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삼아알미늄(006110)이 전방산업인 배터리 시장의 어닝쇼크에 수익성 감소로 고정비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하 LG엔솔)과의 장기공급계약을 통해 고정비 부담을 덜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삼아알미늄의 주력 제품인 양극박 수요도 높아 고정비 우려가 적었지만 올해 시장이 가라 앉으면서 고정비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지난해 체결한 장기공급계약 당시 금속업계에서는 낮은 가격의 장기공급계약을 수익성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했으나, 시장이 급변한 현재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삼아알미늄은 LG엔솔과 손잡은 이후 단기계약 위주에서 장기계약 위주로 회사 체질을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계약으로 고정비 부담 경감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아알미늄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2051억원, 영업이익은 49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같은 기간 매출(2356억원)과 영업이익(167억원)에 비해 각각 12.9%, 70.7%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원인으로는 전방산업의 수요 감소가 있다. 알루미늄박은 배터리 양극박으로 사용되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수요 감소에 따른 배터리 수요 감소가 양극박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LG엔솔의 매출액을 10조7640억원, 영업이익을 7050억원으로 전망했으나 LG엔솔이 지난 9일 발표한 잠정실적은 매출 8조14억원, 영업이익은 3382억원으로 관련 업계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삼아알미늄은 LG엔솔에 7년 장기계약으로 양극박을 공급하고 있다.
금속업계에 따르면 삼아알미늄과 LG엔솔은 지난 2023년 1월 6951억원 규모의 7년 장기공급계약을 맺으면서 양극박 공급가격을 저렴하게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통해 두 회사는 시장 변화에도 장기간 안정적인 판매처와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었다. 계약 당시 높은 원자재 가격과 양극박 수요 때문에 수익성이 낮은 계약이라는 금속업계 일각의 시각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양극박 시장이 급속히 가라앉으면서 장기계약이 오히려 빛을 발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가동률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금속산업은 대규모 장치 산업이기 때문에 고정비 부담이 크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아알미늄의 지난해 3분기 고정비 규모는 4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지난 10월 800억원을 들인 양극박 압연기 2대가 가동되면서 고정비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공장 가동률을 높여 제품 판매량을 늘려야한다. 삼아알미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가동률은 88.69%로 2022년 3분기 가동률(89.88%)보다 1.19%포인트 감소하는데 그쳤다. 동종기업들의 가동률이 적게는 39%, 많으면 79%인 점을 고려하면 삼아알미늄의 공장 가동률은 국내 양극박 업계에서 가장 높다. 국내에서 배터리 산업과 직접 손잡고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한 양극박 회사는 삼아알미늄이 유일한데 이러한 점이 가동률 유지에 도움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계약 위주로 운영 전망
삼아알미늄이 장기계약을 통해 불황을 이겨내고 있는만큼 앞으로도 장기계약 위주로 사업 구조가 재편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아알미늄은 지난해 10월 양극박 압연기 2대를 추가로 도입했다. 추가 설비 도입으로 삼아알미늄의 양극박 생산능력은 연간 4만~4만5000톤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 압연기 도입 물량은 LG엔솔에 납품될 가능성이 높다. 삼아알미늄은 지난해 LG엔솔과의 계약 공시에서 환율 1150원을 기준으로 계약금액 6951억원을 산정했다. 이를 역산하면 달러 기준 계약금액은 6억달러 수준으로 연간 8600만달러의 계약금액이 도출된다. 현재 국제 알루미늄 가격이 톤당 2200달러임을 고려하면 연간 엔솔에 판매되는 양극박은 3만9000톤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상황과 환율 변동, 국제 알루미늄 가격 변동에 따라 향후 추정치는 변동될 수 있다.
금속업계에 따르면 삼아알미늄은 LG엔솔과의 계약 이전 단기계약 위주의 사업 구조를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2022년 말 기준 삼아알미늄의 수주잔액에 따르면 알루미늄박 1290톤에 수주잔액은 111억원이다. 당시 삼아알미늄의 양극박 생산량이 2만톤대임을 고려하면 장기계약 등 수주 위주보다는 단기계약 위주 사업 구조를 지녔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LG엔솔외에 일본 도요타도 삼아알미늄의 주요 경영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어 향후 도요타와의 공식적인 파트너십도 관측된다. 지난해 유상증자 당시 도요타 자동차 계열사인 도요타 쯔우쇼 상사도 유상증자를 통해 삼아알미늄 지분 10.2%(150만주)를 보유했다. 최근 삼아알미늄은 도요타 자동차와 미국에 진출한다고 알려졌지만 삼아알미늄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바 있다.
그 외에 프랑스 ACC사와 지난 2022년 체결한 2154억원 규모의 양극박 공급계약도 2030년까지 이어지면서 삼아알미늄이 확충한 생산능력은 대부분 장기공급계약을 채우는데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IB토마토>는 삼아알미늄 측에 향후 전략에 대한 질의를 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