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부동산 개발사
SK디앤디(210980)가 인적분할로 신설된 SK이터닉스에 자금을 대여한다. 새로운 사업 진출에 앞서 부채관리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SK이터닉스는 신규 투자와 사업구조 변화 등 자금 소요 요인이 존재하는 만큼 SK디앤디의 관련 부담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디앤디는 특수관계인 SK이터닉스에 680억원 규모의 금전 대여를 결정했다. 이는 자기자본인 6971억원 대비 9.8% 정도다. 거래 일자는 12일이며 이자율은 8.0%다. 대여 기간은 오는 9월12일까지다. 사측은 자금 대여 목적으로 'SK이터닉스 채무상환'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SK이터닉스는 SK디앤디로부터 인적분할된 신설 법인이다. 앞서 SK디앤디는 지난 4일 진행된 이사회에서 SK이터닉스 인적분할을 완료한 바 있다. SK디앤디는 존속회사로서 부동산 사업을 다루고, 신설회사인 SK이터닉스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담당한다.
SK디앤디는 종합부동산 전문사를 표방하면서 공간 플랫폼과 리빙 솔루션 사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국내외 파트너사와 공동사업부터 자산운용 전문 자회사 및 부동산 운영관리 전문사와의 시너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성 등으로 사업 모델 다각화에도 나서고 있다.
SK이터닉스의 경우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친환경 발전회사로 출발했다. 분할에 따라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ESS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강화하는 등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삼았다.
금융투자 업계서는 SK이터닉스에 대해 시장 내 경쟁력은 뛰어나지만 단기적으로 낙관은 어렵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016360)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신재생에너지 정책 강도가 다소 약화되고 있다”라면서 “국내 신재생에너지 사업 역시 고금리로 진행이 둔화되고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에 의하면 SK이터닉스의 재무상태는 지난해 6월 말 별도 기준 추정으로 자산총계 5884억원에 부채총계 3948억원, 자본총계 1936억원이다. 부채비율은 203.9% 정도다. 리스부채를 제외한 차입금 의존도는 43.7%로 파악된다.
SK이터닉스는 신재생에너지나 ESS 사업 부문에서 영위하는 전력 판매와 발전소, ESS 운영 용역 등 사업의 이익이 비교적 안정적이다.
다만 풍력과 연료전지 등에서는 유동성과 부채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 이 경우 SK디앤디의 자금 대여 등 지원도 필요성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견해다.
선지훈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풍력과 연료전지 등 발전설비 설계·조달·시공(EPC) 매출은 외부 여건에 따라 수주 실적이 변동될 수 있다”라면서 “신규 발전소 건설 등으로 자본적지출(CAPEX)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전력 중개를 비롯한 그린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추진할 계획으로 향후 신규 투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금 소요와 사업구조 변화, 중장기적 투자 성과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