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미국 3공장 증설 검토…글로벌 넘버원 가능성 '타진'
미국 내 점유율 10년 만에 20%대로 상승
점유율 1위 도요수산과 매출액 1.7배 차이
현지 매출 비중 3년 새 12→17%로 확대
공개 2024-01-16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1일 17:1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농심(004370)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넘버원'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시장의 경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기업들이 넘어야 할 첫 번째 관문으로 통하고 있는 만큼 해당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2022년 증설한 미국 2공장의 가동률이 확대되면서 지난해에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최근 미국 시장 내 공급량을 확대하기 위해 농심은 2공장 증설 후 2년 만에 3공장 증설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제2공장(사진=농심)
 
해외 매출 비중 29% 차지…7년간 12% 성장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농심의 식품 제조와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법인인 농심아메리카의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4499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 동기(3924억원) 대비 14.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40억원에서 307억원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지난 2022년 기준 농심의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법인이 29.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심은 지난 1995년 중국 상하이에 첫번째 해외공장인 라면공장 설립을 통해 본격적인 현지 생산을 시작한 이후 2015년부터 해외법인 매출 비중을 공개하고 있다. 당시 해외법인의 비중은 16.5%로 지난 7년 간 약 12.9%포인트 증가했다. 미국법인 실적만 떼어놓고 보면 17%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농심은 매년 신년사를 통해서 글로벌 진출 추진 계획을 밝혀 왔다. 지난해부터는 글로벌 사업 확장을 시대적인 과제로 내세우며 미국 2공장과 중국 청도신공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넘버원을 향해 가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특히 중점을 둔 곳은 미국이다. 
 
실제로 농심은 지난 2022년 미국서 2공장을 증설한 이후 지난해 미국 3공장 증설 계획을 검토 중이다. 시설투자 비용은 공시되지 않았으나 2019년 자본적지출(CAPEX)은 1539억원으로 직전연도(881억원)대비 2배 가까이 확대됐다. 이후 2020년 1799억원, 2021년 1864억원의 비용이 투입됐다.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는 661억원이 투입되면서 2022년(380억원)대비 73.95% 급증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총차입금의 경우 지난 2021년 1058억원에서 2022년 642억원으로 감소한 이후 지난해 3분기 633억원으로 줄어들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총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은 각각 1.9%, 31.7%를 기록하며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공급보다 많은 수요에 미국 3공장 증설 검토
 
지난 연말부터는 3공장 증설 검토에 나섰다. 2공장을 증설했지만 여전히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한국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2013년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0%대로 1위 기업인 도요수산(40% 후반)과 높은 격차를 보였다. 최근에는 농심의 점유율이 20% 중반대 정도로 올라오면서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도요수산의 해외라면 매출 비중 중 65%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해외라면 매출은 1290억엔을 기록 중이며 이 중 842억엔 정도가 미국시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한화 추정 7674억원에 이르는 수치다. 농심의 3분기 누적 미국시장 매출액은 4499억원으로 1.7배의 격차를 보였다. 
 
이 가운데 도요수산은 향후 수요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까지 캘리포니아 공장에 200억엔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현재 대비 약 20%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2022년 6월부터 텍사스 공장의 신규 2개 라인 추가 가동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요가 공급량을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시장 1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농심 역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생산량 증대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2년 4월부터 2공장을 확대 운영을 시작한 가운데 가격인상 효과 등으로 인해 3분기 누적 미국 매출액은 직전연도 대비 14.65% 증가했다. 현재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상반기까지 미국 2공장 내 4호 라인 생산량(CAPA) 증설이 예정돼 있다. 
 
2공장의 경우 미국 캘리포니아주 내 2만6800㎡(8100평) 규모로 증설, 용기면 2개와 봉지면 1개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2공장 증설로 1공장을 합해 미국에서만 총 8억5000만개의 라면 생산이 가능케 됐다. 
  
오지우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트코, 월마트 등 현지 마트 채널에서의 성장이 계속된 점은 긍정적"이라며 "현재의 성장률 둔화는 미국인들의 라면 품목에 대한 수요 하락보다는 일부 채널 재고조정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에도 계속되는 글로벌 라면 수요 확대에 따라 외형 성장도 지속될 전망이며, 해외 기여도 확대로 높아진 영업이익률 또한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미국시장의 경우 자국 라면회사가 부재한 만큼 해외기업들이 넘어야 할 첫 번째 관문으로 통하고 있다. 이에 농심 측은 미국 시장 내 1위를 목표로 해외 시장에 집중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농심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현재 공급하는 양보다 수요가 더 많은 상태"라며 "수요 확대를 위해 현재 3공장 증설의 필요성을 느끼고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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