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KB손해보험이 우수한 수준의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로 안정적인 보험손익을 나타내고 있다. 신계약 CSM 규모가 상각액을 크게 상회하면서 CSM 순증이 지속되고 있다. 신계약 CSM은 보험손익뿐만 아니라 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을 유지하는 데도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한국기업평가(034950)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지난해 3분기 기준 기말 CSM으로 9조1843억원을 기록했다. 기초 CSM 7조9452억원에 신계약 부문 1조3987억원, 이자부리 2090억원, 조정 2441억원, 상각 –6127억원 등으로 확인된다. 특히 신계약 CSM이 상각액보다 두 배 이상 많아 전체적인 CSM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CSM은 보험업계 새로운 회계제도인 IFRS17 체계서 최선추정부채(BEL), 위험조정(RA) 등과 함께 부채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다. CSM에서 보험부채 잉여분(부채감소-자본증가)을 상각하는 형태로 당기순이익에 배분해 수익을 인식한다. CSM 규모를 확보해야 안정적인 보험영업손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KB손해보험의 신계약 CSM은 보장성보험 중심의 영업자산 구성에 기반한다. IFRS17 체계서 저축성보험은 수익에 사실상 잡히지 않는 만큼 보장성보험 역할이 더욱 커졌다. KB손해보험은 보장성보험 위주 상품 구성으로 중장기 수익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원수보험료 9조5368억원 가운데 장기보험(연금 포함)이 6조3639억원으로 66.7%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자동차보험 2조1832억원(22.9%), 일반보험 9897억원(10.4%)이다. 장기보험 부문에서는 보장성보험이 6조2228억원으로 대다수(97.8%)를 차지하고 있으며 저축성보험은 1412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부터 금융당국이 적용한 계리적가정 가이드라인은 CSM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가이드라인은 △실손의료보험의 계리적 가정 산출기준 ▲무·저해지 보험의 해약률 가정 산출기준 ▲고금리 상품의 해약률 가정 산출기준 ▲보험손익 인식을 위한 CSM 상각 기준 ▲보험손익 인식을 위한 위험조정(RA) 상각 기준 등에 대한 것이다. KB손해보험은 가이드라인 적용이 BEL 감소에 따른 CSM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해당 금액은 5000억원 정도다.
KB손해보험은 CSM 상각액인 6127억원에 따른 보험영업손익이 7820억원이다. 투자영업손익은 1760억원으로 영업이익 9579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손익의 안정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우수한 수익성을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손익 측면에서 KB손해보험은 CSM 확보 외에 예실차(예상과 실제 보험금·사업비 차이)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 K-ICS 비율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K-ICS 비율은 194%로 200%에 근접했다. 기존 RBC 제도보다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이 크게 증가했지만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더 큰 폭으로 커져 개선 흐름이다.
올해는 보험부채 관련 장기선도금리 인하와 유동성프리미엄 산출 기준 변경 등 할인율 기준을 강화하면서 K-ICS 비율 하방 압력이 커졌지만 관리 부담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송미정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신계약 CSM 확보와 이익창출에 따른 자본증가 효과가 제도 강화의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면서 “보험손익 안정성이 높아 이를 바탕으로 한 우수한 수익 유지가 전망된다”라고 분석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