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신용등급, 지난해 2회·올해 1회 강등영업정지 현실화 가능성·미착공 PF 우발채무 등 '상존 리스크' 남아3조원 넘는 현금으로 유동성 우려 낮아…유사시 GS그룹 지원 가능성도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지난해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GS건설(006360)에 잇단 악재가 예고돼 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로부터 받은 총 9개월의 영업정지와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GS그룹의 지원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사고에 대한 후속조치로 손실을 선반영하면서 GS건설의 재무건전성은 예년 대비 악화된 것이 사실이지만, 3조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만기 차입금에 대한 ‘상환 리스크’는 낮다는 평가다. 다만 영업정지의 현실화 가능성이 상존하는데다 대규모 미착공 PF 우발채무도 회사를 위협하는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서울 종로구 GS건설 본사.(사진=뉴시스)
또 다시 강등된 신용등급…상존 리스크에 부정적 시각
7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이달 초 GS건설의 장기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하향했다. 지난해 8월과 12월 국내 신용평가사들로부터 두 차례 신용등급이 강등된 이후 올 들어서도 또 한번 경험한 것이다.
신용등급 하향의 주요 논거로는 △정부의 영업정지 처분 결정으로 인한 사업 및 재무적 변동성 지속 전망 △검단신도시 붕괴 사고, 원가 조정 등에 따른 대규모 손실·재무부담 증가 △PF 우발채무를 포함한 재무부담 통제, 분양실적 등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제시됐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GS건설의 영업정지 현실화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시공능력, 투자심리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장기화될 수 있는 점은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 하에서 사업·재무적 대응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GS건설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수천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발생한 붕괴사고에 대한 비용이 대손충당금으로 대거 설정된데다 원가율 상승 등이 겹친 결과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3조436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9.2% 성장한 반면, 554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388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4412억원에서 –4193억원이 됐다.
또한 GS건설은 이달 1일 국토교통부(토목건축공사업·조경공사업)와 서울시로(토목건축공사업)부터 받은 각각 8개월, 1개월의 영업정지 사실을 공시한 바 있다. 회사가 추정한 영업정지 규모는 9조3740억원으로 최근 매출액의 76.2%에 달하는 수준이다.
회사는 지난해 영업정지 처분사전통지서 수령 이후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청문 절차를 거쳤다. 그럼에도 GS건설 측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결과가 나오자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미착공 PF에 대한 시장의 시각도 좋지 않다. 지난해 말 GS건설의 PF 지급보증 규모는 3조1746억원이다. 이 가운데 1조3938억원이 미착공·분양미개시 현장과 관련돼 있고, 48.7%가 지방 소재 사업장이다.
정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GS건설의 주택시장 내 입지와 분양관리능력을 감안한다면 향후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은 감소할 수 있다”면서도 “주택경기 저하로 분양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지방 사업장 비중이 48.7%에 달해 상대적으로 높은 미분양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여전히 건재한 재무건전성…최악 상황때 그룹 지원 가능성 관심
지난해 9월 말 연결 기준 GS건설의 총 차입금 5조8669억원 중 단기성차입금은 △단기차입금 1조2902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 1조352억원 △유동성사채 4418억원 △유동성리스부채 1002억원 등 총 2조8574억원이다.
GS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1분기 만기 예정인 6125억원 규모 차입금은 만기 연장 또는 신규 차입을 통해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6468억원, 단기금융자산은 6733억원으로 약 3조3000억원의 현금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GS건설의 차입금 규모와 현금 보유고를 고려할 때, 만기 차입금 상환에 대한 위험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업정지와 PF 우발채무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GS그룹 차원의 지원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신용평가업계는 GS건설이 올해 분기당 5000억~6000억원 규모의 PF 우발채무의 차환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GS건설은 GS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과는 다르게 지주사인 GS가 지분을 소유하지 않고 있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이 지분 8.3%를 보유하고 있어 ‘모회사’의 직접적인 지원을 기대하긴 어려운 구조다. 그러나 지난 2014년 특수관계인의 유상증자 참여와 2015년 계열사인 GS리테일의 파르나스호텔 인수 등 GS그룹의 지원 전례가 있어 계열사와의 신용의존성이 인정된다는 평가다.
최근 양대 유통그룹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각각 롯데건설, 신세계건설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원에 나선 점을 고려한다면 향후 GS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경우 GS그룹의 지원 가능성도 점쳐진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GS그룹 대주주들의 GS건설 지분율, 그룹 공사 수행을 통한 영업적 연계성 등을 감안하면 유사시 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