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2786억원 투자…SK디스커버리 이은 2대주주주당 매입단가 3만6000원…2만원대 주가 상승 모멘텀 절실'인적분할'된 SK디앤디·SK이터닉스 이달 말 재상장 예정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지난 2018년
SK디앤디(210980) 지분을 취득한 뒤 올해로 투자 6년차를 맞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의 엑시트 여부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특히 최근 SK디앤디의 인적분할에 따라 ‘기업가치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금 회수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SK디앤디가 연내 매각 예정인 명동N빌딩.(사진=SK디앤디)
2700억원 들여 SK디앤디 지분 인수…‘투자 7년차’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코개발홀딩스 유한회사는 지난해 12월 기준 SK디앤디의 지분 31.27%를 보유하고 있다.
한앤코는 한앤코개발홀딩스를 통해 지난 2018년
SK가스(018670)와 최창원
SK디스커버리(006120)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SK디앤디의 구주를 주당 4만4000원에 1954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이후 두 차례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833억원을 출자했다. 한앤코의 총 투자금액은 2786억원이고, 주당 매입단가는 3만6833원이다. 한앤코는 투자 이후 배당금 등으로 약 281억원의 투자금을 회수해 왔다.
한앤코는 SK디앤디의 모회사인 SK디스커버리(34.09%)에 이은 2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8년부터 총 8명으로 구성된 SK디앤디 이사회 중 2명이 한앤코 임원이다. 김재민·이동춘 한앤코개발홀딩스 부사장이 각각 비상근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SK디앤디는 오는 26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이 2명의 기타비상무이사를 재선임할 계획이다.
그러나 한앤코의 지분 취득 이후 SK디앤디의 주가 흐름은 지지부진하다. 2020년 9월 6만3000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2021년 하반기부터 3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현재 SK디앤디의 주가는 2만4700원이다.
SK디앤디·SK이터닉스 인적분할…주가 반등 모멘텀 기대
지난해 12월 기준 SK디앤디의 사업부문은 △부동산개발·운영사업 △신재생에너지사업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가구사업 등 4개로 구성돼 있다. 올해 3월1일 SK디앤디의 신재생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부문은 신설 회사인 SK이터닉스로 분할됐다.
순자산가액을 고려한 분할 비율은 SK디앤디가 77%, 신설법인인 SK이터닉스가 23%다. 인적분할로 회사가 나눠졌기 때문에 한앤코는 기존 SK디앤디의 지분율을 SK이터닉스에서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그간 SK디앤디는 부동산 개발·운영사업과 에너지사업을 병행함에 따른 기업가치 디스카운트가 불가피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관련 디벨로퍼 국내 상장사가 PBR(주가순자산비율) 2배 이상의 밸류에이션 평가를 받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순자산 가치 만으로도 최소 4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라며 “여기에 부동산 사업 가치를 더하면 시가총액 8000억원 이상까지 주가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라고 지적했다.
SK디앤디 역시 이 같은 시장의 지적에 인적분할을 단행했다는 설명이다. 김도현 SK디앤디 대표는 이달 초 “불안정한 시장 상황 속에서 향후 더 큰 폭의 성장을 위해 내실을 다지고 있는 지금이 분할을 통해 가치 제고 극대화를 하는 데 적기라고 판단했다”라며 “SK디앤디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여 금융 구조 다각화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지난해부터 추진한 플랫폼 사업의 가시화를 통해 신성장 동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디앤디의 주식 매매거래는 지난달 28일부터 정지된 상태다. 이달 29일 SK디앤디와 SK이터닉스는 유가증권시장에 각각 재상장될 예정이다.
SK디앤디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796억원, 영업이익 1903억원, 당기순이익 1030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의 이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에는 지난해보다 많은 5634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영업이익은 643억원에 불과했고, 881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2021년에도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슷한 2098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하고 이뤄진 에너지사업의 분사로 재상장 이후 SK디앤디와 SK이터닉스의 주가 상승에 기대감이 증폭되면서 한앤코의 연내 엑시트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9월 인적분할 발표 이후 SK디앤디의 주가는 최대 41% 상승한 바 있다.
다만 한앤코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SK디앤디 지분에 대한 어떠한 계획도 밝힐 수 없다”라며 말을 아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