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조은 기자]
NHN(181710)이 클라우드 사업에서 지속적으로 적자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게임 사업에 주력하며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NHN클라우드는 광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장기적인 사업 기반을 다지고, 페이코를 비롯해 게임 사업을 안정적인 캐시카우로 삼을 예정이다. 아울러 NHN은 올해에만 게임 신작 6종을 출시하며 게임 실적 향상을 노릴 전망이다.
클라우드 분사·데이터센터 투자했지만 흑자 전환은 '장기적 과제'
25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N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이 1조6713억원을 기록해 2022년 3분기 누적 매출 1조5542억원 대비 7.53%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634억원을 기록해 2022년 3분기 290억원 대비 84.1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2022년 3분기 1.6%에서 지난해 3분기 4.1%로 성장했다.
클라우드를 포함한 기타 부문 매출은 성장하고 있지만, 클라우드 부문만 따로 떼고 보면 아직 뚜렷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NHN이 클라우드 사업부를 2022년 4월 NHN클라우드로 분사한 이후 NHN클라우드 당기순손실은 2022년 58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엔 86억원으로 늘어났다.
NHN클라우드는 기업 외에도 지역·정부 기관 등 파트너를 확장해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를 맡고 광주광역시 국가 AI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국가 AI데이터센터는 연산능력이 최상위권인 88.5PF(페타플롭스), 저장능력은 107PB(페타바이트)에 달하는 등 첨단 장비를 갖췄다. 2022년 광주 AI데이터센터 구축공사 관련 금액에는 136억원이 투입됐다. 2022년 NHN클라우드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이 192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보유 현금의 71%를 시설에 투자한 셈이다.
올해 NHN클라우드가 당장 흑자로 전환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사업의 경우 데이터센터 등을 짓고 운영하는 데 대규모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투자 대비 수익이 창출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IB토마토>와 통화에서 “NHN클라우드가 한국 시장에서라도 1위 사업자가 되려면 광범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라며 “구글이나 아마존웹서비스(AWS)에 비해서는 개발자 네트워크도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준 전문가를 위한 이용 경험을 많이 늘려줄 필요가 있다. 아직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생태계 구성이 완료가 안 되어 있어 수익성에 대해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다키스트 데이즈 (사진=NHN)
게임 신작·페이코 주력으로 수익성 개선 노린다
NHN은 지난 2013년 네이버에서 인적 분할하면서 NHN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을 바꿨다가 2019년 다시 NHN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NHN의 전신은 1998년 설립된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이다. NHN은 네이버에서 분할된 이후 기존 본업인 게임 사업을 비롯해 페이코, 클라우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NHN은 지난해 외형 성장을 이루었지만, 아직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수익성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정우진 NHN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2024년에도 우리가 영위 중인 사업의 경쟁 상황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올해에도 구성원들과 함께 회사의 안정적 수익 창출과 장기적 성장 기반 마련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NHN은 올해 게임 신작 6종을 선보이며 게임 부문 성장에 집중할 예정이다. 게임 부문은 한게임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웹보드 게임(고스톱·포커류 게임)에 대한 정부 규제가 2014년부터 이어져 오고 최근 게임업계 불황이 맞물리며 다소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 기준으로 게임 부문 매출은 2020년 4600억원에서 2021년 4872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2022년 다시 4745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3분기 게임 누적 매출은 3406억원으로 2022년 3분기 3638억원보다 6.38% 감소했다. 게임 매출 비중은 2020년 28.02%에서 2023년 3분기 말 20.38%까지 하락했다. 다만, 2020년과 2021년 게임 부문은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사업 비중까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2022년 4월 NHN클라우드가 분사하면서 클라우드 관련 매출은 모두 클라우드 쪽으로 옮겨졌다.
게임 부문만 따지면 매출은 2021년 3970억원에서 2022년 4373억원으로 증가했다. 2023년에는 웹보드 게임 매출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웹보드 게임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어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NHN은 올해 웹보드 게임 장르 외에도 루트슈터 역할수행(RPG) 게임 '다키스트 데이즈'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결제 및 광고 부문은 페이코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전망이다. 2020년 6571억원이던 매출은 2022년 8947억원까지 늘었다. 매출 비중은 2020년 40.04%에서 2023년 3분기 말 46.22%까지 늘어났다. 페이코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거래금액이 2.6조원을 기록하며 NHN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NHN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페이코 법인의 영업 적자는 전년 동기 대비 65% 개선되는 등 지속적인 외형 성장과 함께 손익 개선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