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한국캐피탈(023760)이 올해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 여건 개선으로 발행금리가 떨어지면서 영업자산 확대 여력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해 4분기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효과로 레버리지 부담은 완화된 상태다. 한국캐피탈은 특히 기업금융 외에 소매금융 분야에서 자산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연간 발행예정금액 8000억원…발행 목표 절반 채워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캐피탈은 이날 400억원 규모의 공모사채를 발행했다. 제523-1회차 120억원과 제523-2회차 280억원이다. 만기 1년물로 이뤄졌으며, 발행금리는 5.7%로 결정됐다.
한국캐피탈은 지난 1월 공모사채 1170억원과 지난 6일 800억원을 발행한 바 있다. 올 들어 벌써 2370억원을 발행한 셈이다. 회사 일괄신고 계획에 의하면 한국캐피탈은 지난해 12월8일부터 올해 12월7일까지 발행예정금액이 8000억원이다. 지난해 12월19일 제518회차 1350억원까지 고려하면 현재 목표치 절반에 가까운 46.5%를 발행했다.
여전채(여신전문금융사가 발행하는 채권)를 비롯한 회사채 시장 전반의 금리가 연초효과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발행 여건에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연초효과는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면서 기관투자자 자금 집행이 재개되고 발행사 공급도 늘어나게 되는 것을 뜻한다.
채권시장 안정화에 따른 온기가 신용등급 AA급 미만 구간에도 퍼지고 있다는 점 역시 발행환경 측면에서 우호적 요인이다. 한국캐피탈은 신용등급이 A(안정적)급으로, 올해 발행한 공모사채 금리가 5.6~5.8%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다. 바로 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에는 5.7%~6.5% 정도였다.
공모사채 외에 사모사채 발행금리도 하락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29일 500억원 규모에 만기 3년물로 발행한 제521회차 사모사채의 금리는 4.8%로 나타난다. 지난해 12월 발행한 사모사채 제517-1회차 100억원(2년물)과 제517-2회차 400억원(3년물)은 금리가 각각 5.3%, 5.4%였다.
자본완충력 선제 개선…영업자산 확대 여력 ‘UP’
한국캐피탈이 올해 조달한 자금의 사용 목적은 전액 할부금융과 리스, 대출 관련 운영자금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최대주주인 군인공제회 지원으로 사모 채권형 신종자본증권 1000억원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 레버리지 부담을 완화한 만큼 영업자산 규모를 다시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캐피탈의 총자산은 3조8654억원이며 영업자산 3조1342억원, 자기자본 4995억원이다.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수준을 나타내는 단순 레버리지배율은 7.7배로 열위한 편이었으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따라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해졌다. 자산 규모를 다시 늘릴 여력이 커진 셈이다.
주요 영업자산 구성은 ▲기업금융 33.3% ▲소비자금융 27.1% ▲할부·리스 31.4% ▲투자금융 8.2% 등으로 이뤄졌다. 기업금융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담보대출로, 소비자금융은 신용대출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할부·리스는 중고차와 내구재 부문 중심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따라 영업자산 구성 자체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 윤희경
한국기업평가(034950) 수석연구원은 “자산 포트폴리오 리스크가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라면서 “부동산 경기 위축에 따라 PF 관련 자산에 리스크가 내재됐다”라고 평가했다.
한국캐피탈은 부동산금융 관련 대출에서 포트폴리오 위험 확대 우려가 있는 만큼 기업금융 이외 부문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산건전성 측면에서 한국캐피탈은 부동산 경기 위축과 금융감독원 분류 기준 강화로 요주의이하여신(지난해 3분기 기준 2789억원)이 전년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늘기도 했다.
영업자산 구성에서는 특히 신용대출과 할부·리스 등 소매금융 영역을 강화하고 있다. 신용대출은 자산 규모가 지난해 3분기 기준 9069억원이며, 할부리스는 1조860억원이다. 전년도인 2022년 대비 각각 7.7%, 9.0% 성장했다. PF대출 확대가 사실상 제한되는 만큼 소매금융 영역의 역할과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한국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영업자산의 경우 시장 상황과 부동산PF 이슈 등으로 기업금융이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라면서 “리테일(소매금융)과 투자 부문을 강화해 시장 환경 변화와 흐름에 적절히 대응하고,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운영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