 41%에서 지난해 87%로 급증했다.
자본잠식이 심화되는 가운데 향후 한창은 증자를 통해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야 상장폐지 요건에서 탈출할 것으로 보인다. 외부 감사인이 자본잠식이 심화되는 가운데 자금 조달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만큼 자금 조달 문제가 해소되어야 상장폐지 가능성도 해소될 전망이다.
이에 한창은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정이 밀리며 자금 조달 가능성에 의문이 지속되고 있다.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행 등 증자가 이뤄진다면 자본금 확충이 이뤄지면서 자본잠식을 해소할 수 있고, 자금 조달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창은 최대주주인 타이탄 에쿼티(TITAN EQUITY)를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었지만 납입일이 2월23일에서 4월25일로 미뤄지면서 자본 확충도 지연된 상태다. 200억원의 전환사채(CB) 발행도 납입일이 유상증자와 동일하게 4월25일로 연기됐다.
300억원 규모의 증자 계획이 완료될 경우 한창의 자본금은 393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를 웃돌며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경영권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증자 계획만 이행할 경우 상장폐지 요건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한편 한창이 지난 18일 한국거래소에 이의신청을 하면서 향후 한국거래소의 결정에 따라 한창의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시행세칙 19조 5항에 따라 한국거래소가 한창의 이의신청을 수용할 경우 한창은 최대 1년의 개선기간동안 증자 및 전환사채 발행을 완료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창 측은 한국거래소에 이의신청뿐 아니라 재감사 추진뿐 아니라 경영개선과 신사업 추진을 통해 매매거래가 재개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