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혜선 기자]
현대바이오(048410)사이언스(이하 현대바이오)가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에이디엠코리아(187660) 인수를 결정하면서 신약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현대바이오는 이번 인수를 통해 범용성 항바이러스제인 '제프티'의 적응증 확대를 꾀하고 있다.
에이디엠코리아 지분 23% 인수 결정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1일 현대바이오가 CRO 기업인 에이디엠코리아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디엠코리아의 지분 32.47%를 보유한 기존 최대주주
모비스(250060)와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수'를 결정했다.
이번 계약의 목적은 지분 취득을 통한 경영권 확보와 사업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함으로, 현대바이오는 204억원을 투자해 지분 23%(502만2737주)를 확보하게 된다. 계약체결일인 11일에 계약금 62억원을 지불했으며, 잔금 142억원을 오는 5월20일 지급하면 양수가 완료된다.
현대바이오 뿐만 아니라 공동 인수자도 있다. 현대바이오의 최대주주이자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씨앤팜이 에이디엠코리아에 71억원 만큼 투자해 8%(174만7039주)의 지분을 얻고, 씨앤팜의 김연진 대표가 추가적으로 35억원을 투입해 3.91%(85만3865주)를 확보한다. 대금 납입이 완료된다면 기존 최대주주인 모비스의 모든 지분이 사라진다.
에이디엠코리아는 제약회사, 바이오벤처 등을 대상으로 임상시험과 관련한 전 영역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는 CRO 기업이다. 최근 한독테바, 보령바이오파마,
제일약품(271980) 등 굵직한 기업들과 계약을 맺어왔다.
이 가운데 현대바이오의 잔금 지급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바이오는 에이디엠코리아 인수를 위해 보유한 유동성 자금 뿐만 아니라 신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바이오는 지난해 말 기준 118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바이오는 자체 현금창출력이 약하기 때문에 5월 이전까지 잔금 지급을 위해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한 자금 확보가 필요하다. 실제 현대바이오는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60억원 만큼의 현금이 유출됐다. 지난해 부진한 매출(95억원)에 영향을 받아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시작점인 당기순손실이 145억원 만큼 발생한 영향이 컸다.
<IB토마토>는 인수 자금 조달 방법 등에 대해 수차례 취재 시도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에이디엠 통해 제프티 적응증 확대 목표
문제없이 인수가 이뤄지면 현대바이오는 에이디엠코리아를 통해 연구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바이오는 제프티의 코로나19치료제 역할을 넘어 220종 바이러스 질환을 대상으로 적응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바이오는 현재 POLYTAXEL와 CP-COV03(제프티) 등 총 2개의 주요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POLYTAXEL은 화학합성 신약인 췌장암 치료제다. 지난 2020년 현대바이오의 최대주주인 씨앤팜과 '신약 공동개발 및 지식재산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면서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지만 호주 임상 1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또한, CP-COV03는 제프티라는 이름을 보유한 화학합성 개량신약인 범용성 항바이러스제다. 앞서 제프티는 임상 2/3상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지만 승인되지 못했던 바 있다. 이에 바이러스의 종류와 변이를 가리지 않고 제거하는 자기포식 메커니즘을 지닌 제프티를 16개 계열 220여 종의 바이러스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세계 최초 범용 항바이러스제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현대바이오가 인수를 통해 제프티의 적응증 확대를 구상하는 만큼 에이디엠코리아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에이디엠코리아를 통해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며 세계 범용 항바이러스제 시장 선점을 앞당기는 걸 목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인수가 마무리된 이후에는 에이디엠코리아의 실적이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이 숙제로 남는다. 에이디엠코리아는 2022년부터 급격히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다.
에이디엠코리아는 지난해 3분기까지 22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앞서 꾸준히 영업이익을 냈지만 2022년 7억5474만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고,지난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비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에이디엠코리아는 지난해 3분기까지 11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직전연도 같은 기간(114억원)과 비교하면 소폭 줄었다. 여기에 매출원가(율)과 판매비와 관리비(율)도 같은 기간 각각 78억원(68.98%), 37억원(32.6%)에서 81억원(73.74%), 51억원(45.95%)로 늘면서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IB토마토>는 에이디엠코리아의 실적 개선 방향 등에 대해 수차례 취재시도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