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우리카드가 올해 첫 발행 채권으로 사회적 채권(ESG채권)을 선택했다.
우리금융지주(316140) ESG정책에 발맞추려는 모습이다. 우리카드는 지난해에도 ESG채권을 신용카드 업계서 가장 많이 발행했는데, 올해도 그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ESG채권 발행은 회사 이미지 개선이나 투자자 모집에 효과가 있다.
ESG채권 대규모 발행…중소 가맹점 금융지원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전날 총 39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공모 발행했다. 채권 구성은 ▲제236-1회차 300억원 ▲제236-2회차 800억원 ▲제236-3회차 200억원 ▲제236-4회차 1000억원 ▲제236-5회차 1600억원 등이다.
발행금리는 3.8%~3.9%에서 결정됐다. 만기 구조는 2년물, 2년6개월물, 3년물 등이다. 카드채 발행금리 수준은 올해 초부터 완화되는 양상인데, 우리카드 역시 3%대까지 떨어졌다. 우리카드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A급으로 상위권 카드사(AA+등급)인 신한카드,
삼성카드(029780), KB국민카드보다 한 단계 낮다.
우리카드가 가장 최근 발행한 공모사채는 지난해 10월이다. 당시 금리는 4.4%~4.8% 수준에서 형성됐다.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이 폐지되면서 카드채를 비롯한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가 일시적으로 크게 상승했다.
우리카드는 연간 자금조달 계획에서 1월~2월 등 연초에는 발행 물량이 크게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연말에서 올해까지 공모사채 발행 기간이 길어진 이유다.
채권 발행에 따른 자금 사용 목적은 모두 운영자금이다. 다만 ESG채권은 기본적으로 사회·경제 발전에 자금을 배분해야 하는 목적이므로 단기적 영업 실적이나 재무성과 제고를 위한 것은 아니다. ESG채권은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에서 정한 ▲녹색채권 원칙 ▲사회적채권 원칙 ▲지속가능채권 가이드라인에 부합해야 한다.
우리카드 발행 건은 사회적 채권으로서 영세 또는 중소 가맹점 금융지원(카드결제대금 지급)에 자금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첫 회사채 발행에 힘을 쏟고자 투자자들과 확인해 ESG채권으로 발행했다"라며 "중소상공인 가맹점 대금 납입주기 단축을 통한 금융지원이다”라고 설명했다.
2022년 이후 매년 초 발행 기조
다른 카드사 역시 최근 ESG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 하나카드는 이날 1700억원 규모의 공모사채를 ESG채권으로 발행했다. 하나카드(회사채 신용등급 AA급) 역시 발행금리가 3.8% 수준에서 결정됐다. 하나카드는 조달한 자금을 취약계층 금융서비스 지원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카드사는 아직 ESG채권 발행 건이 없다.
카드업계에 의하면 지난해 ESG채권 발행 규모는 우리카드가 1조7771억원으로 가장 많다. 나머지는 ▲KB국민카드 3300억원 ▲하나카드 2600억원 ▲삼성카드 2500억원 ▲현대카드 2500억원 ▲롯데카드 600억원 수준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3200억원을 사회적 채권으로 발행한 바 있다.
(사진=우리카드)
우리카드는 그 전년도인 2022년(7300억원)에도 신용카드사 가운데 ESG채권을 가장 많이 발행했는데, 지난해는 금액을 더욱 크게 늘리면서 업계를 선도한 셈이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서 ESG채권 발행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올해 역시 전년 수준으로 발행할 예정”이라면서 “금융소비자 지원을 위해 사회적 채권 형태로 발행을 추진하고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ESG채권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카드사의 경우 ESG채권을 발행하게 되면 조달금리가 다소 낮아 비용적 측면에서 유리하다”라면서 “사회적 기여 측면에서 홍보 효과도 있고, 투자자 수요도 있다. ESG 관련 공시가 곧 시행 예정이라 여러 측면에서 고려할 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 크레딧 전문가는 “ESG채권 발행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조달금리를 낮춘다고 보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라면서 “ESG채권이 발행된 지가 오래되지 않았고, 여러 이슈 이후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ESG채권 발행도 줄어든 바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회사 이미지나 ESG 정책을 강화하는 차원”이라면서 “투자자 수요를 모집하는 데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