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엠에스오토텍(123040)이 교환사채(EB)를 통해 자금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 엠에스오토텍은 해외 매출 성과로 실적이 개선됐지만, 자회사 명신의 적자가 지속되면서 발목을 잡힌 모습이다. 명신에 대여한 대여금 1000억원을 포함해 최근에만 세 차례 EB를 발행해 2000억원 가까이 빌렸다. 실적 호조가 이어져 부채비율은 감소하고 있지만, 자금 재조달(리파이낸싱) 상황이 지속돼 근본적인 재무 구조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회사 실적에 울고 웃고, 명신 대여금 1000억원 EB로 확보
18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엠에스오토텍은 지난해 매출 2조818억원, 영업이익 174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매출 1조8576억원, 영업이익 1391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해 각각 12.07%, 25.66% 증가한 수치다.
엠에스오토텍은 2010년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자동차 부품 제조사다. 최근 4년간 실적 성장세가 이어졌는데 2020년 1.2조원에 머물던 매출은 2021년 1.5조원, 2022년 1.9조원으로 높아졌다. 수익성도 개선됐는데 영업이익률은 2020년 2.21%에서 2023년 8.40%로 상승했다. 현대자동차 1차 벤더인 만큼 최근
현대차(005380) 실적이 성장함에 따라 수혜를 입었다. 해외 매출은 2022년 1조1728억원에서 2023년 1조3810억원으로 늘었다. 주요 계열사
명신산업(009900)과 함께 글로벌 자동차 기업인 테슬라에 부품을 공급한 덕분이다. 엠에스오토텍은 명신산업의 최대주주로 지분 33.9%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엠에스오토텍은 최근 또 다른 자회사 명신 때문에 휘청이고 있다. 앞서 엠에스오토텍은 종속회사인 명신에게 자금 1000억원을 대여해 주기로 했다. 그런데 모든 대여 금액을 교환사채로 마련했다. 지난 16일 엠에스오토텍은 제36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사모 EB 300억원을 발행했는데 명신에 지급하는 대여 자금을 모집하기 위해서다. 지난 15일에는 제35회차 EB를 1200억원 규모로 발행했는데 이 중 700억원은 명신을 위한 자금 대여 금액이었다. 명신에서는 1000억원에 달하는 대여금을 자재를 매입하고 이자비용으로 쓰는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엠에스오토텍 입장에서는 EB를 추가로 발행할 경우 부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다만 회사 측은 명신 지분을 89.4% 보유해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태규 명신 대표이사는 엠에스오토텍의 창업주인 이양섭 회장의 아들이기도 하다. 실상 모회사인 엠에스오토텍이 실제로 아들 회사를 돕고 있는 셈이다. 이태규 씨는 엠에스오토텍의 사장에도 올라 있다.
하지만 최근 명신의 실적과 재무 건전성은 위태롭다. 앞서 이태규 엠에스오토텍 사장(사내이사)은 지난 2018년 자회사 명신을 통해 한국GM으로부터 명신 군산공장을 1130억원에 인수했다. 군산공장을 전기차 위탁생산 기지로 삼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지난해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면서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2151억원) 대비 18.58% 줄어든 1752억원에 그쳤다. 영업손실도 2022년 133억원에서 지난해 375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583%에 달해 심각한 상태다.
엠에스오토텍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원래 군산공장을 인수하면서 전기차 위탁 생산을 하려고 했는데 투자자가 전기차를 생산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하면서 현재 다른 매출로 버티고 있다”라며 “현재 엠에스오토텍은 경영진 및 지원을 포함해서 명신의 (실적을) 어떻게든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교환사채 발행 2000억원 달해 부채비율 확대 '전망'
엠에스오토텍은 지속된 실적 호조로 부채비율은 감소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부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자회사 명신을 살리기 위해 보유한 명신 주식을 팔게 돼 엠에스오토텍은 최대주주 지위를 잃게 될 전망이다.
최근 연결 기준으로 엠에스오토텍 부채비율은 감소했다. 3년 전인 2020년까지만 해도 부채비율은 332.3%에 달했지만 2021년 277.2%, 2022년 233.9%에서 지난해 192.5%까지 축소됐다. 하지만 엠에스오토텍은 올해 4월에만 교환사채를 세 차례 발행해 부채비율은 또다시 높아질 전망이다. 36회 EB 300억원, 35회 EB 1200억원, 34회 EB 490억원을 합치면 총 1990억원에 달한다. 이를 지난해 부채에 단순 합산하면 부채총계는 1조2949억원이 되며 지난해 자본총계로 나누면 부채비율은 227.5%로 증가한다.
이미 명신 대여금을 위해 36회·35회 EB를 발행했고, 35회 EB 나머지 금액인 500억원은 모두 25회·27회 EB 금액을 상환하기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지난 16일 발행한 제34회 EB 490억원도 전액 채무 상환을 위한 것으로 자금 확보를 위해 다시 빚을 지는 자금재조달(리파이낸싱)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교환사채 전환 시 부채는 감소하면서 부채비율은 개선되겠지만 엠에스오토텍이 현재 보유한 명신과 명신산업 주식을 교환해 지배력이 다소 약화될 전망이다. 34회차 EB는 명신산업 주식 327만5401주(6.24%)를 교환한다. EB 전환 시 엠에스오토텍의 최대주주 지위는 여전하겠지만 명신산업 지분율은 현재 33.9%에서 27.66%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35회차·36회차 EB는 명신 주식 각각 108만3032주(42.86%), 27만758주(10.71%)를 모두 마션 유한회사를 대상으로 발행하는데, 이로 인해 최대주주가 마션 유한회사로 바뀔 수 있다. 교환사채 전환 시 마션 유한회사는 명신 주식 53.57%를 보유하게 되고, 엠에스오토텍은 명신 주식 35.83%를 보유한 2대 주주에 머물게 된다.
아울러 별도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아직 위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엠에스오토텍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2022년 지난해 246.6%에 달했다. 유동비율도 별도 기준은 58.29%로 적정 수준은 100%를 넘지 못했다.
엠에스오토텍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부채비율은 연결 기준으로는 실적 개선이 되면서 감소하고 있다. 별도 기준에서는 부채 비율이 높기는 하지만 자회사인 군산공장이 잘 운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명신의 대주주로서 역할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