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적자 520억원에도 주당 300원 배당지난해 82억원 흑자에도 주당 300원 배당시가배당률 높였지만 주가 하락에 효과 '미미'매출 감소 속 비용 절감에 따른 '불황형 흑자'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롯데하이마트(071840)가 지난해 결산 배당금으로 전년과 동일한 1주당 300원을 책정해 주주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영업이익이 520억원대 적자에서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배당금 확대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시가배당률을 높였다는 입장이지만, 주가가 1년 새 16% 이상 하락하면서 시가배당률 확대가 배당금 확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다만, 지난해 흑자 전환이 매출 감소 속 비용 절감으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배당금 확대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역 롯데마트점(사진=하이마트)
4분기 비수기 여파에 연간 당기순이익 '적자' 유지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약 69억원을 올해 4월까지 지급할 예정이다. 총 발행주식수 중 자기주식(자사주)을 제외한 2313만5712주에 대한 주당 배당금은 300원이다. 2022년 말 결산 주당 배당금과 동일하다. 특히 지난 2022년 520억원 영업적자에서 지난해 82억원 영업 흑자로 전환했음에도 주당 배당금이 동일하다.
이에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아쉬운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2022년 말 기준 하이마트의 소액주주(보통주 발행총수의 1%에 미달하는 주식수를 소유한 주주)는 2만5134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768만2671주(32.54%)에 이른다.
앞서 하이마트는 배당금으로 2019년 236억원, 2020년 283억원, 2021년 231억원을 지급하며 3년간 평균 250억원씩 배당금을 지급해 왔다. 주당 배당금 역시 2019년 1000원, 2020년 1200원, 2021년 1000원으로 1000원대를 유지해오다가 2022년 300원으로 떨어졌다. 이는 2022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적자전환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하이마트측은 <IB토마토>에 "2022년과 2023년 지속적인 당기순이익 적자로 배당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주주환원을 위해 당기순이익이 아닌 시가배당률을 기준으로 배당을 결정하는 방식을 택했다"라며 "배당금은 지난해와 동일하지만 시가배당률을 2.3% 에서 2.9%로 올리는 등 지난해보다 주주 친화적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가배당률은 실제 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을 말한다. 시가배당률을 정하면 연말 주가를 기준으로 배당금을 지급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배당기준일인 지난해 12월31일로, 이와 근접한 12월28일 하이마트의 종가가 1만260원으로 단순 계산 시 297.54원으로 추산된다. 지난 2022년에는 시가배당률이 2.3%였지만, 12월29일 종가는 1만2250원으로 281.75원으로 계상됐다. 종가의 경우 1년 새 16.24% 하락했지만 배당금은 약 16원 정도 확대되는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하지만 2019년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354억원) 대비 약 3배 가량 높은 999억원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236억원대(주당 배당금 1000원) 배당을 진행한 바 있는 만큼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한국거래소 시세를 살펴보면 하이마트가 20일 오후 6시52분 현금·현물 배당 결정 공시를 공개한 이후 지난 14일부터 약 5일간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던 주가는 21일 하락세로 전환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전일(1만860원) 대비 0.74% 하락한 1만780원을 기록했다.
특히 일부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주가가 1만원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주당 배당금도 300원에 그치면서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21년 5월11까지만 해도 종가 기준 최고 4만2500원을 기록하던 하이마트의 주가는 2022년 2월21일 종가 2만2900원, 2023년 2월21일 1만3680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들어서는 1만원대를 유지 중이다.
매출 2조원대로 하락…허리띠 동여맨 '불황형 흑자'
특히 이번 흑자전환 역시 매출액 감소 속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를 줄이면서 이뤄낸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서 배당금 확대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019년 999억원의 당기순손실에도 불구하고, 1099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과 비교된다.
실제로 하이마트의 매출액은 2020년 4조517억원으로 최근 5개년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21년 3조8697억원, 2022년 3조3368억원으로 연평균 9.18%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2조610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2020년 1611억원, 2021년 1068억원으로 감소했다가 2022년 처음으로 520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에는 2분기 들어서 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한 이후 3분기 362억원으로 영업이익이 확대됐으나, 4분기에는 다시 101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82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당기순이익 역시 지난해 3분기까지 112억원 흑자를 유지했으나 4분기 466억원 가량의 손실을 기록하며 35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업체 측은 4분기가 양판업계 비수기라는 점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흑자전환을 달성한 것 역시 원가율과 판매관리비를 크게 줄이면서 가능했다. 3분기를 기준으로 보면 2022년 76.97%이던 원가율은 지난해 73.84%로 축소됐다. 판관비 비중은 23.31%에서 25.27%로 늘었지만 금액으로만 보면 6066억원에서 5133억원으로 줄었다. 매출원가는 2조31억원에서 1조5001억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다만, 업체 측은 단순히 원가와 판관비 금액을 축소했다기보다는 체질 개선을 통한 수익성 강화에 성공한 것이란 설명이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재고 건전화 작업과 서비스 사업 강화, 자체브랜드(PB) 강화 등 고강도 체질개선을 통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라며 "매출원가나 판매관리비의 단순 축소 보다는 구조적 개선을 통해 장기적인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