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지난해 비씨카드의 카드자산 규모가 크게 성장했다. 회원사 신용카드 결제 실적이 증가하면서 매입대금이 늘어난 효과다. 자체카드 사업도 대폭 성장하면서 힘을 보탰다. 주요 회원사인 우리카드가 이탈할 예정이라 비씨카드는 자체사업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신용판매 자산 성장에 외형도 ‘쑥’
2일 회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지난해 신용판매 자산(채권금액, 별도 기준)이 2조7064억원으로 전년도 1조8824억원 대비 43.8%(8240억원) 증가했다. 자체카드 매입대금이 4442억원이며 회원사 신용카드 매입대금이 2조2622억원이다. 같은 기간 자체카드는 96.2%(2178억원), 신용카드는 36.6%(6063억원)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코로나19 이후 카드사 신용판매 영업이 정상화된 영향이 주효했다. 내수소비가 개선되면서 카드사 결제가 확대, 비씨카드 매입실적도 늘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여기에 자체사업 확대도 영향을 미쳤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 카드자산 증가는 회원사 11곳의 카드 소비가 많이 늘어난 영향이 있다”라면서 “자체카드인 바로카드 역시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면서 고객을 모집하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회원사 서비스 미수금은 총 1618억원으로 확인된다. 전년도 대비 19.2%(261억원) 늘었다. 미수금 구성은 회원사 미수금 856억원에 국제카드 대급금 398억원, 기타 대급금 364억원 등이다.
이외 기타 주요 자산으로 ▲팩토링채권 527억원 ▲대출채권 1조102억원 ▲금융리스채권 540억원 등이 있다. 팩토링채권 규모가 감소한 반면 대출채권과 금융리스채권은 소폭 증가했다. 카드자산 외 요소인 대출채권과 금융리스채권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항목이다. 대출채권의 경우 지난 2022년 규모를 한차례 크게 늘린 바 있는데 작년에는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하는 모습이다.
카드자산 확대에 따라 비씨카드의 지난해 금융자산 규모는 4조4261억원으로 커졌다. 그 전년도 규모는 3조7875억원이다. 여기에는 현금과 현금성자산, 파생금융자산 등이 포함된다.
(사진=비씨카드)
우리카드 이탈 예고…‘자체카드’로 응수
비씨카드는 일반적인 전업 신용카드사와 달리 프로세싱(Processing) 업무를 담당한다. 회원사를 위한 카드 발급부터 거래 승인, 매출전표 처리와 대금 청구, 브랜드 관리, 신상품 서비스 개발, 가맹점 관리 서비스 등이 있다.
비씨카드는 이 같은 자체사업 확대와 함께 사업 다각화를 통한 기반 강화를 주요 과제로 꼽는다. 우리카드가 독자 가맹시스템을 구축함에 따라 사업 기반이 기존보다 축소된다는 우려에서다. 단기간 내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우리카드의 독자 결제망 구축으로 비씨카드의 신용카드 프로세싱 부문은 사업 기반 약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면서 “현재 발급된 카드의 만기가 도래할 때까지 비씨카드가 계속 서비스를 유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급격한 실적 저하가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카드는 프로세싱부문 이용실적과 이익창출에 가장 기여도가 높다”라며 “회원사 이탈이 중장기적으로는 프로세싱 기반 약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씨카드는 이와 함께 자체카드 사업 강화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2021년 본격 시작한 자체카드 사업은 케이뱅크 심플카드부터 로스트아크 카드, 신세계백화점 제휴카드, KT슈퍼카드, 마켓컬리 전용 PLCC카드, 항공 마일리지 적립용 에어플러스카드, 고트카드 등을 선보였다. 제휴회사를 늘리면서 카드 구성을 다양화하고 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올해도 자체카드 상품을 다양하게 출시할 예정”이라면서 “회원사의 경우 특히 핀테크 쪽으로 넓히고 있다. 핀테크 기업이 비씨카드 결제망을 활용해 실물카드를 발급하는 사업을 확대 중”이라고 밝혔다.
중장기적 이익창출을 위해 자체사업 확대가 필수적이나 이 과정에서 재무안정성이 기존보다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카드 프로세싱 업무는 기본적으로 신용위험 리스크가 낮지만 자체카드나 대출자산 확대 사업은 마케팅비용, 대손비용, 이자비용 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