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출시한 GS25서 '베스트셀러' 등극 못하고 운영 중단단백질·기능성 식품으로 제품 개편하면서 매출액 반토막쿠팡·오아시스 등 입점…향후 온·오프라인 판로 확대 계획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삼양식품(003230)이 지난해 4월 신규 프리미엄 유가공 브랜드 '오르닉'을 론칭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시장진입 단계에 머무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GS리테일(007070) 독점으로 선 판매된 오르닉 제품이 지난해 말쯤부터 판매가 중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타사 제품에 비해 매출액을 올리지 못하면서 '베스트셀러'로 등극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관련 사업부문의 3분기 매출액은 직전연도 동기 대비 반토막이 났다. 다만 업체 측은 론칭 이후 1년이 채 안 된 사업인 만큼 온·오프라인 판로를 확대해 브랜드 인지도와 점유율 확대를 위해 노력해 가겠다는 입장이다.
오르닉 유기농 아이슬란딕 요거트 제품 이미지.(사진=삼양식품)
오르닉, 치열한 경쟁 속 시장진입 '고군분투'
14일 유통가에 따르면 삼양식품이 GS25에서 독점 판매하던 '오르닉아이슬란드요거트'의 판매가 중단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앞서 지난해부터 2030세대를 중심으로 건강한 한끼를 즐기는 '헬시플레저' 열풍이 불면서 GS25는 지난해 5월 요거트 상품을 8종으로 확대한 바 있다.
당시 GS25는 삼양식품의 '오르닉아이슬란드요거트'를 추가로 독점 선보였다. 하지만 해당 제품은 지난해까지만 판매가 이뤄지고 올해부터는 운영이 중단됐다. 지난해 오르닉 브랜드를 포함한 뉴트리션사업부의 매출액 중 7.34%가 GS25 등을 포함한 편의점에서 판매되었던 만큼 매출액 개선을 위한 판로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 4월 삼양식품은 삼양라운드힐 유기농 원유를 기반으로 신규 프리미엄 유가공 브랜드 '오르닉(Ornic)' 을 정식 론칭했다. 오르닉은 삼양식품이 2022년 사업효율화 일환으로 유가공 사업부 운영 방식을 주문자상표주착생산(OEM)으로 전환하면서, 수요감소와 경쟁심화로 정체된 기존 우유시장에서 벗어나 삼양목장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원유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론칭된 브랜드다.
삼양식품 측은 GS25에서 선 출시한 이후 마트나 일반 슈퍼마켓, 온라인 채널 등으로 확대해서 판매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출시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요거트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여전히 브랜드 인지도와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는 '시장 진입 초기 단계'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재 쿠팡 등 온라인에서의 매출 비중은 25.54%, 이외 67.12%가 삼양목장 등 기타 판로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프리미엄 요거트 브랜드의 경쟁이 치열한 편"이라며 "오르닉아이슬란드요거트의 경우 베스트셀러가 될 만큼 높은 매출을 올리지 못했던 만큼 판매가 지속되기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유가공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에 매출 '반토막'
삼양식품이 프리미엄 요거트 브랜드 론칭에 나선 데에는 유가공 사업부 운영 방식 전환과 우유시장 정체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우유시장이 정체된 반면 프리미엄 요거트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요거트를 포함한 국내 발효유 시장 규모는 1조3869억원으로 직전연도 대비 9.2% 성장했다.
반면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다양한 브랜드들이 등장하면서 시장에 진입하는 데에는 난항을 겪고 있다. 2022년을 기준으로
남양유업(003920) 19%, 빙그레 17.3%,
매일유업(267980) 12.5%, 서울우유협동조합 11.4% 순으로 점유율이 높았는데, 개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던 남양유업 조차도 20%를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 39.7%는 중소형 브랜드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유가공사업 중심에서 단백질식품과 기능성식품 사업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매출액은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기능성식품 등을 담당하는 뉴트리션사업부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30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 동기(66억원) 대비 절반으로 감소했다. 2022년 당시 뉴트리션 사업부는 유가공 사업부문으로 운영됐다.
지난해 3월 문막공장을 통한 직접 제조에서 주문자상표주착생산(OEM)으로 유제품 생산 방식이 변경하고, 4월 말 제주우유 매각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운영 품목 수가 감소한 점 등도 영향을 끼쳤다.
삼양식품 측은 할인점과 온라인 채널 확대에 집중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온·오프라인에서 소비자와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 오르닉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에서 오르닉을 활용한 레시피, 이벤트 등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여러 분야의 크리에이터들과 인터뷰를 진행해 소비자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오르닉 브랜드를 접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넓혀가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10월에는 강릉의 로컬 브랜드이자 명소인 카페 ‘툇마루’와 협업해 ‘오르닉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팝업스토어에서는 카페 툇마루의 대표 메뉴와 오르닉 요거트를 활용한 커피 요거트볼을 비롯해 요거트크림 슈 등 이색적인 메뉴를 선보인 바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GS리테일 판매 중단과 관련해 자세한 설명을 피했다. 다만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오르닉 요거트는 현재 삼양목장과 친환경매장인 올가홀푸드를 포함해 쿠팡, 오아시스 등 온·오프라인에 입점해 있다"라며 "향후에도 요거트 시장 내 오르닉 브랜드 입지 강화를 위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오르닉 요거트를 접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강화하고 판매 채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