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메리츠캐피탈이 부동산금융과 자동차금융을 중심으로 사업기반을 확충했으나 안정성 저하가 우려된다. 사업 포트폴리오 특성과 더불어 건당 여신규모도 큰 탓이다. 다만 동종업계 대비 수익성은 우수해 자본적정성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타워(사진=메리츠증권)
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 메리츠캐피탈의 총자산은 8조6025억원이다. 전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 2018년 5조5154억원에 비하면 짧은 기간 자산 규모가 50% 넘게 커졌다. 업계 평균에 비해 빠르게 자산을 키워올 수 있었던 것은 계열사와의 연계영업과 재무지원 덕분이다. 메리츠캐피탈은 딜소싱과 공동심사, 투자 등 부동산금융 부문 내에서 사업경쟁력이 우수한 계열사와 연계 영업을 진행해왔다. 지난 2021년 취급액을 늘린 부동산금융부문의 경우 2년 만에 사업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메리츠캐피탈의 총채권 기준 사업포트폴리오는 부동산금융 40.3%, 자동차금융 37.7%다. 두 부문만 합쳐도 80%에 육박한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 자동차금융 규모는 줄어들었다. 부동산금융이 2020년 이후 지속 늘어나 지난해 말 2조5850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자동차금융 채권은 2조4155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오토할부와 달리 오토리스, 오토론 채권이 규모가 작아진 탓이다.
메리츠캐피탈은 수익규모도 자동차금융과 부동산금융의 영업기반을 바탕으로 확대하고 있다. 메리츠캐피탈 수익 합계는 지난 2019년 5879억원에서 2023년 9941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이 3595억원으로 같은 기간 소폭 감소했지만 조정총자산순이익률은 동종업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메리츠캐피탈의 조정충전영업이익률은 4.1%로 2022년 4.6%보다 0.5p 하락했으나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이다. 조정총사산순이익률도 피어그룹 대비 높다. 피어그룹의 조정총자산순이익률은 1.5%인 데 반해 메리츠캐피탈은 1.7%다.
문제는 부동산금융 비중이 큰 만큼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라 대손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건당 여신 규모도 커 건전성 하락도 유의해야 한다. 지난해 말 메리츠캐피탈의 연체자산은 3920억원으로 전년 1139억원 대비 3배 넘게 증가했다. 고정이하자산도 같은 기간 773억원에서 2829억원으로 규모가 커졌고, 요주의이하여신도 같은 기간 2683억원에서 7386억원으로 늘었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요주의이하 자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대출은 PF대출을 포함한 기업대출로, 이 경우 부동산 시장 악화와 경기 둔화로 회수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해 말 연체율과 요주의이하자산비율도 각각 6.1%와 11.5%로 전년 말 대비 크게 상승했다. 피어그룹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연체율은 2.4%, 요주의이하자산비율은 6.7%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거액 기업금융 위주 사업 특성상 여신포트폴리오의 집중도 위험이 크고 경기침체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PF자산이 증가하고 있다"며 "건전성 변화 추이에 대해 꾸준히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