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IBK연금보험이 지난해 새로운 회계제도인 IFRS17 체계로 인해 실적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일정하게 유지했던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회사의 주요 보험영업 포트폴리오인 연금보험이 IFRS17에서는 수익성 자체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고금리 기조 등 시장 여건도 연금보험 영업에 비우호적이다.
바뀐 회계제도로 적자 전환
27일 생명보험협회 수시공시에 따르면 IBK연금보험은 지난해 잠정 당기순이익으로 -260억원을 기록했다. 법인세비용 차감 전 기준으로는 –344억원이다. 전년도인 2022년(회계기준 IFRS4·IAS39 기준) 대비 각각 -170.5%, -169.1% 크게 변동했다.
재무 현황은 자산총계 11조3526억원에 부채총계 10조7983억원, 자본총계 5542억원으로 나타난다. 자본금은 4900억원으로 자본금 대비 자본총계 비율은 113.1%다.
IBK연금보험이 순이익 적자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순익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481억원 ▲2018년 525억원 ▲2019년 455억원 ▲2020년 552억원 ▲2021년 615억원 ▲2022년 369억원 등 일정 수준에서 이익을 내고 있었다.
반면 지난해는 새 회계 기준이 도입된 이후 누적 기준 ▲1분기 125억원 ▲2분기 –61억원 ▲3분기 –318억원 등 이익이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IFRS17 수익 구조에서는 3분기 기준 보험손익이 135억원, 투자손익이 –587억원으로 나온다.
전년도 같은 기간 보험손익(-1400억원)이 마이너스로 손실을 내고 투자손익(1649억원)이 플러스였던 구 회계 기준 실적과는 반대되는 양상이다. 이는 보험부채에 붙는 이자비용 개념인 책임준비금전입액을 보험손익 내 비용으로 인식하다가 IFRS17에서 투자손익 항목의 보험금융비융으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IBK연금보험은 지난해 3분기 당시 보험금융비용으로 2274억원을 인식했다. 이는 투자비용 금액인 4859억원 가운데 46.8%에 달한다. 투자수익은 4273억원으로 비용보다 적기 때문에 투자영업 부문은 손실로 돌아섰다. 보험금융비용을 계산하지 않았다면 투자손익은 계속 흑자였던 셈이다.
연금보험 중심 포트폴리오, IFRS17서 수익성 제한
IFRS17 체계서 IBK연금보험의 수익성은 투자손익보다는 보험손익 부문에 문제가 있다. 투자영업에서 처리하게 된 보험금융비용, 즉 책임준비금전입액 개념은 부리되는 이자이지만 기본적으로 보험계약과 연관되는 사안이다.
IBK연금보험 측은 지난해 실적과 관련해 “세전이익이 전년 대비 843억원 줄었다”라면서 “투자쪽 변경 요인으로 648억원 증가한 반면 보험쪽 변경 요인으로 1491억원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IBK연금보험)
IBK연금보험은 보험영업 포트폴리오가 연금보험 중심으로 이뤄졌다. 생명보험협회 월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수입보험료 구성이 일반계정의 경우 연금보험(저축성보험)이 8305억원이며, 특별계정은 연금저축 1570억원, 퇴직연금(원리금보장형) 6502억원, 변액보험 89억원이다.
저축성보험은 IFRS17에서 대부분 수익에 잡히지 않는데 연금보험도 같은 맥락이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연금보험은 투자 상품으로 구분되고 보험계약으로 잡히는 부분이 크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이 잘 나오지 않는다”라면서 “IFRS17 기준에서는 연금보험의 많은 부분이 저축성으로 분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FRS17에서는 전입액이 투자쪽으로 빠졌기 때문에 만약 보험손익에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면 보험 부문 자체에서 손실이 나는 것과 같다”라면서 “회계 전과 후 둘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보험손익이 플러스라고 해서 반드시 좋아졌다고 볼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보험료수익 실적 자체도 좋지 않다. 전년도 동기인 지난 2022년 11월 기준 수입보험료는 일반계정(연금보험) 2조1712억원, 특별계정은 7323억원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연금보험 부문의 보험료수익 자체가 1조3407억원가량 떨어졌던 셈이다. 고금리 환경 탓에 연금보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IBK연금보험의 계약 상황은 연초 보유계약이 25만2265건이며, 신계약은 2만762건이다. 반면 효력이 상실되거나 해약된 계약은 2만6466건으로 신계약보다 많다. 결과적으로 11월 말 보유계약은 24만6062건으로 연초 대비 오히려 줄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