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휴게소 사업을 철수하면서 지난해 외형이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형 감소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그동안 수익률이 저조했던 휴게소 사업을 정리한 가운데 최근 업황 개선 등으로 인해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은 향후 위탁운영사업과 푸드테크 사업 등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찾아가겠다는 계획이다.
'매출 800억원' 휴게소 철수…푸드테크 사업 드라이브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매출액은 7323억원으로 직전연도 사업보고서 기준 매출액인 7360억원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도로공사와 운영권 임대차 계약 만료로 지난해 10월 휴게시설 11개점을 운영 종료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기업평가 등에서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휴게사업 매출을 2022년 799억원, 2023년 1~10월 605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며, 사업 종료로 인해 연간 800억원 내외의 매출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2022년을 기준으로 휴게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91%에 이르는 만큼 지난해 10월 말 영업이 종료됨에 따라 올해에도 외형 감소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 대비로는 8.26%로, 연간 10% 내외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휴게소 사업의 수익률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사업 중단으로 인한 영향은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말 기준 처분할 예정인 사업부문에서 발생한 이익인 중단영업이익은 약 18억원 수준에 그쳤다. 단순 계산시 영업이익률은 2.98% 이하인 셈이다. 운영 수익률이 낮은 데에는 높은 수수료와 임대료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낮은 수익률과 함께 코로나19 확산 이후 휴게소 사업이 크게 타격을 받으면서 환경 변화를 타지 않는 신사업에 대한 내부의 니즈가 커졌다. 실제로 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휴게소 매출액은 1조4304억원에 달했지만, 감염병 확산 2년 만에 1조원선이 붕괴되면서 9813억원으로 쪼그라든 바 있다.
이에 한화호텔앤리조트는 지난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사업 정리 수순을 밟아왔다. 지난 2020년에는 외식서비스업을 담당하는 F&B 사업부문을 분할해 1개의 분할신설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고속도로 휴게소와 주유소 사업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남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문이 '더테이스터블' 로 분할됐다.
이어 올해 초에는 더테이스터블의 사명을 한화푸드테크로 변경하고 푸드테크 시장 적극 공략에 나섰다. 푸드테크는 음식(Food)과 기술(Technology)을 합친 말로, 인공지능(AI)·3D프린팅·로봇 등 최첨단 기술을 식품 산업 전반에 활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와 관련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휴게소 사업 정리를 고민해왔다"라며 "이에 최근 휴게소 사업의 경우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서 환경 변화에 덜 민감한 분야를 중점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푸드테크 지난해 성장률 17%…업황회복도 '긍정적'
2020년 분할 설립된 한화푸드테크의 실적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 350억원 수준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2022년 3배 가까이 증가하며 103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에는 1216억원으로 직전연도 대비 17.36%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021년 71억원 손실에서 2022년 2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2021년 118억원 손실에서 2022년 9억원 흑자로 전환한 후 지난해에는 1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화푸드테크의 사업보고서는 아직 공시되지 않았지만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도 성장세를 보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최근 여행 수요 회복으로 인해 주력사업인 콘도·호텔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에 지난 2021년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하던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실적은 2022년 39억원으로 흑자전환, 지난해에는 6배 이상 성장세를 보이며 23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0.53%에서 3.25%로 개선됐다. 저수익 리조트와 골프장 등을 철수·매각한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원가 효율화 등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에도 관광객 유입 등으로 국내 호텔 수요가 일정 수준 유지되는 가운데 객실 단가가 상승하면서 영업실적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원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 중인 플라자호텔의 경우 외국인 고객 비중이 60% 이상으로 입국객수 증가로 인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라면서 "3월 추가적인 객단가 인상도 영업실적에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설명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