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르게 올랐던 시장금리가 안정화되고 올해 기준금리 하락까지 거론되면서 신용카드사 채권 발행 여건도 개선되고 있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사로 수신 기능이 없는 만큼 발행 환경이 자금 조달의 핵심이다. 올해는 높았던 금리가 다시 내려가는 과도기로 평가된다. <IB토마토>는 카드사를 신용등급별로 구분해 조달 현황과 개선 양상, 전망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현대카드와 하나카드, 우리카드 등 신용등급 AA급 카드사는 발행금리와 조달비용 변동에 대한 부담이 AA+급 카드사보다 더 크다. 금리 하락에도 이자 부담은 계속되는 만큼 수익성 측면에서 하방 압력도 받는다. 조달구조가 단기화되고 있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현대·하나’ 발행금리 4% 수준…조용한 ‘우리’
6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AA급인 현대카드와 하나카드는 지난달 여전채 발행금리가 3.8%~4.2%다. 해당 기간 총 발행금액은 현대카드가 5600억원, 하나카드가 4000억원으로 집계된다.
현대카드는 발행금리가 최저 3.8%, 최고 4.2%며 단순 합산평균은 4.0%다. 하나카드는 최저 3.9%에 최고 4.0%, 평균 3.9%다. 대개 4%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지만 특정 구간에서는 신용등급이 AA+급인 카드사 대비 높게 책정된 금리도 존재한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카드사는 현재 신용등급 차이가 AA+급에서 AA급까지만 있는 상황으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지주사가 어느 곳이냐에 따라서도 영향력이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왼쪽부터 현대카드, 하나카드, 우리카드)
AA급은 특히 만기를 3년 이상으로 늘린 장기 발행물에서 AA+급과 금리 차이가 0.2%p까지 벌어진다. 만기 구조 장기화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는 이유다. 지난달 발행한 채권의 만기 구조는 현대카드가 6개월물(1건), 1년6개월물(1건), 2년물(3건), 2년6개월물(1건), 3년물(3건), 4년물(1건), 5년물(2건) 등으로 나타난다. 하나카드는 1년6개월물(3건), 2년물(3건), 3년물(1건)이다.
신용카드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카드사 조달에서 개별 만기 비중은 회사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각각 구간별로 일정한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라면서 “(2022년에 이어) 작년에도 단기채 금액이나 비중이 늘었지만 균형 있는 만기 구조를 다시 갖추려는 것이 방향성”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하나카드와 함께 신용등급 AA급인 우리카드는 올해 공모사채 발행 계획이 없다. 가장 최근 건은 지난해 10월 발행한 600억원이다. 당시 이자율은 4.4%~4.8%에서 결정됐다.
최근 조달에 대해 우리카드 관계자는 “자금조달 계획을 연 단위로 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도 그렇고 1월과 2월 시점에는 많이 없었다”라면서 “3월부터는 만기가 도래하는 것이나 추가적인 자금 수요가 있으면 발행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자비용률 높은 AA급…조달구조 단기화 개선 필요
기발행 채권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의 금리를 살펴보면 현대카드는 지난 2022년 이전이 1.6%~2.4%, 2022년 하반기 이후에는 가파른 금리 상승 영향으로 4.4%에서 6.6% 수준이다. 하나카드 역시 2022년 하반기 이전은 1% 중반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후로는 최고 6.4%까지 상승한다. 우리카드는 1.7%~2.3% 수준에서 결정되다가 2022년 3%에서 5.3%까지 오른다
올해 해당 건들을 차환하게 되면 2022년 하반기 이후 발행한 사채는 금리를 기존보다 줄이면서 정리할 수 있다. 반면 그 이전에 발행한 1%~2%대 물량은 결국 이자비용 부담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올해 하반기까지 금리가 계속 하락하더라도 비용 부담은 여전한 이유다.
특히 AA급은 AA+급보다 수익성 측면에서 이자비용 영향력이 더 크다. 차입부채 규모를 고려한 이자비용률은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카드 3.1% ▲하나카드 3.6% ▲우리카드 2.9% 수준으로 나타난다. AA+급 카드사는 이자비용률이 AA급보다 훨씬 낮게 형성되고 있다.
AA급 카드사 조달구조에서 회사채 비중은 ▲현대카드 60.7% ▲하나카드 72.5% ▲우리카드 70.6% 등이다. 현대카드는 기업어음과 유동화차입금 규모를 과거 대비 늘리면서 다른 카드사와 회사채 비중 격차가 벌어졌다.
하나카드와 우리카드의 경우 조달구조 단기화 개선이 숙제로 꼽힌다. 한국신용평가에 의하면 지난해 3분기 기준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부채 비중은 하나카드가 39.9%, 우리카드가 44.9%로 나타난다. 업계 평균은 36% 정도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