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혜선 기자]
녹십자(006280)가 총 8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에 나선다. 조달한 자금은 오는 5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를 상환할 목적으로 사용된다. 녹십자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으로, 연초 효과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유사한 기업과 비교했을 때 수요예측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전망된다.
녹십자 본사 전경.(사진=녹십자)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녹십자가 총 8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를 발행한다. 이번 제44-1회차는 300억원(2년물), 제44-2회차는 500억원(3년물)이다. 오는 14일 실시되는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발행총액은 1600억원까지 증액 가능하다. 공동 대표주관사는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총 3곳이다.
한국자산평가·키스자산평가·나이스피앤아이·에프앤자산평가 등 민간채권평가회사 4사가 제공하는 최초 증권서 제출 1영업일 전 녹십자의 회사채 수익률의 산술평균은 2년 만기 4.385%, 3년 만기 4.559%다. 공모희망금리는 청약일 전일 민간채권평가회사 4사에서 제공하는 개별민평 수익률의 산술평균에 0.30%포인트 가산 또는 감산한 수준으로 적용된다.
조달한 자금은 전액 채무 상환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녹십자는 오는 5월10일에 만기가 도래하는 무보증공모회사채 제43-1회차(1200억원, 이자율 1.657%)가 있다. 부족한 자금은 녹십자가 보유한 자체 자금을 통해 충당할 예정이며, 실제 자금 사용일까지 은행예금 등 금융상품을 통해 운용한다.
NICE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녹십자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녹십자와 동일한 A+ 신용등급인 한화는 지난달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보다 10배가 넘는 주문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같은 등급인 신세계푸드는 총 700억원을 모집하는 수요예측에서 3400억원까지 주문이 들어왔다. 최근 연초 효과로 인해 회사채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기 때문에 녹십자도 이번 수요예측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된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녹십자는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수익성이 다소 저하됐음에도 양호한 재무안정성을 보유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면역 글로불린 혈액제제 '알리글로(IVIG-SN 10%)'가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품목허가를 받아 미국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녹십자의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영업이익은 428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1037억원)와 비교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의 독감백신 생산이 일시 중단되면서 반사이익 효과를 누렸고, 종속기업인 지씨셀의 코로나19 검진 분석 서비스 매출이 확대됐던 영향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2020년 영업이익은 각각 417억원, 503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2021년(737억원)부터 급격히 늘기 시작해 2022년에는 영업이익 1037억원까지 기록했다.
다만, 녹십자의 재무안정성은 양호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녹십자의 지난해 3분기말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72.53%, 28.59%다. 대기업 평균인 101.2%, 25%와 비교해 안정적인 상황이다.
공동대표 주관회사인 3곳은 인수인의 의견을 통해 "재무안정성 비율은 대기업 평균 대비 부채비율은 낮고 차입금의존도는 소폭 웃돌고 있다"라며 "영업환경과 재무환경의 급격한 변동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녹십자의 재무안정성이 급격히 저하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녹십자는 지난해 12월 면역 글로불린 혈액제제인 알리글로(IVIG-SN 10%)의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약 13조(104억원달러) 규모로 알려져 있으며 인구노령화에 따른 자기면역질환의 증가로 미국 내 면역글로불린에 대한 수요가 지소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하반기 알리글로의 미국 출시가 된다면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